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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지역갈등, 血稅낭비, 비효율성

  • 글: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gh@greenkorea.org

양수발전소 건설에 백두대간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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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갈나무를 비롯한 원시 활엽수림, 전나무가 빽빽히 들어찬 숲은 그 자체가 자연 수목 박물관이다. 점봉산은 854종의 식생을 자랑하는데, 주목, 등대시호, 한계령풀, 점봉산엉겅퀴 등 희귀식물을 비롯해 모데미풀, 금강초롱꽃, 진부애기나리 등 36종의 한국특산 식물이 있다. 이중 10여 종은 법정보호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모데미풀은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인데, 점봉산 모데미풀은 남한의 최북단에 서식하는 모데미풀이기 때문에 학술적 가치 또한 크다.

이곳은 또 생물다양성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멸종 위기종인 삵, 늑대, 목도리담비 등 4종과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 곰, 사향노루, 산양, 수달 등 총 31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진동계곡에 서식하는 어류로는 열목어, 금강모치, 꺽지, 배가사리, 쉬리 등이 대표적이다. 열목어와 금강모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한국 특산종이다. 그런데 이곳에 상부댐이 축조되면 이 모든 것이 물에 잠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 지역에는 천연림 보호구역이 포함되어 있다. 하부댐이 들어설 후천은 오색천과 어성전천 사이에 흐르는 남대천의 세 지류 중 가장 긴 지류로 1급수 하천이다. 물이 맑은 이곳에는 금강모치, 돌상어 등 10여 종의 특산 담수어와 송어, 산천어, 은어를 포함한 48종의 어류가 서식하며, 북태평양 연안국들이 지정한 공동 보존 어류인 연어의 회귀천이기도 하다.

후천에 건설되는 양수발전소는 자연 유수를 차단함으로써 수년 안에 저수지 상·하류 수질의 부영양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질 부영양화는 연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열목어 등 산천어류에 악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대대로 청정하천을 이웃하여 살아온 주민들의 상수원 또한 위협받게 될 것이다.

남대천에서 생활용수를 가져다 쓰는 양양군은 댐 건설로 인해 환경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 또 인제군에서 가장 오지에 속하는 진동리 주민들의 위기감과 피해의식은 커질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진동계곡 35km 전체에 도로가 개설되면 댐 공사로 인한 훼손 이상의 생태 파괴가 일어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대규모 개발공사가 시작되는 초기에는 반대도 하고 감시도 하지만, 막상 공사가 진행되면 제대로 관찰하거나 감시하지 않는다. 비단 환경적 문제뿐 아니라 공사의 안전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업자나 환경부 등은 점봉산과 진동계곡이 지닌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여 점봉산 양수발전소 공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생태계 모니터링을 전개했어야 마땅하다. 특히 수몰 이전과 이후의 생태계 변화 추이 모니터링은 매우 중요하다. 전력회사와 환경단체 간의 논란에 대한 진실을 밝혀줄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자부와 한전은 물론이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환경부도 공사 이후 생태계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다.

지리산 분할시킨 도로공사

경남 산청의 지리산 양수발전소는 양수댐을 둘러싼 환경 파괴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이 발전소의 상부댐은 경남 산청군 시천면 반천리 고운동에 들어섰고, 하부댐은 시천면 신천리에 들어섰다. 1995년 착공해 2001년 12월에 완공, 현재 발전 용량은 700MW(350MW×2기)다.

착공 당시인 1995년을 전후해 진주환경연합을 비롯, 경남 지역의 환경단체와 산청군 시천면 주민들이 연대해 격렬한 건설 반대시위를 전개했다. 특히 공사 초기에 경찰이 반대운동에 나선 지역주민들에게 “국가 사업에 계속 저항하면 구속하겠다”고 협박했을 정도로 정부는 이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지리산 양수발전소는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에 인접하여 건설되었다. 댐 구조물은 국립공원을 벗어나 있으나 댐으로 조성된 호수는 공원에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리산 양수댐은 다른 양수댐들에 비해 그 면적은 작지만 댐 건설용 도로공사가 지리산의 생태계를 양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북부의 성삼재 도로, 서부의 노고단 도로, 그리고 발전소 진입도로 지리산은 4개로 등분되었다. 또 양수발전소 인근의 청암댐, 합천댐, 진양호가 보태어져 서부 경남 지역에 기후 변화와 생태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발전소 건설 후 안개가 끼는 날이 크게 늘어 주민들은 양수발전소가 들어선 예치마을의 특산물인 토종꿀, 차, 곶감 등의 재배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상부댐이 들어서는 바람에 수몰된 고운동에는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 건조지역에 자라는 수종이 서식했었다. 그러나 댐 건설로 주변 습도가 올라가면서 현재 수종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지리산 남부능선을 중심으로 삼신봉 인근 지역에 대한 정밀한 자연환경 조사가 시급하다.

지리산에 양수댐이 건설되기 전, 환경부가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상부댐 예정지의 녹지자연도는 8∼10등급으로 나타났다(보통 8등급 이상 지역은 개발이 금지된다). 사업을 계획했던 한전이 발표한 7등급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건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상부댐 건설로 수몰되는 지역은 토양과 식생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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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재철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kioygh@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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