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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新명예퇴직시대’ 가이드

명퇴 후 창업 나선 ‘선배’ 5인의 경험담

“과거 잊고 앞치마부터 둘러라”

  • 글: 김성환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spam001@hanmail.net

명퇴 후 창업 나선 ‘선배’ 5인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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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부하 직원들 호령하던 것은 과거의 내 모습일 뿐이었습니다. 의정부의 20만원짜리 옥탑방에 살면서 보증금 1000만원짜리 가게 하나 덜렁 갖고 있는 것이 현재 내 모습이었죠. 과거에 사로잡혀 있으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화이트칼라 출신 퇴직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그런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그 순간부터는 과감하고 확실하게 도전해야죠.”

올해 초, 그는 2억5000만원을 들고 다시 ‘금의환향’했다. 치킨 가게를 처분하고 서울로 돌아와 반찬전문점을 개업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여전히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명예퇴직자, 구조조정 대상자, 부도로 회사를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 모두 힘들겠죠. 하지만 저는 ‘퇴직을 결심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떠나라’고 하고 싶어요. 양복과 넥타이, 부장이니 이사니 하는 직함들, 삶의 가치가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납품업체 영업사원 심정으로” 젊은층 상대 삼겹살집 연 김흥동씨

명퇴 후 창업 나선 ‘선배’ 5인의 경험담
지난 1997년 IMF 사태 직전 미도파백화점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곳에도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의 한파가 휘몰아쳤다. 김흥동(42)씨는 이때다 싶었다. 주저할 것 없이 회사에 사표를 내고 평소 관심을 가졌던 무역업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인도네시아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해보지 않겠느냐는 지인의 제의에, 당장 현지로 날아가 3년을 일하면서 안목을 넓혔다. 그리고 2000년 귀국해서는 카페풍의 와인숙성 삼겹살 프랜차이즈 본부를 경영하는 옛 직장 선배를 만나 망설임 없이 창업전선에 뛰어들게 됐다.



“내 일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해왔었는데 명예퇴직이란 것이 자극이 됐습니다. 그러고 보면 명예퇴직을 꼭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삼겹살집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김씨는 대리석과 나무 바닥은 물론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를 이용해 퓨전 스타일의 독특한 점포를 꾸며, 지난 2001년 3월 ‘젠젠’ 부평점을 오픈했다. 인테리어는 개업 당시부터 손님들에게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화이트와인에 24시간 숙성시킨 후 서양식 양념과 조화를 이룬 삼겹살의 맛도 결코 인테리어에 뒤지지 않았다. 그러자 ‘고깃집 같지 않은 고깃집’에 대한 소문은 하루하루 퍼져나갔다.

장사가 잘 되니 만족스러울 법도 한데, 2년여가 지난 요즘 김씨는 웬일인지 퇴직자들이 섣불리 음식점 창업에 뛰어드는 것을 말리고 싶다고 했다.

“10년만 젊었더라도 음식점으로 크게 성공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50~60대가 돼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지더라고요. 지배인이 있고 종업원도 수십 명씩 되는 으리으리한 식당이 아니고선 나이 든 후에도 일을 계속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특히 젊은층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의 경우 홀에서 나이 든 사람이 왔다갔다하는 것은 마이너스 요소거든요. 손님들이 불편해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가게에 안 나올 수도 없고.”

그래서인지, 김씨는 이제야 조금씩 자신의 분야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유통분야에서 지금처럼만 했더라면…. 닥치는 대로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무언가 허전한 것 같아요. 회사에 다니다 그만두고서 창업에 나설 땐 급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이 했던 일과 관련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엉뚱한 일 시도하면 성공하기 힘들고, 나중에 미련도 남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잊어버리기 쉬운 점 하나를 지적했다.

“제2의 인생이 한 순간에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과거의 습관, 인간관계, 경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완전히 분리될 순 없으니까요. 일단은 회사에서도 그 분야에선 최고로 평가받아야죠. 직장생활은 대충 하다가 내 일 할 때만 열심히 하겠다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백화점의 10년차 영업사원과 납품업체의 1년차 영업사원 중 누가 더 영업을 잘하는지 아세요? 납품업체 1년차 직원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니까 최선을 다하는 것이죠. 그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하든지 잘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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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성환 ‘월간 창업&프랜차이즈’ 기자 spam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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