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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 ‘KMH 오디세이(한국형 다목적헬기)’

꿈은 웅대하나 기반은 취약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 ‘KMH 오디세이(한국형 다목적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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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 ‘KMH 오디세이(한국형 다목적헬기)’

공격헬기의 걸작 미 보잉사의 아파치 롱보우(위)와 기동과 공격 겸용으로 개발되다 실패한 코만치 헬기.

KMH사업이 발표되자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이 최첨단 헬기 개발에 도전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선진국은 저 멀리 앞서가는데 한 세대 뒤진 헬기를 국산화한다고 해서 전력 증강에 도움이 되겠는가. 수출이 제대로 되겠는가. 좋은 헬기를 외국에서 사다 쓰는 것이 전력 증강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는 부정적 견해도 적지 않았다.

찬사보다는 비난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었기에 막 이륙을 시작하던 KMH사업은 갑작스런 기류 변화를 만난 듯 크게 뒤뚱거렸다. 하지만 올해 초 대통령령에 따라 국방부에 ‘KMH개발사업단’이 결성됨으로써 일단 ‘이륙’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공격헬기 분야를 놓고 새로운 시비가 일어났다. 비판론자들이 ‘KMH 공격헬기는 미국의 AH-64D 공격헬기는 물론이고 독일·프랑스 합작 회사인 유로콥터의 공격헬기인 타이거, 러시아의 카모프 공격헬기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주변국의 전력 증강 때문이라도 한국은 곧 외국에서 고성능 공격헬기를 사와야 할 처지가 될 터이다. 그런데 왜 한 세대 뒤진 KMH 공격헬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냐’며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이 지적은 KMH의 목표는 물론이고 한국 육군의 지향점을 묻는 질문과 연결된다. 이에 대해 이 사업에 관여하는 국방부의 고위 소식통은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았다.

“미국 보잉사의 AH-64D 아파치 롱보우는 최고의 공격무기를 탑재한 ‘헤비급’ 공격헬기다. 독·불 합작회사인 유로콥터가 생산하는 타이거 등은 ‘미들급’ 공격헬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KMH 공격헬기는 웰터급이나 라이트급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이나 유럽 러시아처럼 대형군을 지향하지 않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렇게 보충 설명했다.

“미 육군은 최고의 공격헬기만 보유하는 ‘하이(high) 전략’을 선택했다. 그러나 우리는 최고가와 함께 중저가도 함께 보유하는 ‘하이 로우 믹스(high-low mix) 전략’을 채택했다. 모기를 잡는 데 칼을 뽑아들(見蚊拔劍)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북한군이 보유한 소수의 첨단 전차는 선진국에서 수입한 대형 공격헬기로 부수고, 북한군이 다수 보유한 구식 전차는 KMH 공격헬기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에는 아파치나 타이거 같은 뛰어난 공격헬기를 사고 싶지만 ‘얇은 지갑’ 때문에 고민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우리는 중저가 KMH 공격헬기를 개발해 이들의 지갑을 열어보겠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명품이 아닌 중저가품의 KMH 공격헬기를 30여년 활용해 본 후 여기서 축적된 기술로 미국이나 유럽제에 버금가는 명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제 날기 시작한 새끼 독수리에게 어미 독수리의 위용을 기대하지 말라.”

이 관계자의 진심이 받아들여진다면 아직 모양도 나오지 않은 KMH 공격헬기의 성능에 대한 시비는 종식될 수 있을 것이다.

틈새시장을 노려라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KMH의 목표점에 대해 비유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공격과 기동을 막론하고 세계 주요 국가가 생산하는 헬기는 2만파운드 이상의 추력을 가지면서 대형화되고 있다. 같은 5인승 승용차라도 과거에는 엑셀을 탔다면 지금은 쏘나타를 타는 것과 같다. 그리고 추력 1만파운드 이하의 소형 헬기도 나름대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형차 시장과 별도로 티코와 마티스 같은 경차 시장이 확대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 보니 과거 주력시장이던 추력 1만2500파운드에서 1만7500파운드대 헬기 시장은 텅 비어버렸다.

쏘나타류의 중형차와 티코류의 경차가 인기를 끌면서 한때 1500㏄대의 자동차시장이 줄었지만, 요즘 모닝을 비롯해 그 크기의 자동차시장이 새로 형성되고 있지 않느냐. 마찬가지로 우리는 빈 시장을 파고 들겠다는 것이다. 경쟁자가 적은 니치 마킷(틈새시장)을 노려야 세계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군은 태생적으로 미국군과 같은 대형군을 지향할 수 없다. 한국 육군이 보유한 국산 K-200 장갑차는 최근 선보인 미국의 경(輕)무장 신속배치군인 스트라이커 여단이 보유한 스트라이커 장갑차보다도 작고 느리며 화력도 떨어진다. 미국군에서는 경장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한국군은 중장비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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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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