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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경제국경 지킴이 관세청 조사감시요원 24시

구두 밑창에서 마약 찾아내고 지하 땅굴에서 양주 발견하고

  • 글: 신주현 자유기고가 asinamu7@hanmail.net

경제국경 지킴이 관세청 조사감시요원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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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국경 지킴이 관세청 조사감시요원 24시

지난 4월 인천세관에서는 국가정보원의 제보를 받아 정품 시가 65억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43만1000정을 밀수하려는 조직을 검거했다.

배 반장은 비행기 승객 중 화물 환승을 시도한 사람의 명단을 뽑아 이름을 기준으로 총 15명의 태국인을 분류해냈다. 이들을 대상으로 화물 임시번호와 화물 누락상태를 분류한 결과 한 태국인 일가의 화물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들은 한국을 경유해 미국 애틀랜타로 향하고 있었다. 마약 우범국가 화물에 대한 미국 세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한국에서 국적 세탁을 시도한 것이었다. 오후 10시경 마약운반책으로 밝혀진 이 태국인 일가 여성 여행자 3명이 두 시간 후인 12시, 미국 애틀랜타에 도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임시화물번호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 환승화물에 대한 지식과 마약조사 업무 7년의 경력을 바탕으로 2시간만에 피의자의 도착지까지 확인한 것이다.

배 반장은 지체 없이 미국 마약단속청(DEA)에 이 사실을 통보했고 미 마약단속청은 애틀랜타 공항에서부터 이들을 추적해 마약 인수를 위해 접선한 감시책까지 밀수단 전원을 검거할 수 있었다. 신속한 수사와 국제공조가 빛을 발한 사건이었다.

배 반장은 지난해 5월에도 마약 밀수 혐의자를 집요하게 추적해 검거한 바 있다. 당시 용의자는 장기간 중국 체류 끝에 돌아온 우범인물로 엑스레이 검사와 휴대품 검사를 완벽하게 실시했는데도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혐의자가 입국장으로 막 나가려던 순간, 배 반장은 혐의자의 걸음걸이가 이상한 것을 눈여겨보다가 그가 키높이 구두를 신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키가 큰 사람이 키높이 구두를 신은 것을 수상히 여긴 배 반장은 입국장 바로 앞에서 용의자를 통관 사무실로 데려갔다. 사무실에서 구두를 벗어보라고 하자 용의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구둣바닥을 칼로 벗겨내는 순간 용의자가 배 반장의 손을 잡았다. 조용히 해결하자는 것. 그러나 배 반장은 동요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메스암페타민(필로폰) 77g이 발견되었다. 배 반장의 집요함이 결국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마약은 필로폰입니다. 그동안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왔어요.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마약 단속을 벌이고 우리 세관에서 집중적으로 루트를 봉쇄하자 필리핀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마약조직이 반입 루트를 찾기 위해 여러 국가를 이동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약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흘러 들어간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구역에 속한다지만 위험 징후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래서 세관의 임무는 더욱 막중하다.



관세청 마약조사국 차두삼 과장은 “세관이 벌이는 마약수사의 특징은 국경선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소비된 후 단속하면 이미 피해자가 발생한 뒤인 데다 비용도 몇 배나 더 소요되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 세관일수록 마약수사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조수표 적발의 명수

인천공항세관 조사총괄과 조사4계 박관승 반장은 불법 외환거래 및 위조 수표 적발의 명수로 불린다. 박 반장은 지난 4월8일 여행자수표를 소지하고 태국에서 들어온 네덜란드 국적의 K씨를 적발했다. 세관검사대 직원이 가방을 조사하던 중 여행자수표 번호 일부가 중복되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기고 조사4계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장에 출동한 박 반장은 위조 여행자수표와 K씨의 신병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가 쉬울 리 없었다. 시시때때로 신병을 호소하고 병원 치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수사기간보다 치료기간이 더 길 정도였다.

인내심을 갖고 수사한 끝에 박 반장은 국내에 또 다른 위조 여행자수표를 사용하는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출국 날짜를 기다려 공항에서 불가리아 국적의 P씨를 검거했다. 현재 이들은 구속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다.

24시간 근무하고 그 다음날 쉬는 격일제 근무에다 사건이라도 터지면 1주일씩 집에 못 들어가는 등 격무에 시달리지만 박 반장의 위조수표 근절에 대한 의지는 대단하다.

“위조수표가 국내에서 돌아다니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높고,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가 위조화폐나 채권, 수표에 취약한 국가라고 인식되면 무역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거든요. 세관에서만 잘 막아내면 위조수표가 초래하는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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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주현 자유기고가 asinamu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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