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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특집|폐허된 정치, 찢겨진 사회…한국은 몇시인가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탄핵 후폭풍 시나리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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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이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하면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내각제로 개헌하면 보궐선거를 치를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어느 쪽이든 양당은 권력을 분점하게 된다. 열린우리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하는 한 이런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두환 부본부장은 “노 대통령은 총선에서 자신이 내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 반드시 하야할 것”이라며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총선 이후 각 당의 총선의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분권형이나 내각제 개헌문제는 반드시 나올 것이고, 제7공화국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정현 팀장은 “노 대통령은 하야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신임이라는 말처럼 모호한 게 없다. 기준도 규정도 없다”며 “참패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틀림없이 말을 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권력의 속성상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팀장은 “그렇게 되면 노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야당의 끊임없는 사퇴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권위와 위엄이 땅에 추락하는 것은 물론 대통령직 수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만일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에 노 대통령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에는 헌재 결정이 노 대통령의 진퇴를 결정짓게 된다.



[시나리오 ④] 열린우리당 총선 승리 후 헌재가 탄핵 결정할 경우

가장 복잡한 상황이 바로 이 경우다. 헌재가 노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결정할 경우에는 하야와 마찬가지로 집권 여당이 사라지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다행히 원내1당 또는 그 이상의 의원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잡아갈 수는 있다. 또 민주당과 자민련은 급속도로 붕괴되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양당체제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보궐선거를 앞두고 개헌론이 강력하게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제의 폐해에 대한 국민적 반감 때문이라도 현행 헌법상 그대로 대통령 5년 단임제로 보궐선거를 치를 경우 자칫 국민의 반발을 살 수도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 때는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보다는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다른 당과 권력을 분점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총선과정에서 내각제나 분권형 주의자들이 상당수 탈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내각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 주창자들은 비록 주류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구시대적인 인물들이다.

한나라당의 주류는 영남 출신과 공직자 출신에 고령자들이다.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상당수가 교체되거나 자진해서 출마를 포기했다. 민주당의 주류도 호남 출신에 동교동계 고령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도 총선 공천과정에서 상당수 교체됐거나, 총선에서 탈락할 공산이 크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차기 주류로 유력한 당내 소장파들은 대부분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를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총선 이후 내각제나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정현 팀장은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추진하려는 개혁세력과 내각제를 끝까지 고수하는 보수세력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되지만 개헌이 추진된다면 중임제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대통령 보궐선거다.

이 팀장의 분석에 따르면 시간적으로 마땅한 대통령 후보를 찾기 힘든 상황은 각 당이 공히 마찬가지다. 이 때 민주당과 자민련의 지도부는 당의 존립을 걸고 한나라당과 공조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이른바 ‘고건 대망론’ ‘고건 최대공약수론’ 등이 그것.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겸 총리는 한나라당의 전신인 구 민정당의 국회의원이었고, 민주당과 자민련이 연정할 당시 서울시장을 역임했다. 야3당간에는 고 총리를 중심으로 일정한 ‘공약수 집합’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만일 고 총리만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야3당 연정이 수립되는 셈.

상대적으로 원내1당인 열린우리당은 고 총리를 상대로 싸울 만한 마땅한 장수를 찾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열린우리당의 입장에서는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자칫 권력을 빼앗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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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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