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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잠수함 보유, 무엇이 문제인가

‘대양해군’ 추구하다 핵무장 의혹 부른다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한국 핵잠수함 보유,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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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잠수함 보유, 무엇이 문제인가

일본이 1970년대부터 개발한 원자력선 무츠(MUTSU). 이 사업을 통해 일본은 2만5000건에 달하는 관련 데이터를 축적했다.

때문에 한국이 핵잠수함을 보유하면 여기에 사용되는 핵물질은 IAEA의 감시망을 벗어나게 되고, 한국은 언제든 핵무기로 만들 수 있는 핵물질 공급루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기술수준이 열악한 북한은 우라늄 농축설비나 기술을 마련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수십 년 원자력 운영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은 핵물질만 있으면 언제든 핵무장이 가능한 기술수준을 갖고 있다.

결국 한국이 저농축이든 고농축이든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잠수함을 추진한다는 것은 단순한 ‘해군력 강화’가 아니라 그대로 ‘핵무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북한 핵 위기’가 일어났듯, 한국의 핵잠수함 추진은 ‘남한 핵 위기’로 비화될 공산이 크다. 이쯤 되면 비핵화선언은 신경 쓸 거리도 못 된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1990년대 이후의 모든 논의는 한국의 핵잠수함을 둘러싸고 그대로 반복될 수 있다. 한국이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의혹 국가 명단에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물론 미국 입장에서도 핵무장은 동맹 파기를 고려할 만한 사안. UN 안전보장이사회가 한국에 대한 제재를 결의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국이 입게 될 정치·경제·안보적 손실은 추산이 불가능할 것이다.

선례는 없지만 한국의 경우만 예외적으로 핵잠수함 원자로를 IAEA의 감시 하에 둘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아이디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려면 잠수함 내부에 IAEA의 감시장비를 설치하고 여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IAEA에 전송해야 하므로 잠수함의 활동이 1년365일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잠수함의 가장 큰 장점인 은밀성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굳이 거액을 들여 핵잠수함을 건조할 이유가 없어진다.

핵잠수함의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은 다른 나라를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NPT 핵보유 당사국 다섯 나라 이외에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일본은 재처리시설까지 갖고 있지만 핵잠수함을 개발할 엄두는 못 내고 있다. 상업용 재처리시설은 IAEA의 감시를 받지만 잠수함은 그럴 수 없기 때문. 인도 브라질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핵잠수함 보유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국가들은 모두 NPT체제 밖에서 핵무장을 시도하고 있거나 이미 근접한 나라들이다. 한국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 같은 상황전개를 무시하고 잠수함을 건조한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연료를 구할 방법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현재 발전소용 우라늄을 판매하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캐나다 정도. 그러나 이들도 발전소용이 아닌 잠수함용 우라늄은 판매할 수 없다. 이들이 속해 있는 핵공급국그룹(NSG·Nuclear Suppliers Group) 협정은 평화적 목적이 아닌 군사용도로는 핵물질을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들 나라는 국내법으로 개별기업의 군사목적 핵물질 수출을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국제적으로 대대적인 금수조치가 뒤따른다.

발전소용이라고 ‘속이고’ 우라늄을 들여오는 것도 불가능하다. 같은 저농축우라늄이라 해도 발전소에 쓰이는 것과 잠수함에 쓰이는 것은 농축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천연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가공하는 작업의 반복횟수. 미국과 러시아 핵잠수함이 사용하는 90% 이상의 우라늄(그대로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은 가공작업을 대략 40회 이상 반복하면 나오는데, 이 작업을 7~8회 정도에서 중단한 것이 3~5% 저농축우라늄이다.

용도에 따라 다른 농도의 우라늄을 사용하는 것은 같은 출력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연료봉의 분량과 안전성, 수명이 다르기 때문이다. 원자로의 효율이 같을 경우 3% 연료봉은 90% 연료봉의 30배를 넣어주어야 수명이 같다. 또한 농도가 낮을수록 불순물이 많아 가동중에 피복관이 깨지는 등 안정성도 떨어진다. 농도가 낮은 연료봉은 금방 닳기 때문에 그만큼 자주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가동하는 발전소용 원자로라면 이 같은 단점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바닷속이라는 극한상황에서 운영해야 하는 잠수함 원자로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때문에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을 150년 이상 쓸 수 있을 만큼 비축해두고 있는 미국은 모든 핵잠수함에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비해 농축시설이 빈약한 중국의 한(漢)급, 프랑스의 루비(Rubis)급 같은 저농축우라늄 잠수함들이 3~4년 주기로 연료봉을 교체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잠수함은 20년 이상 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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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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