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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⑤

바이엘|전방위 구조조정으로 거듭나는 ‘화학 만물상’

감기약에서 플라스틱까지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바이엘|전방위 구조조정으로 거듭나는 ‘화학 만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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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전방위 구조조정으로 거듭나는 ‘화학 만물상’

머티리얼사이언스 케미컬 사업부의 소재 시험 반응기(왼쪽), 바이엘 중국법인 케미컬 사업부에서 피혁 품질을 살펴보는 직원들.

머티리얼사이언스의 스벤 게스터만 박사는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자동차 후드는 뜨거운 엔진 열기에도 변형되지 않고, 전조등은 기존 제품보다 45%나 밝으면서도 웬만한 충격에는 깨지거나 긁히지 않는다”며 “요즘은 BMW 등 고급 차종일수록 외형은 폴리카보네이트, 실내는 폴리우레탄 재질의 부품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라고 했다.

또한 강화유리보다 150배나 충격에 강하면서도 무게는 2분의 1에 불과해 공항, 역사, 경기장 등의 유리지붕을 대체하고 있으며, CD나 DVD 같은 광학 데이터 저장재, 전기·전자제품 외장재, 스키 부츠 등 스포츠 용품 재질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인다.

바이엘은 폴리카보네이트의 용도에 따라 ‘바이블렌드’(자동차 내·외장 부품), ‘마크로폴’(전기·전자제품 외장), ‘마크롤론’(광학저장장치·조명기기·의료기기), ‘듀레탄’(자동차용 플라스틱), ‘데스모판’(스포츠 용품)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게스터만 박사는 “물론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이엘 머티리얼사이언스는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everyday life)과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R&D가 바이엘의 힘



바이엘 성장의 견인차는 R&D다. 기술 선도적인 제약·화학기업의 특성상 바이엘의 역사는 발명과 발견, 혁신의 역사일 수밖에 없고, 연구와 개발에 최우선 순위를 두지 않는 한 발명·발견·혁신을 전제로 한 기업 성장은 불가능했다. 바이엘은 현재 전세계 25개 연구소 1만2000여명의 연구원을 그룹의 성장 엔진으로 가동하고 있다.

바이엘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약 24억유로(약 3조4000억원)로 매출액의 8%에 달한다. 모든 사업부는 자체 연구소에 의한 R&D와는 별도로 바이엘 테크놀로지 서비스로부터 특히 공정기술 개선에 관한 지원을 받고 있다. 명문 대학과 공공부문 연구기관, 글로벌 파트너 기업들과 연계한 기술혁신 프로젝트도 다수 수행되고 있는데, 이러한 협력을 통해 전문가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신제품에 적용시킬 수 있게 된다.

바이엘 헬스케어 제약연구소의 안드레아스 크노르 박사는 “우리는 미국과 유럽 등지의 굵직굵직한 제약·화학회사 연구진들과 활발하게 정보를 교류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과의 네트워크는 중복 연구와 같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함으로써 막대한 R&D 투자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가져온다”고 귀띔했다.

바이엘 헬스케어는 지난해 R&D 예산으로 12억5000만유로(약 1조7000억원)를 사용했다. 이는 그룹 전체 R&D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규모가 큰 생명공학, 유전공학 분야 연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도 5000명에 달해 그룹 전체 연구인력의 40%를 상회한다.

그 결과 바이엘 헬스케어는 현재 약 19만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6만개에 육박하는 상표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수개월에 걸쳐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 비뇨기계 감염 치료제 ‘씨프로’ 등 9개의 신제품을 잇달아 시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바이엘|전방위 구조조정으로 거듭나는 ‘화학 만물상’

‘마크롤론’ 브랜드로 생산되는 플라스틱 용기(왼쪽), 크롭사이언스에서 합성물 시험을 수행하는 로봇.

신약 하나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험용 화학합성물(chemical compounds)을 제조하고, 추출하고, 혼합하고, 분리하고, 반응시키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많은 화학합성물을 확보해서 얼마나 많은 연구과정을 거치는가가 성공의 관건인데, 바이엘의 남다른 강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화학합성물 비축량과 시험설비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부퍼탈에 소재한 바이엘 헬스케어 제약연구소는 650만개의 서로 다른 시험용 화학합성물을 도서관 시스템처럼 정교하게 분류·저장해 활용하고 있다(실제로 이 시설을 ‘Compounds Library’라고 부른다).

합성물이 담긴 소형 용기들에는 바코드가 붙어 있고, 연구원들이 컴퓨터로 지시하면 바코드 리더기를 거쳐 로봇 팔과 크레인이 합성물 용기를 이곳저곳으로 이동시킨다. 특정 시험에 필요한 합성물은 ‘도서관’에서 빼내오고 시험이 끝난 합성물은 제자리에 갖다놓는 것인데, 워낙 많은 시험이 동시에 진행되므로 로봇 팔과 크레인은 마치 공장의 자동화 생산라인에서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화학합성물을 이용한 다양한 시험도 컴퓨터와 로봇들이 담당한다. 로봇이 합성물을 이동시키고 시험하면 컴퓨터는 어떤 분자가 어떤 구조에서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는지를 파악해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 과정을 ‘스크리닝(screening)’이라고 하는데, 바이엘은 부퍼탈의 제약연구소와 미국, 일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크리닝 연구소를 두고 있다.

헬스케어 분자시험연구소의 크리스토프 알린 박사는 “스크리닝 과정에서 시험 결과에 대해 99% 이상 확신이 서야 연구원들간에 본격적인 신약 개발논의가 시작된다”며 “로봇공학의 발전으로 1주일에 150만개 정도의 합성물 스크리닝이 가능해져 개발 속도가 많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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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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