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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사주간지‘뉴요커’가 폭로한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실상

벌거벗기고 성추행하고 폭행하는 미 헌병에게 “Good Job!”

  • 번역·정리: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美 시사주간지‘뉴요커’가 폭로한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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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사주간지‘뉴요커’가 폭로한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실상

4월말 미 언론에 공개된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사진들. 미군은 알몸의 이라크인들을 육체적, 성적으로 학대했다.<br>① 수감자의 목에 개끈을 묶어 끌어당기는 린디 잉글랜드 이병. ② 몸에 전선을 연결한 채 상자 위에 서 있는 이라크인 수감자. ③ 벌거벗긴 채 머리에는 자루를 쓴 이라크인을 린디 이병이 조롱하고 있다.

“그들이 심하게 괴롭혀서 이라크인이 사망했다. 그들은 시체를 얼음을 가득 채운 시체 운반용 자루에 넣었다. 다음날 위생병이 들것을 가지고 와 시체를 싣고 나갔다.”

물론 프레드릭의 자기변호는 지극히 이기적인 것이다. 그러나 프레드릭이 집으로 보낸 편지와 이메일을 통해 폭로한 내용은 군 당국의 내부 보고서에서 좀더 자세하게 드러난다. 타구바 소장의 보고서와 육군 헌병사령관 도널드 라이더의 보고서가 그것이다.

지난해 가을 산체스 준장은 라이더 사령관에게 이라크 내 수용소를 재조사하고 개선 방법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1월5일 제출된 라이더의 보고서는 이라크인 수감자의 권리 문제, 병사들에 대한 훈련 및 인력 문제, 구조적 문제 등에 즉각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는 또한 수감자들을 감시하는 헌병대와 심문하는 정보기관 사이의 긴장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군법은 군 정보기관의 활동에 대한 정보수집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아부 그라이브에서는 뭔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라이더의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전쟁 때로 돌아가면 그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 헌병은 ‘포로 심문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정보기관 요원들과 함께 일했다. ‘최적의 조건’이란 포로의 의지를 완전히 꺾어놓는다는 것을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다.



라이너 사령관은 “헌병대와 정보기관의 협조체제는 수용소의 원활한 운영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르핀스킨 준장의 헌병대는 군 정보기관의 심문 활동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러한 운영방식을 바꾸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라이더 사령관은 헌병대와 군 정보관리의 역할을 명백하게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군 최고 지휘부도 이 보고서를 읽었다.

그러나 라이더는 아직 상황이 위기 수준에 이르진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비록 몇 가지 운영방식에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어떤 헌병도 의도적으로 부적합한 이라크인 감금 행위를 하진 않는다”고 보고했다. 라이더 사령관의 조사는 좋게 말해서 실패이고 나쁘게 말하면 은폐이다.

타구바 소장은 라이더의 보고서에 대해 반박했다. “불행하게도 라이더 사령관이 잠재적 문제라고 결론 내린 것들이 그후 조사 때도 거의 똑같이 드러났다”는 것. 타구바 소장은 “사실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는 주로 라이더 사령관의 조사가 벌어지던 시점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학대행위는 승인받은 것 같았다”

타구바 소장은 라이더 사령관이 찾아낸 것과는 반대로 372 헌병중대와 800 헌병중대 소속 헌병들이 정보기관의 심문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운영방식을 변경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CIA 요원들을 비롯한 군 정보관리들이 헌병들에게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문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타구바 소장은 군 범죄수사대 수사원들이 확보한 진술을 인용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기소된 헌병들 중 사브리나 하먼 하사는 손가락, 발가락, 성기에 전선을 붙인 채 상자 위에 서 있던 이라크인을 포함하여 다른 이라크인들이 잠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증언했다. 그녀는 “정보관리들은 수감자들의 입을 열기를 원했다. 그들로부터 정보를 얻기 원하는 정보관리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 프레드릭과 그레이너의 임무였다”고 진술했다.

역시 기소된 헌병인 자발 데이비스 병장은 군 범죄수사대 수사관들에게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나는 정보관리들이 붙잡고 있는 수감자들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도덕적으로 문제삼을 만한 짓들을 그들에게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정보관리들이 우리와는 다른 규칙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데이비스는 또한 정보관리들이 헌병들에게 수감자들을 학대하라고 넌지시 이르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데이비스는 “정보관리들은 ‘우릴 위해 그 놈들을 풀어줘’ ‘그 놈에게 끔찍한 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해줘’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정보관리들은 이러한 말을 프레드릭과 그레이너에게도 했다. 데이비스는 “정보관리들은 그레이너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말들이다. ‘잘 했어(Good job). 그 놈들은 정말 빨리 진압됐어. 그 놈들은 모든 질문에 답했지. 우리는 정말 좋은 정보들을 얻었어’”라고 털어놓았다.

이라크인 수감자 학대 명령을 받았다는 것을 왜 알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데이비스는 이렇게 답했다.

“만약 정보관리들이 규정에서 벗어나거나 비정상적인 일들을 벌인다면 누군가는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학대가 벌어진 장소는 정보기관의 관할구역이었고, 정보관리들은 학대 행위에 대해 승인받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장교는 “나는 벌거벗겨진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보았다. 그러나 정보관리들은 우리에게 매트리스와 침대시트, 옷가지 등을 치우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타구바 소장은 민간업체 소속 번역가와의 인터뷰도 인용했다. 그는 “어느 날 밤 정보관리들로부터 풀려난 수감자들이 프레드릭과 그레이너에 의해 학대됐다. 그들은 수갑과 족쇄를 차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타구바 소장은 이 문제에 대해 군 정보기관의 총사령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심문 총괄자 또한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구바 소장은 나아가 민간 조사기관 요원들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구바 소장은 “군 정보기관 총사령관을 비롯해 민간 조사기관 요원들도 아부 그라이브에서 벌어진 학대에 대해 직간접적 책임이 있다고 의심한다”고 결론 내리며 즉각적인 징계처분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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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정리: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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