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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핵폭풍’ 막전막후

‘발상전환’ 비주류, ‘미국중시’ 주류에 KO승!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외교부 핵폭풍’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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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핵폭풍’ 막전막후

지난 1월13일 한·미 미래동맹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 위성락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오른쪽). 당초 동행할 예정이었던 조현동 북미3과장은 ‘부적절한 발언’에 따른 직위해제조치로 출장이 정지됐다.

두 차례에 걸쳐 심야 마라톤회의를 했음에도 조사는 어정쩡한 상태로 마무리됐다. 국방부 인사들에 따르면 “조약국측이 오히려 1990년 합의·양해각서를 언론에 유출한 당사자로 의심 받으며 강한 압박을 받아 상당부분 밀린” 분위기였고, 징계 등 별다른 결정사항 없이 조사는 종료됐다. 설령 문제가 발견됐다 해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 실무팀을 징계하거나 교체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조사가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북미국을 비롯한 외교부 주류의 ‘반격’이 한층 강화됐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합의·양해각서 언론유출 건 등을 거론하며 조약국 몇몇 인사들에 대한 ‘조치’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신각수 조약국장에 대해 교체를 위한 대기발령 예정조치가 결정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통상적인 교체시기가 되기는 했지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던 조약국 관계자들이 위협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이전협상 문제를 다루는 제6차 미래동맹회의가 1월15∼16일로 예정됨에 따라 북미국 등 협상팀 계획대로 이전문제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북미국 간부들 사이의 분위기를 악화시키는 사건이 뜻하지 않은 곳에서 터졌다. 외교부와 NSC가 최근의 외교안보 현안마다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는 ‘국민일보’ 1월6일자 ‘외교-NSC 사사건건 충돌’ 기사가 그것이었다. 관점에 따라서는 ‘NSC의 어설픈 일 처리’를 비판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내용이었다.

NSC 관계자들은 이 보도에 대해 “사실을 왜곡했다”며 공개적으로 반감을 표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는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5일 밤 통화한 외교부 위성락 북미국장 등을 불러 보도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해당 기자는 “청와대에서 통화시각과 시간도 알고 있더라”며 통화내역 조회에 대한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부적절한 발언’ 파문은 이렇듯 외교부와 청와대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놓인 시점, 특히 미군기지 이전협상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해온 외교부 관계자들이 코너에 몰린 시점에서 불거진 사건이었다.

“외교부 내부자의 실명제보가 있었다”는 민정수석실 관계자의 언급이 알려지자마자 외교부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된 곳은 조약국. 징계대상으로 알려진 북미3과장이, 1월15일 6차 미래동맹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이전협상의 주요실무자이기 때문이었다. 11월 조사가 아무 조치 없이 마무리된 데다 오히려 ‘반격’의 실마리를 잡힌 일부 인사들이 제보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외교부 직원들 사이에서 꼬리를 물었다.

반면 조약국 관계자들은 “우리는 오로지 원칙과 법률문제로 사안을 다루고 있을 뿐”이라며 ‘의심어린 시선’을 강력히 뿌리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절한 발언 파문’의 계기인 ‘실명 제보’가 조약국 관계자들의 작품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다소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전협상의 경우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북미국이지만 핵심적인 지침은 NSC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이다.

윤 장관에 대한 불신 뿌리깊어

대신 장관 교체 등으로 문제가 확산되면서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이전협상 실무팀을 포함한 외교안보라인 개혁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사실 ‘외교부 개혁론’에 관한 논의는 참여정부 들어 계속돼 온 고민이었다. 윤 장관의 경우도 표면적으로는 ‘전격적인 사표 수리’지만, 청와대와 외교부 소식통들이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그간 청와대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이 여러 외교현안을 놓고 윤 장관에게 크게 진노했다는 일화가 끊이지 않았다. 그 시초가 지난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방중 직후 흘러나온 에피소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이 없었으면 나는 아마 수용소에 있을 것”이라는 발언 등으로 ‘대미 유화제스처’를 취했고,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서도 “북핵 문제의 상황전개에 따라 ‘추가적 조치’를 검토한다”고 공동발표문에서 언급하는 등 사실상 미국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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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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