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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세대별 라이프스타일 연구

본때 나게 살고 싶은 20대, ‘끼리의식’강한 30대, 현실 추종형 40대

  • 글: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swhang@yonsei.ac.kr

한국사회의 세대별 라이프스타일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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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정치활동이나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젊은이도 많다. 이들이 바로 공동체적 개방형이라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젊은이들이다. 소위 386세대라고 지칭되면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기성세대와 상당한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젊은이들이 이 유형에 속한다.

공동체적 개방형은 다른 집단에 비해 개방성과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이들은 미미한 정도의 가부장적 태도와 남아선호사상을 가지고 있으며 위계질서에 강한 저항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잘 협력한다. 인간관계의 특성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며,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는 스스로 만든 울타리 내에서 맘껏 서로의 개성을 발휘한다. 소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고 우리 편이라고 하면 웬만큼 튀어도 용서한다.

그러나 비슷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아주 강한 적대감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의 생활은 동료나 또래 중심적이다. 동료의 성공이 나의 발전이며 또 기뻐할 일이다. 반면 이들은 위계적인 상하서열과 권위적이거나 전통적인 가족중심적인 것에는 별로 가치를 두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거나 우월성을 드러내는 것에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바로 ‘노사모’가 이런 성향을 대표한다. 그러나 노사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 중엔 30대뿐 아니라 40대, 심지어 50대 연령에 속하는 인물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꼭 특정 연령집단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열린 우리’와 ‘닫힌 그들’ 사이에서



‘공동체적 개방형’ 젊은이들의 행동은 분명 한국사회에서 흥미로운 성향이다. 한국사회에서 기성세대의 공동체란 내가 아닌 무엇을 위해 내가 희생하는 것이다. 이런 공동체의 의미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구호로 상징됐다. 따라서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공동체성이란 불우이웃돕기 성금부터 외환위기 극복 금 모으기, 평화의 댐 성금으로 나타난다. 이런 공동체는 젊은 연령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공동체적 개방성향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젊은이들의 공동체는 호기심으로 한번 참여할 수 있는 무엇이다. 그것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참가한 동아리, 혹은 동호회일 수도 있고 또 재미있는 파티 모임일 수도 있다. 즐거움이 있으면 내가 속하는 것이고, 서로 통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사람들이 모인 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이며, 공동체의 유지도 나를 빛내면서 우리가 같이 어울리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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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swh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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