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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군사전문기자의 심층 리포트

美, 대북 군사전략 바꿨다

작전계획, 전면전 대비에서 내부 붕괴유도로 무게중심 이동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美, 대북 군사전략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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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후세인이 이끄는 이라크는 1980년부터 1988년까지 호메이니의 이란과 길고 긴 전쟁에 들어갔다. 이로써 중동의 불안이 계속되자 미군은 유사시 중부사를 비롯한 전투부대를 어떻게 중동에 ‘수송’할 것인가란 문제로 고민하게 되었다. 1987년 미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하나의 통합군사령부인 수송사령부(TRANSCOM)를 창설했다.

이 시기 고르바초프가 이끄는 소련이 이란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은 반미국가이긴 하지만 ‘석유부국’인 이란이 아프간처럼 소련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좌시할 수 없었다. 이에 미군은 중부사에게 ‘미국에 있는 병력을 이동시켜 이란을 방어할 것’에 대한 작전계획을 수립케 했는데 그것이 바로 OPLAN 1002-88이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이듬해 호메이니가 사망했다. 그리고 동유럽에서는 공산국가가 연쇄적으로 붕괴하고 1990년에는 소련마저 무너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로써 중부사는 이란 방어에 대해서는 한시름 놓았으나 이라크가 일으킨 새로운 위기로 인해 긴장하게 되었다.

1989년부터 후세인의 이라크는 쿠웨이트에 대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냈다. 때문에 중부사는 이란을 향했던 ‘안테나’를 이라크로도 돌려야 했다. 그리고 이라크의 위협이 위험한 정도라고 판단해 1990년 봄 쿠웨이트 방어를 주내용으로 하는 OPLAN 1002-90 제1판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흡한 것이 많아 그해 6월 제2판을 내놓았는데, 두 달 후인 8월2일 이라크가 전격적으로 쿠웨이트를 점령했다.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 등장시킨 걸프전



이로써 OPLAN 1002-90은 ‘탁상공론(卓上空論)’으로 몰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므로, 중부사는 또다시 수정에 들어가 그해 10월 1002-90의 제3판을 내놓았다. 제3판에서 주목할 것은 미국에 있는 각종 부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는 계획인 ‘시차별 부대 전개 제원(TPFDD: Time Phased Forces Deployment Data)’이었다. 이것이 만들어짐에 따라 그해 겨울 미군은 본토에 있는 부대를 큰 혼란 없이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인접국으로 옮길 수 있었다.

부대 이동이 끝나자 미국은 1991년 1월17일부터 대대적으로 이라크군을 공격해 2월28일 이라크군을 쿠웨이트 밖으로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걸프전). 중부사는 걸프전의 목표를 쿠웨이트로 진격한 이라크군을 패퇴시키는 것으로 한정하였으므로 이라크 국경 안으로 쫓겨 간 이라크군을 끝까지 추격하지는 않았다.

당시 미군은 패전국 이라크에서 동유럽에서와 같은 봉기가 일어나 후세인 정권이 몰락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끄떡없이 권좌를 지켰고 오히려 독재를 강화했다. 그제서야 중부사는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알고 1992년 8월 이라크 영공 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이 구역 안으로 들어오는 이라크군 전투기가 있으면 미군기를 띄워 이라크군 시설을 공격하였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했다.

그로 인해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선상의 위기가 계속되자 중부사는 아라비아반도 방어작전으로 규정된 OPLAN 1002를 2년마다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해 나갔다. 이러한 개정을 통해 시차별 부대전개제원은 보다 정교해져, 신속억제방안(FDO: Flexible Deterrence Option)과 전투력증강(FMP: Force Module Package) 등이 추가로 만들어졌다.

신속억제방안(FDO)은 전쟁 위기가 높아지는 초기에 취하는 것으로 적국에 경제봉쇄나 외교적 압력을 넣고 감시와 정찰용 전력을 증강시키는 것 등이다. 이러한 방안으로는 모두 150개 항목이 마련되었는데, 위기가 높지 않은 초기에 취하는 선택이라 ‘소프트’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도 적국이 위협을 증가시키면 항모 전투단을 비롯해 ‘초전(初戰)’에 필요한 소정의 전투부대와 지원부대를 파병하는 전투력증강(FMP) 조치를 취한다. 그 후에도 적국이 공격 징후를 강화하면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TPFDD)에 따라 미리 예정해둔 증원군(모든 전투부대와 지원부대)을 파병하는 ‘하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현재와 과거를 불문하고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선(機先) 제압’이다. 기선을 제압하면 병사들은 사기가 올라 이후 작전이 원활해진다.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까지 실시했는데도 적국이 위협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공격 준비를 계속하면 미국은 ‘언제까지 어떻게 하라’는 최후통첩을 발하는데, 예정된 시간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적국이 전쟁을 도모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선제압을 위한 선제공격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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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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