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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수도이전 논란, 나라가 찢긴다

행정수도 반대론에 열받은 심대평 충남지사 “한나라당, 행정수도 반대 부추겨 표 구걸말라”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행정수도 반대론에 열받은 심대평 충남지사 “한나라당, 행정수도 반대 부추겨 표 구걸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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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가 많은 나라여서 경제성이 좋은 입지엔 예외없이 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풍수지리학자인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행정수도 후보지가 국가의 수도가 들어설 정도로 좋은 곳이라면 왜 지금까지 변변한 도시 하나 안 들어선 채 벌판으로 내버려져 있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심 지사의 고향이 행정수도 후보지에 편입된 공주 대평리라고 하는데 이런 견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충청도엔 백제의 고도인 공주와 부여가 있습니다. 외세의 침략으로 망하긴 했습니다만 백제는 찬란한 문화를 가진 나라였습니다. 공주는 그런 백제 문화가 꽃핀 중심지였습니다. 대단한 길지(吉地)에 행정수도가 들어서는 것입니다. 제가 풍수지리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풍수학자는 ‘서울은 도읍지로선 600년이 한계이고 새로운 천년 도읍지로 계룡 시대가 열린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제의 경우 현재의 서울 지역인 한강변 위례성에 수도를 두고 있을 때(근초고왕 집권 시기 등)가 전성기였습니까. 공주로 남하한 뒤 쇠락의 길을 걸었는데요.

“공주, 부여 시대에 백제의 ‘문화’가 최고 전성기다는 것입니다. 충청도 향토사학자들 사이에선 위례성이 서울 부근이 아닌 충청도 지역이었다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는 백제사 연구 목적으로 역사문화연구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반대여론이 높지만 이전 여부를 재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어 심 지사는 행정수도이전 재검토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을 졸속으로 통과시켰다며 공식사과하고 재론을 요청했는데요. 박 대표의 이러한 제안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라면 그렇게 안 합니다. 행정수도 이전논의는 5년, 10년을 끌어도 의지가 없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신중하지 못했다는 발언이 오히려 신중치 못한 발언입니다. 16대 국회의 결정을 번복, 폄훼하는 것으로 국회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일입니다.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지금은 행정수도 이전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를 논의할 때입니다.”

-한나라당의 수도이전 재검토 요구도 정략적 접근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정당이 확실한 지역적 기반을 갖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당은 국가의 통합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관점에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야 합니다. 그런데 특정지역을 볼모로 표를 구하는 것도 모자라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에 따라 국민을 둘로 나눠 그 한쪽의 지지를 갖고 표를 구걸하려고 하면 국가가 불행해집니다. 국회가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킨 법을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잘못됐다고 뒤엎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렇게 하면 표가 될 것이다’라는 정략적 발상은 국가경영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러면 국민이 어떻게 국회의 권능을 믿고 법을 따르겠습니까.”

-지난 총선에서 충청 유권자들이 열린우리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당선시킨 데엔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작용했다고 보십니까.

“행정수도 이전 추진이 충청권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을 높이는 작용을 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후보들도 총선 당시 유권자에게 ‘당선되면 적극적으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차라리 지난 총선 때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몇 명 더 당선시켜줬다면 행정수도 이전이 훨씬 더 수월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한나라당은 충청권 선거구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를 냈다).”

“盧 정부 지방화전략은 탁월”

-2007년 대선 결과에 따라 행정수도 이전사업은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습니다만….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이 중요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통령중심제에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행정수도 이전문제도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은 시기의 문제일 뿐 근본적으로 백지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 정부는 이전 후보지의 토지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고, 내년 1월부터 시작해 2006년 말이면 토지수용이 다 끝납니다. 현 대통령이 후보지 토지 매수를 끝내놓은 상태에선 집을 언제 짓느냐가 문제가 될 뿐, 백지화는 어려운 일입니다.”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 후보도 백지화 공약을 못할 것으로 보십니까.

“표를 의식해 그런 공약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찌 된 영문인지 표를 구걸하는 민주주의가 되었습니다. 국정운영 능력을 평가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유권자의 감성에 호소하려 합니다. 그래서 눈물을 흘린다든지 스킨십 쪽으로 애를 씁니다. 시간이 흐르면 유권자도 그런 것에 현혹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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