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겹눈으로 본 정치

청와대-한나라당-검찰 ‘적과의 동침’?

  • 글: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yyc11@donga.com

청와대-한나라당-검찰 ‘적과의 동침’?

3/4
청와대-한나라당-검찰  ‘적과의 동침’?

구속된 서청원 전 대표를 위해 당이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서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최병렬 대표. 그의 미소가 알듯 모를듯 하다.

대선자금 수사로 한나라당의 주류였던 이회창계는 된서리를 맞았고 이제는 비주류로 전락했다. 이회창계의 대표격이었던 서청원 전 대표마저 검찰에 구속됐다. 영남중심의 나머지 이회창계 인사들도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당내 공천심사과정에서 탈락할 인사들도 적지 않다.

당내 비주류였다가 하루아침에 당 대표가 된 최 대표로서는 검찰수사가 자연스럽게 당내 구주류를 솎아내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이다. 따라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는 노 대통령에게는 정치권의 판갈이를, 최 대표에게는 구주류의 자연스런 제거라는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이 때문에 최 대표를 보는 이회창계의 시각은 싸늘하다. 특히 최 대표가 서 전 대표의 구속 당시 보여준 태도는 이회창계를 분노시켰다. 최 대표는 2월1일 대검과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서 전 대표와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 최돈웅 신경식(辛卿植) 의원, 서정우(徐廷友) 변호사를 면회했다. 서 전 대표가 구속됐음에도 당의 대응이 너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여론을 무마하기 위해서였다.

최병렬-검찰 핵심부 교감 의혹

최 대표는 면회를 다녀온 뒤 기자들과 만나 “서 전 대표 사건은 ‘전부(유죄) 아니면 전무(무죄)’인 것 같다”며 “무리하게 서 전 대표를 구속한 것이 확인되면 당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겠지만, 아직 판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이날 홍사덕(洪思德) 총무가 제기한 서 전 대표 석방동의안에 대해서도 “당 법률지원단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서 전 대표측은 “최 대표가 검찰 수사를 즐기는 것을 넘어 검찰 핵심부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선자금수사로 구속된 이회창계의 핵심 신경식 의원은 검찰 출두 직전 “우리 당내에 검찰 핵심부와 핫라인이 있다. 위원장급인데 이름을 밝힐 수 없다. 검찰내부의 수사정보가 우리 당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인사는 “당의 전략기획위원회(위원장 홍준표)가 검찰 정보를 상세하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대표측은 서 전 대표가 구속되기 전 그의 혐의사실에 대해 사전 정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 대표가 ‘올 오어 나씽(all or nothing)’으로 표현한 데는 서 전 대표의 혐의내용에 대한 모종의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당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자신의 ‘보스’가 2월9일 국회의 석방요구결의안으로 출소한 뒤 “최 대표가 석방요구결의안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이용, 서 전 대표를 다시 구치소로 보내기 위한 공작을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 전 대표측이 ‘도둑 빼내기’라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를 석방시키는 데 앞장선 것도 서 전 대표가 없으면 공천과정에서 계보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대표측은 대선자금 수사를 반대세력 제거에 이용하고 있다는 서 전 대표측의 의심에 대해 펄쩍 뛰고 있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검찰이 대선자금에 대해 수사를 벌이는데 과거 대선을 치렀던 책임자 중 어느 한 사람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책임지는 모습은커녕 도대체 얼마를 받았는지, 누구를 통해 받았는지, 어떻게 썼는지조차 상의하는 사람이 없었다. 최 대표는 대선 당시 자금의 흐름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비주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검찰수사를 무턱대고 막을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인사도 “아무 말도 안 하면서 보호만 하라니 말이 되느냐”고 혀를 찼다.

최 대표도 12일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죽은 자식을 놓고 넋두리하는 부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속으로 피를 토하고 있는 남편’이라고 비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3/4
글: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yyc11@donga.com
목록 닫기

청와대-한나라당-검찰 ‘적과의 동침’?

댓글 창 닫기

2022/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