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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작심 토로

“2000년 총선 때 정동영 신기남에게 수억대 특별지원금 보냈다”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민주당 한화갑 전 대표 작심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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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고 곧바로 구속되려고 생각했던 거군요. 그런데 왜 갑자기 입장을 바꿨나요.

“그날 저녁 내 방에 왔더니 조순형 대표랑 옛날로 치면 최고위원들이 다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입당 권유받은 것하고, 그동안 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했는지 다 설명해줬어요. 그랬더니 ‘이건 표적수사다. 그러면 한 대표가 (검찰에) 가면 안 된다, 당에서 한 대표 문제를 들고 나서야 한다’ 그러더라고요. 그 다음날 당사에 나갔는데 마침 당원들이 모두 몰려와서 나를 못 나가게 한 거요. 그래서 (당원들에게) 붙잡힌 거죠. 그런데 거기서 ‘나가는 척하고 쇼라도 한번 하자’ 그러더라고. 내가 안 된다고 그랬어요. 여기서 나가면 당원들이 ‘우~’하고 몰려와서 나를 막을 텐데, 그러면 막아서 못 갔다고 하는 이런 쇼는 하지 말자고. 이미 한화갑과 검찰 문제가 아니라 당하고 검찰하고 노무현 문제가 돼버렸어요. 그렇게 번져버렸죠.”

-당 지도부가 이번 일을 총선용 이슈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 아닌가요.

“정치하는 단체니까, 정치적으로 유리하면 활용하는 건 당연하죠. 저는 부인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속되니까 당 입장에서는 활력이 솟았죠. 특히 호남 쪽에서 ‘보복’이라는 여론이 생기니까 민주당으로서는 큰 호재죠.”

민주당, 여기서 잘해야 돼



-그동안 민주당은 공천을 둘러싼 당내 분란도 끊이지 않았고, 지지도도 바닥에서 맴도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당에다 이런 말을 했어요. 구멍가게도 장사를 할 때는 확실한 자기 고객을 관리해야 한다고. 민주당 입장에서 볼 때 확실한 고객이 호남표 아니요. 그러니까 호남표를 결속시켜야 하는데 물갈이한다 어쩐다 하면서 이걸 흔든 거요.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하는데, 서울로 쫓겨온 사람들이 어디서 무슨 표가 나오겠소. 호남 여론이 물갈이를 원한다고 그러지만 투표할 때 되면 다 성향대로 하는 거요. 물갈이도 다 타이밍이 있어요. 물갈이라는 말이 민주당에서 먼저 나왔으면 민주당이 1중대요. 그런데 한나라당에서 먼저 나오고 나서민주당이 따라서 했잖아요. 좀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사람들에게 깊이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한건주의로 한거요. 또 정동영 의장이 당선되니까 우리도 젊은 사람 내세우자 했잖아요. 그런 데서 또 열린우리당 따라간 거요. 먼저 나가야 하는데. 그러니까 정체성이 없어지고 지지도가 떨어질 수밖에 더 있습니까? 다행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체성을 찾게 된 거요. 다시 회복시켜가고 있고. 여기서 잘해야 돼요 민주당이.”

-지도력 부재가 결국 가장 큰 문제였다는 말씀인데요.

“어쨌든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지도력하고 관계가 있어요. 모든 건을 이슈화하지 못했어요. 영입문제만 해도 영입위원회를 구성해서 영입위원장이 영입하고 당에서 결의하는 등 이벤트화해야 하는데, 사무총장이 영입자를 데리고 나와서 손들고 있을 때도 있고…. 그러니까 누가 어떤 경로를 통해 영입했는지를 모르는 거요.”

-당내에선 한 전 대표와 박상천 전 대표를 물과 기름에 비교하던데요. 분당 이후 민주당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이런 차이가 있습니다. 당을 살리고 내가 살겠다는 경우가 있고, 내가 살고 당이 산다는 경우가 있어요. 내가 대표할 때는 내 계보원을 사무국에 심어두는 일 같은 거 안 했어요. 그런데 누가 대표가 되면 자기 계보원을 심어서 당을 지구당으로 만들어버려. 그런 차이가 있어요.”

한 전 대표는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에 대한 평소의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칼자루를 줄 수는 없지

이 대목에서 이야기가 지난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민주당은 한화갑 대표-노무현 후보 양 체제로 운영됐다. 노 후보의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자 양측 갈등도 적지 않았다. 당내 선거대책본부가 꾸려진 후 당 재정권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그 갈등은 더욱 깊어갔다. 당시 노 후보측이 당에서 선거자금을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자 한 대표는 “당에 돈 한 푼 없는 데 어떻게 주느냐”며 발끈했다.

“노사모가 당사 앞에서 한화갑이 돈 내놓으라고 데모를 합니다. 그래서 내가 그 말을 한 거요. 과거 같으면 후보가 후원금도 걷고 당비 만들어서 당에 내놓고 쓰잖아요. 당에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돈을 주느냐 이거요. 노무현 후보 된 이후 그때까지 한 10억원은 갔어요. 그래서 당에 돈이 없었어. 대통령후보 등록하고 123억원(선거보조금)인가 당에 나온 것 다 줬잖아요. 선거 끝나고 정당비용으로 나온 28억인가 있었는데 그것도 다 줘버렸어. 그런데 그런 거 갚지도 않고 다 나가버렸어. 외상으로 달아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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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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