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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 사연 많은 강원 평창·영월

메밀꽃에 취하고 東江의 청순함에 반하고

  • 글·성기영 기자 사진·김성남 기자

물 맑고 사연 많은 강원 평창·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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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맑고 사연 많은 강원 평창·영월

한반도의 모양을 꼭 빼닮아 유명 관광지로 떠오른 영월 선암마을 풍경.

내친김에 나들이에 들뜬 아내의 손목을 무이예술관 앞 메밀밭으로 이끌어 보자. 이 메밀밭은 사진 촬영장소로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메밀밭에 원두막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밭 한가운데 원두막이 덩그러니 서 있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몇 년 전 어느 방송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방송사에서 지어놓았다고 일러준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그 원두막이 ‘메밀밭의 추억’을 만들려는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카메라를 들고 이 원두막에 올라서서, 허벅지까지 차오른 눈부신 메밀꽃 속에 몸을 절반쯤 묻은 아내의 얼굴을 파인더로 들여다보면서 처녀 시절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시장기를 느낄 만하면 평창 일대에 지천으로 깔린 메밀국수집 중 어디를 들어가도 시원하고 푸짐한 메밀맛의 정수(精髓)를 느낄 수 있다. 봉평면에서 메밀국수 전문점 ‘옛골’(033-336-3360)을 운영하는 곽희창씨는 춘천 막국수와 봉평 메밀국수를 견줘 비교우위론을 편다.

“춘천 막국수는 사골이나 정어리 같은 육수로 맛을 내지만 메밀국수는 고기를 넣지 않고 야채와 과일로 국물맛을 내지요. 국수도 마찬가지예요. 전통적 메밀국수에는 질경이 씨앗도 갈아넣구요…. 또 느릅나무 껍질을 벗길 때 나오는 끈적한 즙을 넣으면 반죽이 쫄깃쫄깃해진다고 해서 즐겨 쓰기도 하지요.”

봉평에서 메밀국수를 한 그릇 해치운 뒤 영월로 내달리기 시작해 1시간 남짓이면 영월읍내에 이른다. 평창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31번 국도는 평창을 벗어나자마자 굽잇길로 이어진다.

구절양장(九折羊腸)으로 휘어진 도로를 달리다가 평창~영월의 중간쯤이나 왔을까. 평창강 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은 성(聖)필립보 생태마을(033-333-8066)을 발견한 것도 낯선 여행자에게는 큰 기쁨이다. 여행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이곳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지나가는 길손 한 명이라도 환한 웃음으로 맞는 수녀님의 해맑은 미소만 보고도 하루쯤 묵어가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평창∼영월간 국도는 군간(郡間) 경계인 원동재를 넘자마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기 힘들 정도로 험한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이면 구름 사이를 뚫고 오르내리는 묘한 기분을 느낄 만도 하다.



물 맑고 사연 많은 강원 평창·영월


①강원도 명물로 유명한 옥수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어 있다.②평창군 봉평면의 대표음식인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부침 등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③불그스름한 빛깔을 띠는 영월 송어는 빛깔만큼이나 쫄깃쫄깃한 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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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성기영 기자 사진·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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