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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나는 정부혁신위 정부조직개편안

통폐합에서 기능조정으로 중심 이동 중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윤곽 드러나는 정부혁신위 정부조직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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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혁신위가 ‘심판·선수 분리론’을 정부조직개편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판·선수 분리론’은 그동안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해온 내용으로, 결국 그것이 참여정부의 정부조직개편 기본원칙으로 굳어진 모습이다. 이는 혁신위의 논의과정에서 합리적인 조직개편안을 모색하기보다는 ‘노심(盧心)에 맞추려는 분위기가 생겨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처럼 혁신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은 내부논의를 통해 일정한 윤곽이 잡혀가면서도 ‘노심’에 의해 언제든지 변형될 여지를 남긴 채 ‘미완성 상태’에서 그친 경우가 적지 않다. 혁신위가 노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는 셈이다.

각 분야별로 정부혁신위 내부에서 논의중인 부처간 조직개편의 진행상황 및 주요쟁점을 긴급 점검해봤다.

산업과학 분야과기부총리제 집중 논의

관련 주요부처는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등 3개다. 이들 부처간 기능중복과 이에 따른 중복투자 등의 문제가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 부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산업육성, 대외무역 등의 주요기능에서 부처간 마찰을 빚고 있다.



혁신위는 이에 따라 이들 부처간 조직개편을 큰 틀에서 점검하고 있다. 산자부와 과기부, 정통부 등 3개 부처의 대통합안은 장기적으로는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나 이번 정부에서는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처가 지나치게 비대해질 경우 관리 및 효율성에 문제가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혁신위가 가장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안은 과기부총리제다. 혁신위는 과기부총리제를 전제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대통령·이하 국과위)와 과기부 중 어느 한 기관으로 통합하는 안을 상정해놓고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과위가 강화되는 대신 과기부는 사무국 형태만 유지하는 안과 국과위가 과기부로 흡수 통합되는 안 중의 하나로 정리돼야 한다는 것.

현재로서는 국과위를 강화해 과기부총리가 국과위 부위원장을 겸임하면서 과학기술정책 연구개발, 기획, 조정, 평가기능을 갖고, 과기부는 집행기능을 산자부와 정통부 등 다른 부처로 이관하고 사무국 형태로만 남아 있는 안이 다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기부는 그러나 이런 경우라도 일부나마 집행기능을 지키려는 입장이다. 혁신위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국과위와 과기부, 두 부처 모두를 살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면서 “만일 대통령의 뜻이 정 그렇다면 앞으로 새롭게 논의돼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혁신위에서는 그 대안으로 과기부에 ‘핵’의 원천기술과 안전문제 등 다른 부처에서 전혀 할 수 없는 최소한의 집행기능을 남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반대로 과기부는 그대로 둔 채 국과위를 국가적으로 위급한 상황에만 가동시키는 비상시기구 체제로의 전환도 예상 가능한 방안이다.

하지만 이 경우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한 ‘심판(개발·기획·조정·평가기관)’과 ‘선수(집행기관)’는 분리돼야 한다는 ‘심판·선수 분리론’과는 배치된다.

한편 혁신위는 국무조정실 산하의 5개 위원회 가운데 기초, 공공, 산업 등 3개 기술위원회를 하나로 통합해 과기부로 이관하는 안도 검토중이다.

산자부와 정통부의 조직통폐합 여부도 관심사다. 부처간 통합보다는 기능조정에 중심을 둔 조직개편을 한다지만 두 조직간 통합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정통부내 우정사업본부의 공사화 방안은 오래 전부터 논의돼온 안이다. 여기에 방송정책 수립과 규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방송위원회와 정통부의 통신에 대한 규제와 정책수립 기능이 합해져 실질적인 집행기능을 갖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만들어질 경우 정통부에는 사실상 남는 게 별로 없다. 정통부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

혁신위 일각에서는 두 부처간 통합을 전제로 ‘에너지청’을 별도 신설하는 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3개 기관은 중기특위를 폐지하고 지방 중기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복기능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는 듯하다.

한 행정개혁전문위원은 산자부와 정통부 간 조직개편과 관련해 “과격하게 부처를 합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하고, 중기청 등에 대해 “중복기능을 조정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빨리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행정 분야모든 해외홍보는 외교부 통해

해외홍보기능은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 외교통상부 등 3개 부처에 중첩돼 있다. 문광부의 재외문화원과 국정홍보처의 해외홍보원이 겹치고, 외교부의 해외홍보기능도 이와 큰 차이가 없다. 그동안 부처간 조직개편보다 기능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현행법상 해외에 나가 있는 국가공무원들은 모두 재외공관장의 통솔을 받도록 규정돼 있었는데 그동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혁신위도 이들 부처간 마찰해소와 중복투자를 막기 위한 방법을 기능조정에서 찾았다. 해외홍보기능을 외교부로 일원화하고 문광부와 국정홍보처 등은 외교부에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 다른 부처들도 해외홍보를 할 경우 외교부를 통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이들 부처조직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고, 그 대신 협조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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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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