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집중기획|수도이전 논란, 나라가 찢긴다

2002 대선 노무현 캠프 회의록에 나타난 행정수도와 득표 전략

“충청에서 전체 판세 이끌어야. 행정수도 더 밀고 가라”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2002 대선 노무현 캠프 회의록에 나타난 행정수도와 득표 전략

2/5
12월2일 13차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선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특히 충청권이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응도 좋으므로 충청권이 선거 전체적 판세를 끌어가는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선거 득표 전략 차원에서 비중이 더욱더 커진 것이다. 다음은 이해찬 본부장의 말이다.

“이인제 의원이 탈당을 했고 정몽준 후보가 같이 공동 지원유세를 빨리 다닐 수 있도록 최대한 저희들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정몽준 후보하고의 관계는 저희 협상팀에서 신속하게 갈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하겠습니다. 특히 충청권이 이번 선거에 매우 중요한 지역인데 비교적 지난 1주일 동안은 저희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비교적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이인제 의원이 탈당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충청도 쪽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전체적인 판세를 끌어가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12월9일 14차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도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먹혀들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임채정 정책선거특별본부장은 “어제 오늘 뉴스에서 보셨겠습니다만 후보께서 대전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기자회견과 병역 단축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셨습니다. 모두 꽤 평가가 좋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라고 말했다.

16차 중앙선대위 전체회의는 대선을 승리로 이끈 뒤인 2002년 12월30일 열렸는데, 이 자리에선 “행정수도 이전은 아주 좋은 공약이었다”는 자체 평가가 나왔다. 정세균 국가비전21위원회 본부장의 말이다.

“충청권 행정수도 문제와 관련해 이런저런 걱정도 많이 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좋은 공약이었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행정수도 공약을 한나라당에서 집중적으로 공격을 할 때 정책위원회는 물론이지만 기획위원회나 미디어본부 또 전체 선대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잘 뒷받침을 해주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나라당의 6가지 대응책

한나라당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속마음이 드러난 것은 2004년 6월21일 의원총회에서였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중 일부 의견을 내부 대응방침으로 채택했다. 이날 김덕룡 원내대표 대신 박근혜 당대표가 직접 회의를 진행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의총에서 수렴된 한나라당 여론은 ‘행정수도 이전 반대’다. 실제로 의총 발언 녹취록에 따르면 발언에 나선 27명의 의원 중 이전 찬성론을 편 의원은 충청 출신 홍문표 김영숙 의원, 수도권 김영선 의원 등 3명뿐이다. 나머지 24명은 사실상의 반대론을 폈다. 이는 행정수도 이전 관련 한나라당 행보를 읽는 데 있어 ‘기본적 문법’으로 삼아야 할 포인트다.

이어 한나라당은 크게 6가지 전략적 대응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vs 한나라당의 1대1 정면대결 피하기, 노무현 vs 국민으로 전선 형성하기, 반대여론 확산 등 지공(遲功)작전, 행정수도 타당성 재검토 요구를 지공의 명분으로 삼기, 국민투표 요구 일단 철회, 이전 반대시 대안 모색이 그 골자다.

이를 뒷받침하는 의총 발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당 자체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호재로 삼아, 국민이 수도문제를 걱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호재로 삼아 국민과의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한다”(공성진 의원), “국민투표라는 전면전에서 질 경우 돌아나올 길이 없다”(원희룡 의원), “행정수도 이전은 백지화돼야 한다. 그러나 그냥 백지화는 옳지 않다. 적어도 충청권의 기대이익을 보상해주는 계획이 나와야 한다. 대학을 중부권으로 이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윤건영 의원). 특히 공 의원은 기자에게 “지공작전은 내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수도 이전 논란으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지만 아직은 ‘논란의 클라이맥스’가 아니다. ‘행정수도 이전부지 수용 예산처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 초순부터 2006년 말까지 4조3000억원의 예산으로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인 충남 공주-연기 지역 2150만평을 모두 수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장 내년에 토지수용 예산으로 1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수용 예산은 올해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의 내년도 정부예산 심의에서 통과되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이 예산안 통과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반대한다면 어느 수위까지 반대할 것인지가 관심사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 ‘로드 맵’을 제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로드 맵과 실제로 돈이 투입되는 것은 전혀 다른 국면이다. 한나라당이 법안 통과에 이어 예산안까지 통과시켜준다면 향후 이전반대로 돌아설 입지는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행정수도 이전의 ‘기정사실화’는 그만큼 굳어진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정부의 내년도 전체 예산처리와 연계해 토지수용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청와대가 이를 거부하게 되면 상황은 파국으로 갈 수도 있다. 다음은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의 일문일답.

2/5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목록 닫기

2002 대선 노무현 캠프 회의록에 나타난 행정수도와 득표 전략

댓글 창 닫기

2022/09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