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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한국 보수진영의 ‘역습’

집행기구 상설화, 상시 1만명 이상 동원능력으로 대중성 확보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똘똘 뭉친 한국 보수진영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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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시 한기총과 보수단체들의 관계가 ‘느슨한 연대’ 형식을 띤 탓에 3·1절 대회는 집회장소를 각기 달리했다. 보수단체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택한 반면 한기총은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금식기도회’를 가진 것. 이후 6·25 대회 때는 보수단체와 한기총이 긴밀히 공조해 함께 집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8·15 국민대회는 앞서 개최한 두 차례의 국민대회와 성격이 조금 달랐다. 한기총의 협력없이 순수하게 보수단체들의 힘으로만 행사를 치러낸 것. 한기총이 8·15 대회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인공기 소각 등 보수단체들의 과격한 퍼포먼스 외에 내부 사정도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은 “한기총이 독자적으로 구국기도회를 개최할 땐 문제가 없었으나 보수단체들과 국민대회를 개최할 때는 스태프진이 잘 맞지 않았던 측면이 있고, 8월은 휴가기간으로 기독교계에선 교회 자체 수련회 등이 많아 인원 동원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국민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찌됐건 세 차례의 국민대회가 시사하는 것은 보수진영이 상시 최소 1만명 이상의 막강한 동원능력을 갖춰 언제든지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지니게 됐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이상훈)의 경우 3·1절 대회와 6·25 대회 때는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나 8·15 대회 때는 조직 내부 사정상 다소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서울시재향군인회만 참여했다.

북핵저지시민연대 박찬성 대표는 “6·25 대회의 경우 한기총과 공조해 국민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인원 동원 면에서 효과가 배가된 측면은 분명 있었지만, 당시 집행위원회가 인공기 소각 등을 달가워하지 않는 등 다소 온건한 경향을 띠었다.



반면 8·15 대회는 보수단체들이 집행위원회 차원에서부터 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한층 강성 이미지를 띨 수 있었고, ‘보수도 하면 된다’는 자신감까지 충만하게 됐다”고 밝힌다.

DJ정권 말기 ‘행동보수’ 태동

보수단체들의 목소리가 커진 건 DJ정권 말기부터다. 북핵문제 대두를 계기로, 현재 활동중인 보수단체 대다수가 이즈음 창립했다. 이들 단체는 특히 참여정부 들어 대대적으로 세불리기에 나섬으로써 진보진영과 대립각을 세울 만한 위상에까지 이르렀다. 보수진영이 총궐기에 나선 핵심 이유는 무엇보다도 직접 체감케 된, 보수세력 존립의 위기 때문이다.

“친북좌경세력이 ‘진보’를 칭하면서 해방 직후 미군정 때처럼 허구한 날 집회·시위를 갖고 건국 정통세력인 우리 보수세력을 수구냉전세력으로 몰아붙이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러니 보수세력과 절대 다수의 ‘과묵한’ 중산층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겠는가. DJ정권이 5년간 친북좌경세력을 위해 터를 닦아준 상황에서, 노무현 정권 들어 한미공조와 집단안전보장체제를 부정하며 반미 촛불시위나 벌이는 작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되겠다는 애국심이 보수세력의 적극적 봉기를 이끌어낸 것이다.”

건국보수세력의 원로인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http://my.dreamwiz. com/ncfd) 대표상임의장 나름의 분석이다. 진보진영의 맹공에 보수진영이 수성(守城)하던 전통적 보-혁 구도가 역전되는 현상이 생긴 건 ‘친북좌경세력을 방치한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합작품’이란 것이다. 이철승 의장은 8·15 대회에서 공동대회장을 맡는 등 여전히 보수진영의 상징적 존재로 통한다.

그러나 8·15 국민대회가 처음부터 대규모 행사를 염두에 뒀던 건 아니었다. 당초 실내 및 소규모 야외행사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같은날 진보진영 역시 대규모 집회를 계획중이어서 대한민국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진보진영에 선점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끝에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세 차례의 국민대회를 두고 ‘반북시위’쯤으로 치부하지만, 정작 보수단체들은 ‘애국운동’ ‘북한동포를 위한 인권운동’이라 자평한다. 또 북한기자들과의 충돌도 북측의 ‘테러’로 규정한다. ‘보수단체’라는 세간의 호칭도 ‘애국시민단체’로 바꿔 부른다.

국민대회 집행위가 큰 軸

현재 보수진영에서 각 단체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는 건 아니지만, 대략 2개의 큰 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그 첫째는 국민대회 집행위원회다. 국민대회 임원은 국민대표, 자문위원, 집행위원으로 나뉜다. 이중 집행위원들이 모인 집행위원회가 국민대회에 관한 실무를 담당한다.

8·15 대회의 국민대표 113명 중엔 명망가가 다수 포진했다. 그중에서도 강영훈 전 국무총리, 권영해 전 안기부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이도형 ‘한국논단’ 발행인, 이동복 명지대 초빙교수, 정기승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헌변)’ 회장, 채명신 베트남참전전우기념사업회장,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 황장엽 탈북자동지회 명예회장 등이 특히 눈에 띈다. 반면 자문위원 39명은 중소기업인, 각종 이익단체 및 참전단체장들이 대다수다. 집행위원은 45명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가 국민대표를 겸했으며, 언론계 인사로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이 유독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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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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