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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청계천 복원사업 시작한 이명박 서울시장

“강북 개발로 강남 투기 막겠다”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청계천 복원사업 시작한 이명박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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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장 말만 듣다 보면 청계천 복원이야말로 국가적으로 가장 시급한 사업 같지만 전문가들 중에는 교통대란으로 인한 경제활동의 위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건영 단국대 교수는 건교부 차관과 교통개발연구원장을 지낸 교통전문가이다. 그는 얼마 전 신문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청계천로와 청계고가도로의 하루 교통량은 17만대 정도이다. 도심 동서 통행량의 30% 정도를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청계천로가 4차선으로 줄어들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중략) 도심지로 진입하는 도로 용량을 줄이면 도심지의 경제활동은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강북은 쇠퇴할 것이다.’

-이건영 교수의 주장은 이 시장이 말하는 것과는 정반대인데요.

“나도 잘 아는 사람입니다. 지난번에 만났을 땐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던데…. 글을 쓰자면 그렇게 써야 신문에서 실어주겠지요. ‘청계천로 철거가 좋다’고 하면 신문에서 실어주겠어요? (웃음)

나도 도시계획 전문가입니다. 서울 강북 도심에는 율곡로 종로 청계로 을지로 퇴계로 등 다섯 개 간선도로가 있습니다. 청계천을 빼고 율곡로 퇴계로 을지로 종로 4개 구간에 지하철이 다닙니다. 청계고가도로가 없어지면 도심의 평균 교통속도가 시속 21km에서 18km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교통체계를 개선하면 도심의 교통속도를 1km 가량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서울만큼 교통질서를 안 지키는 도시가 없습니다. 불법주차로 차가 빠지지를 않습니다. 교통질서 지키기 운동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하기 운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세계 일류도시인 도쿄에 가보면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주 드뭅니다.

경기도 일대에서 서울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 대수가 하루 160만대입니다. 서울 도로 위에서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79%이고 그 가운데 81%가 혼자 차를 몰고 다닙니다. 승용차의 수송능력은 25%밖에 안 되는데 승용차는 매년 20만대씩 늘어납니다.

지금처럼 학생과 시장 보는 주부들까지 차를 몰고 나와서는 도심 교통문제가 해결될 수 없습니다. 승용차를 몰고 나오면 주차하기 힘들게 하고 주차비를 비싸게 받아 지하철과 버스를 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런던에서는 금년 2월부터 도심 진입료를 5파운드씩 받습니다. 우리 돈으로 1만원이지요. 이 제도를 시행하고 나서 승용차의 도심 진입량이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선 상시 홀짝수 운행을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도심의 교통 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면 교통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시민의식이 바뀐다면 좋겠습니다. 학자들 말대로 완벽하게 대책을 세워놓고 하라면 무슨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 문제는 또 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겠습니다.”

청계천 복원 사업에 대해 경제와 교통에 관련된 사람들은 대체로 반대하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찬성한다. 삼보일배(三步一拜)로 새만금 간척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청계천 복원의 주요 지지자이다.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이시장은 4개월째 지하철로 출근하고 있다. 퇴근은 저녁 모임도 많고 스케줄이 늘 달라지기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한다. 그는 “지하철로 출근해보니까 참 좋다”면서 “승용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아무래도 불편하겠지만 막상 타고 다니다 보면 참 편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그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파일을 기념하는 연등행사가 일요일인 5월4일 종로 일대에서 열렸다.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가 아닌 데도 도심 교통은 마비되다시피했다. 교통이 한산한 일요일을 골라 민노총이 종로에서 집회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하기 전에 실제로 평일에 교통을 차단해보는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컴퓨터로 실제 상황처럼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지금은 전쟁도 사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봅니다. 하지만 시민이 움직이는 것은 시뮬레이션 과정과 다를 수가 있습니다.

초파일 연등행사나 민노총 일요일 집회 때 차가 막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온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죠. 모르고 나왔는데 행사가 있으니 막히는 것입니다. 청계고가도로가 7월1일부터 소통되지 않는다는 것은 시민에게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알면 대비를 하게 됩니다.”

청계천은 건천(乾川)이다. 가물 때는 거의 물이 흐르지 않는다. 그러니 청계천에서 물고기가 노는 것을 볼 수 있으려면 하루 9만여 t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인근 지하철역에서 배출되는 지하수 2만2000t과 중랑하수처리장에서 정수한 물 7만t을 모터 펌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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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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