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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리포트

경영진 갈등, 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통합 국민은행’

상처입은 김정태號, ‘서바이벌 게임’은 이제 시작

  • 글: 김병수 이데일리 금융팀장 bskim@edaily.co.kr

경영진 갈등, 실적 악화로 몸살 앓는 ‘통합 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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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면 사업부 등 조직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서라도, 또 여러 가지 인사를 통해서라도 이러한 조치들을 실시하면서 통합은행이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사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공개 선언이었다. 김행장은 병석에 있을 때도 ‘CEO나 은행전략 방향을 비판한’ 한 지점장을 색출했고, 출근하자마자 그를 보직해임했다. 김행장은 이날 ‘임원과 본부 일부 팀장, 지점장 또는 RM 지점장’을 구체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들에게 시선이 쏠렸다.

이때부터 은행에는 이른바 ‘살생부’가 나돌기 시작했다. 다만 김행장의 말에 대한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임직원들의 해석은 조금 달랐다. 주택은행 출신들은 뭔가 사단이 났음을 직감하고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을 예견한 반면 국민은행 출신들은 전반적으로 몸을 낮추긴 했으나, 이미 지점장 한 명이 정리된 만큼 그저 조직의 기강을 세우기 위한 김행장의 ‘언론플레이’쯤으로 이해했다. 이 때문에 주택은행 출신들을 만나면 살생부에 오를 만한 인물평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던 데 비해 국민은행 출신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애써 무시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꾀병이냐 화병이냐

김행장의 강경발언을 해석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그가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언론을 장식한 국민은행 관련기사 중엔 별로 긍정적인 것이 없다. 이미 노출된 실적부진으로 인해 갖가지 설(說)이 난무했고, 이에 대한 책임론이 무성했다. 김행장은 결과적으로 이같은 사태가 앞서 언급한 한 지점장에 의해 시작됐다고 판단한 듯하다.



김행장의 입원 시기가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시점과 일치한 것도 갖은 루머가 확대, 재생산된 요인으로 꼽힌다. 그가 입원해 있는 동안 시중에 가장 많이 나돈 얘기 중 하나가 ‘꾀병설’이다. 김행장이 노대통령의 방미수행을 거부하려고 일부러 입원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그의 병세가 정말 좋지 않다는 소식들이 속속 전해지면서 쑥 들어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화병(火病)설’이 고개를 들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김행장의 든든한(?) 정치적 후원자였던 이기호 전 경제수석이 대북송금 의혹사건으로 수감되면서 빚어진 얘기였다.

그러나 정작 김행장이 분통을 터뜨린 ‘CEO와 다른 가치관’ ‘조직을 혼란시키고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7월23일 열린 국민은행 기업설명회(IR)에서 김행장은 “퇴임한 부행장들은 CEO와 경영철학·사상이 맞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지만, 은행 안팎에선 여전히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돈다.

김행장이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각종 투서가 정부 요로에 전달됐다는 얘기는 상당 부분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설사 투서가 정부에까지 전달되진 않았다 해도 최소한 은행 조직 외부로 전달된 것은 확인됐다. 이에 책임을 지고 옛 주택은행 출신 한 지점장이 보직해임을 당한 것이다. 그렇다면 ‘철학이 맞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한 말일까. 사실 김행장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죄목’은 ‘철학과 가치관’이다. 이것이 ‘조직을 혼란시키는’ 상황으로 악화한 것이다.

이번에 퇴임한 부행장 세 사람은 합병 국민은행이 출범하면서 외부에서 영입된 최범수 전 부행장, 옛 국민은행 출신으로 영업 전반을 꾸렸던 김복완 전 부행장, 역시 옛 국민은행 출신으로 합병 은행의 전산통합을 진두지휘한 서재인 전 부행장이다.

이 중 서재인 전 부행장은 이번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됐다고 보긴 어렵다. 국민은행은 이미 올해 초 새 전산담당 부행장을 영입하기로 했기 때문에 서 전 부행장은 한시적인 임무를 맡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서 전 부행장이 옛 국민은행 출신이긴 해도 통합 국민은행이 전반적으로 옛 주택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합병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서 전 부행장은 김행장과 광주일고 동기동창으로 통합 국민은행에서 악역을 자처하며 전산통합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김행장과는 각별한 사이다. 결국 전산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옛 국민은행측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새 부행장 선임을 약속한 상황에서 6월27일 감사원의 국민은행 감사 결과가 확정·발표되자 이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은 국민은행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10개 품목을 계약하면서 총 2659억원의 구매계약을 수의로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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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병수 이데일리 금융팀장 bs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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