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내장전골(毛肚火鍋, 마오두훠궈)

모두(毛肚)는 소의 내장 중에서도 밥통 즉 양을 뜻한다. 이 요리는 소의 양은 물론 콩팥과 등심, 물고기, 닭피, 해삼, 두부, 버섯 등 각종 재료를 넣어 끊인다. 여기에 술과 사천지방 음식의 감초라 할 수 있는 생강가루, 산초, 고추 따위를 넣어 얼큰하게 만들기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는다. 모혈왕(毛血旺, 마오쉐왕)이라고도 한다.
[상해요리]
●유조(油條, 위탸오)

진회에 대한 원한이 사무친 백성들은 밀가루 반죽을 소시지 모양으로 길게 만들어 기름에 튀긴 유조(油條, 위탸오)를 먹으면서 진회를 씹어 먹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해진다.
훗날 사람들은 악비를 모함한 진회와 그의 부인이 함께 묶여 꿇어앉아 있는 형상을 만들어 악비의 묘 앞에 두어, 묘를 찾는 관광객이 뱉는 침을 온몸으로 받아내도록 했다. 후세의 벌을 톡톡히 받고 있는 셈.
그런가 하면 원한을 음식으로 연결지었다는 점에서 유조는 우리의 성계육과 같다. 고려가 망한 후 이성계에 원한을 품은 개성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삶아 김치에 싸먹으면서 성계육(成桂肉, 즉 이성계의 고기라는 뜻)을 먹는다고 했으니 그 발상이 비슷하다.
한편 유조는 중국 사람들이 아침에 즐겨 먹는 음식으로 콩국과 함께 먹으면 영양도 만점이다.
●상해게(上海大蟹, 상하이다셰)

중국의 유명한 여류시인으로 소주에서 살았던 탕국리(湯國梨)는 “양징호의 게가 좋지 않으면 어찌 소주에 살으리오(不是洋澄湖蟹好 此生何必蘇州)”라는 시를 지었고, 이(李)모라는 화가는 매년 가을이 되면 적어도 100마리의 게를 먹어치워 사람들이 게 백마리 이씨(李百蟹)라 부를 정도였다. 그뿐이 아니다. 술꾼들의 영원한 스승 이태백도 “게 알은 황금의 액체(蟹螯金液)”라고 읊어 게 예찬론자의 대열에서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 사람들은 ‘구월은 암케 시월은 수케’라는 말을 많이 한다(한자로 ‘九月團臍 十月尖’인데, 여기서 단제(團臍)는 배꼽이 둥글다는 뜻으로 암컷을 가리키고 뾰족한 배꼽을 뜻하는 첨(尖)은 수컷을 가리킨다). 게는 음력 9월이면 암컷의 배에 알이 가득해지고 10월이 되면 수컷의 살이 찌면서 맛이 좋아지는 데서 만들어진 말이다.
가을철 양징호의 게라면 사람들은 돈을 아끼지 않고 사먹는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달리니 부근 아무 강이나 호수에서 잡아온 가짜를 양징호의 게로 속여 파는 사람들도 많다. 판별법은 온몸에 털이 촘촘히 난 게를 고르는 것. 이 게의 정식 이름이 중화융모해(中華絨毛蟹)인데, 간단히 줄여 모해(毛蟹)라 할 정도로 몸에 털이 많다. 그밖에도 강남해(江南蟹), 또는 대갑해(大閘蟹)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