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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지역갈등, 血稅낭비, 비효율성

  • 글: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gh@greenkorea.org

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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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소는 당초 산업자원부가 예산과 정책을 조직하고 한국전력공사가 사업시행을 맡았다. 그러나 2000년 지역발전회사가 한전의 자회사 형태로 분리되면서 양수발전소를 분할, 관리하게 되었다. 2003년 11월 현재 전국의 양수발전소 중 가동중인 곳이 4개소, 건설중인 곳이 2개소이다. 또 1개소의 양수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가장 먼저 건설된 것이 경기도 가평의 청평 양수발전소다. 이후 밀양 삼량진 양수발전소, 무주 적상산 양수발전소, 산청 지리산 양수발전소 등이 건설돼 가동되고 있다. 한편 인제-양양의 점봉산 양수발전소가 2년 내 완공을 앞두고 있고, 경북 청송의 청송 양수발전소는 지난해 착공되었다. 경북 예천의 예천 양수발전소는 2004년 하반기에 착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건설중이거나 최근 완공된 양수발전소는 하나같이 환경을 크게 훼손하고 심각한 지역갈등을 일으켰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인제군과 양양군에 들어설 점봉산 양수발전소와 최근 완공된 경남 산청의 지리산 양수발전소다.

이 두 곳은 1990년대 중후반에 착공된 발전소로, 국내 최고의 자연 생태계와 자연 경관을 간직한 곳에 들어선다는 점 외에도 여러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입안에서 착공에 이르기까지 일방적 전력 논리만이 관철되면서 심각한 생태계 파괴를 낳았다는 점, 여러 차례 국정감사의 도마에 올랐다는 점,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진행한 점 등이 그것이다.

발전소를 가동하려면 송전탑을 건설해 다른 지역의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와 연결해야 하는데, 이 송전탑으로 인해 추가적 환경 파괴가 발생된다. 국토의 뼈대인 백두대간의 핵심 권역에 들어서 많은 부작용과 문제를 낳았던 점봉산과 지리산의 양수댐 실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한전 vs 환경단체의 치열한 공방

점봉산 양수발전소는 국내에 본격적인 양수발전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무주리조트와 더불어 1990년대 최대의 생태계 훼손 사례로 꼽히는 이 사업은 지금도 백두대간 난개발의 대표적 현안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더 이상의 대규모 환경파괴를 막자는 취지로 마련된 ‘백두대간보전법’의 탄생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점봉산 양수발전소다. 이 법안은 16대 국회의 마지막 회기에서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1995년 7월 지역주민들의 수 년간에 걸친 반대와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의 환경파괴 문제점 지적, 연어 자원의 급감을 이유로 한 수산청의 반대 등을 무릅쓰고 11개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전원개발특례법을 통해 총공사비 9300억원의 점봉산 양수발전소 사업을 승인했다.

그러자 1995년 여름부터 인제군 기린면 진동 2리 주민들과 우이령보존회, 백두대간보전회, 녹색연합 등이 중심이 되어 댐 건설 반대운동을 벌였다. 건설 중반기까지 사업자 한전과 환경단체 사이에 공방이 계속되었다. 10여 차례의 댐 건설 저지 대회와 점봉산 생태계 보전 행사가 상부댐 건설지 주변에서 전개됐다. 1996년 2월부터는 해마다 정월대보름맞이 설피밭 밟기 행사가 열렸고, 5월에는 점봉산 꽃나물에 관한 모니터링, 10월 말에는 연어생태학교 등이 열렸다.

해발 1424m의 점봉산은 인제군 기린면과 인제읍, 양양군 서면에 걸쳐 있다. 양수발전소는 곳은 점봉산 단목령을 지나 남쪽 능선에서 진동계곡으로 내려오는 곳으로 인제군 기린면 진동 2리 진동초등학교로 오르는 벌막골 계곡에 지어진다. 공사는 80% 정도 진척된 상태로, 지금은 설악산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된 점봉산의 진동 계곡 쪽이 건설 중에 있다.

시설용량 100만kw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점봉산 양수발전소가 완공되면 점봉산 진동계곡에는 5만7000평의 상부댐이, 영덕리 남대천의 상류인 후천에는 30만평에 이르는 하부댐이 들어서게 된다. 또 양쪽 댐을 잇는 3.5km의 지하 도수터널이 백두대간을 관통하게 된다.

생태계 모니터링 제대로 안해

상부댐이 들어서는 진동계곡에는 점봉산에서 발원한 물이 흐른다. 점봉산과 진동계곡은 ‘생태계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남한 지역 최고의 자연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는 곳. 하부댐이 들어서는 양양군 영덕리 일대부터 동해안까지는 국내 유일의 연어 회귀천이다.

인제군과 양양군에 걸쳐있는 점봉산의 일부는 설악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2049㎢가 천연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199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보존권 핵심지역으로부터 불과 수백 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진동계곡의 원시림은 300∼400년 동안 관광개발, 전쟁, 대규모 산불 등으로 인한 훼손을 당하지 않아 안정된 ‘극상림’을 이루고 있다. 극상림이란 나무와 풀이 생성과 소멸을 끊임없이 반복하여 생태적으로 최고로 안정된 상태에 있는 삼림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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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gh@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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