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화방지클리닉들은 환자의 신체상태를 알아내기 위해 최신의 첨단의료기기를 이용한다.
세너제닉 클리닉 최수경 원장의 말이다. 그는 또 노화방지클리닉이 성업중이라고 소문나 있지만 실제로 의사들에겐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주사제 및 검사 비용, 약값이 만만찮고, 환자들 대부분이 신분 노출을 꺼리는 데다 개인별 상담을 길게 하기 때문에 하루에 아주 제한된 수의 환자만 볼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이지 당장의 수익성을 생각하면 차라리 원래의 전공과목을 보는 게 나은 의사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선 또 다르다. 한달에 최소 100만원에서 400만원 가량을 치료비로 쓸 수 있는 경제력이 뒷받침돼야만 노화방지클리닉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경제적 여유가 넘쳐 주름살, 잡티 등을 제거하는 차나 값비싼 건강보조식품 등에 비하면 그다지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러나 노화방지클리닉 이용자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헬스테크’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남녀 공히 20대 젊은이 같은 체력과 활력을 자본으로 여겨 건강을 위한 투자로 보고 치료받는 사람들이 더 많다. 최근 들어 30∼40대 남성들의 방문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을 입증해준다.
미국의 경우 할리우드 스타와 운동선수들이 노화방지클리닉을 많이 찾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주로 스트레스가 심하고 생활이 바쁜 사업가나 정신 노동자, 갱년기 여성,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이들은 일정한 경제력을 갖춘 사회의 상류층이다. 그래서 노화방지클리닉에선 환자들을 환자라 부르지 않고 고객이라 칭한다.
부유층이 이용하는 만큼 노화방지클리닉은 거의 대부분 호텔 수준의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최근엔 VIP용 환자 대기실, ID카드를 넣으면 처방된 운동량과 강도를 알아서 정해주는 운동기구, 간단한 사무를 볼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를 갖춘 곳도 생겼다.
특기할 점은 이용할 수 있는 계층이나 진료할 수 있는 환자의 숫자가 제한되기 때문에 홍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 오히려 강남 일대에 배포되는 각종 노블 잡지나 입소문에 의한 귀족 마케팅에 더 신경을 쓴다.
실제 노화방지클리닉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효과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을까. 50대 후반의 한 사업가는 IMF 외환위기를 넘긴 후 사업이 궤도에 올라 재미를 느끼던 차에 오후만 되면 피로하고 쉽게 지쳐서 도저히 일을 해낼 수 없어 클리닉을 찾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재산은 있지만 여유 있는 노후생활을 즐기려면 좀더 돈을 벌어야 할 처지여서 일찍 은퇴할 수는 없다는 것. 게다가 사업분야도 갈수록 젊은 사람들이 치고 올라오는 추세라 초조한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검사 결과 성장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이 젊은 사람의 60% 수준으로 떨어진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소견이 없었다. 그래서 성장호르몬과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주고 항산화제를 처방했다”는 게 담당의사의 얘기다.
효과는 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 후부터 나타났다고 한다. 3개월 후엔 활력이 넘쳐서 피로를 모를 정도가 됐고 전보다 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효과엔 대부분 만족하지만…
유통업을 하는 A(52)씨도 비슷한 경우다. 특별한 병은 없었지만 한창 일할 나이에 늘 피곤하고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5개월 전부터 권용욱 노방클리닉에서 노화방지 치료를 받아왔다.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늘 피로하고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좋다는 건 다 해보고 보약도 먹었다. 건강검진도 할 만큼 해봤지만, 신체의 이상유무만 알려주면서 잘 먹고 잘 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운동도 열심히 해봤지만 피로는 더할 뿐이었다.”
우연히 신문기사를 보고 인터넷을 뒤져 노화방지클리닉을 알게 된 그는 반은 호기심으로 찾았는데 지금은 크게 만족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