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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여성장관 7人 7色 셀럽, 둘째언니 혹은 鬪士… ‘공주’는 없다

강경화 김현미 김영주 김은경 정현백 피우진 박은정

  • 강지남 기자|layra@donga.com

文정부 여성장관 7人 7色 셀럽, 둘째언니 혹은 鬪士… ‘공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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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非외시 #셀럽 #영어특기자 #홍일점은노노

“매력적이다” “애티튜드(attitude)가 좋다” “공식 무대에서의 퍼포먼스가 뛰어나다”.
강경화(62) 외교부 장관을 근거리에서 보아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그에 대한 평가다. 미국 뉴욕 외교가의 한 인사는 “유엔에서 항상 점잖은 바지 정장에 은발을 휘날리며 다니는데, 여러 인종이 섞인 유엔에서도 눈에 확 띄곤 했다”고 회상했다. 외교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사람들이 그를 셀러브리티(celebrity) 보듯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 장관은  여성인 데다 비(非)고시 출신으로 문 정부 ‘파격 인사’의 아이콘이다. 외교부의 여성 고위공무원은 11명으로 전체 부처 중 가장 많지만, 비율로 보자면 4%에 불과하다. 또 그는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이후 14년 만의 비고시 출신이다.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박 전 대통령이 회의장에서 마주 보고 앉았다. 이들 양쪽으로는 유엔과 한국 정부의 직원들이 배석했는데, 반 전 총장 양옆에는 남성과 여성의 유엔 직원들이 섞여 있었지만, 한국 측은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하곤 전부 검은 양복 차림의 남성들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강경화 당시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 긴급구호 부조정관은 사석에서 “낯이 화끈거렸다”고 언급했다는 후문이다. 반 전 총장은 유엔 내 양성평등을 강조해왔는데, 정작 그의 본국인 한국에서 온 대표단에는 대통령이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강 장관의 외교부에서는 이러한 ‘홍일점 참사’를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취임 이후 “여성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우선 강 장관은 5명의 장관 보좌진 중 3명을 여성으로 발탁했다. 오영주 장관특보 겸 개발협력대사, 한우정 보좌관, 김면선 서기관 등 ‘여성 3인방’이 강 장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다. 나머지 두 명의 장관 보좌관은 각각 미국통과 중국·일본통으로 알려진 조현우, 김상훈 보좌관으로 꾸렸다.

이들 보좌진 중 강 장관은 오영주 특보와 특히 인연이 깊다. 2005년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강 장관은 외교부 국제기구정책관, 오 특보는 국제연합과장으로 손발을 맞춰 선거 캠페인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특보는 지난해부터 주(駐)유엔대표부 차석대사로 강 장관과 뉴욕에서 함께 근무하다 강 장관의 호출을 받고 서울로 복귀했다. 강 장관은 청와대가 주문한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외교부 혁신’을 오 특보에게 맡겼다. 오 특보는 장관 직속 외교부혁신태스크포스(TF)팀 단장을 맡아 인사·조직 등 외교부 혁신 방안 논의를 이끈다.



강 장관은 8월 10일 한남동 공관에서 여성 국회의원 초청 만찬을 열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 오 특보와 박은하 공공외교대사, 백지아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을 불러 “외교부의 여성 선두그룹으로 능력이 뛰어난 인재들”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여성 인재를 키워나가려는 시도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어 튀어나올까봐?



文정부 여성장관 7人 7色 셀럽, 둘째언니 혹은 鬪士… ‘공주’는 없다
여성에다 비외시 출신이 장관으로 내정되자 외교부 안팎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강 장관이 고도의 전략과 치열한 기 싸움이 요구되는 양자(兩者) 외교를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게 자격 시비의 핵심. 어느 정도 사전에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다자(多者) 외교와는 달리 북미(北美) 양자 외교에는 다년간 쌓아온 외교력과 협상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오히려 강 장관을 배제하고 양자 외교 실무자들이 자신들의 뜻대로 외교 방향을 이끌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어불성설이라는 게 비(非)북미라인 외교관들의 항변이다. 그동안 여성 외교관에게는 북미 외교를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미 외교 경험이 없으면 외교부 장관을 할 수 없다’는 논리는 여성에게 기회를 줘선 안 된다는 말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강 장관이 급변하는 북미 외교 현실에서 어떤 능력을 보여주는지가 문 정부 인사 실험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전 포인트가 여기에서 나온다.

한편 강 장관은 청문회에서 “어…” “그…” 하는 허사(虛辭)를 자주 구사하며 열심히 메모하는 모습을 보여 전문성과 자신감이 떨어져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뉴욕 외교가의 한 인사는 “10여 년간 공식석상에서 영어를 사용했던지라 한국어가 서툴러 그랬을 수 있다”며 “부지불식간에 영어가 튀어나오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강경화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구사한다고 한다. 일의 핵심과 사람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갈등이 있을 때는 강경하게 나가기보다는 조율을 잘 해내 업무 성과를 높이는 편이라고 한다.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흡인력이 있다는 평가는 널리 알려진 대로다. 청문회 당시 “안타깝지만 정책적 역량이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던 조배숙 의원은 만찬 회동 후 “굉장히 성실하고 의욕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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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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