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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수도이전 논란, 나라가 찢긴다

행정수도 반대론에 열받은 심대평 충남지사 “한나라당, 행정수도 반대 부추겨 표 구걸말라”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행정수도 반대론에 열받은 심대평 충남지사 “한나라당, 행정수도 반대 부추겨 표 구걸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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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방식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까.

“참여정부가 행정수도 이전, 지방분권, 국토균형발전의 3대 과제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추진하기로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은 대통령 선거공약에 포함되어 정치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추진과정에 전문가 그룹이 잘 활용되어 모든 일이 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없습니까.

“어떤 일도 완벽하기는 어렵죠.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에 언론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구하지 못한 점이 쉽게 여겨집니다. 먼저 언론을 설득했어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수월했을 것입니다.”

심대평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시 청와대 등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근무하면서 당시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전 전 대통령도 돌발상황(아웅산테러사태)만 없었다면 실제로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5공화국의 수도이전 비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임시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할 당시 심 지사는 청와대에서 근무했는데….

“박 전 대통령은 1960년대에 서울을 인구 400만명에서 묶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수도권 과밀화 억제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수도를 적의 사정거리 밖에 두기 위한 안보상도 이유였습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자주국방에 대한 의지가 강했습니다. 통일이 되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겠다는 뜻에서 임시라는 말을 붙였죠. 현재 군령권은 충청권인 계룡대로 내려와 있습니다.

임시행정수도 이전은 이전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단됐다기보다는 박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서거 때문에 유야무야 된 면이 더 강합니다. 당시 책임자인 오원철 경제2수석은 도시 건설 직전 단계까지 일을 진척시킨 것으로 압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 견해입니다만, 박 전 대통령은 당시 행정수도 이전의 두 가지 이유인 수도권 과밀 해소와 안보 중 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대해서도 사정을 잘 안다고 들었는데요.

“전두환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계획에 매우 공감했다고 들었습니다. 전 전 대통령의 신임을 한몸에 받으면서 5공화국의 경제문제를 사실상 총괄하던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행정수도 이전계획을 주관했습니다. 나는 당시 대전시장이었는데 김 수석과는 친분이 있어 그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의사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 전 수석도 행정수도를 이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전 전 대통령은 수도권 과밀 해소차원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했으며 이전예정지는 지금의 계룡대 자리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웅산사태로 김재익 수석이 사망하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 이전계획이 중단된 것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말 행정수도를 이전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면 김 수석 사망 후 다른 사람을 내세워 계속 이전을 추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수도이전과 같은 문제는 정책 담당자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의지가 강한 김재익 수석이 사망한 뒤 대통령 주변엔 김 수석만큼 열의를 보인 사람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대통령 측근 가운데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아웅산사태로 김 수석을 비롯해 많은 각료를 잃은 대통령은 심리적으로 충격을 받아 수도이전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힘있게 추진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입니다. 그러던 중 대통령 임기가 중반을 훌쩍 넘서면서 추진이 더욱 어려워진 것입니다.”

‘수도권’ 충남이 누릴 혜택

-행정수도 이전이 해당 지역인 충남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모두 있습니다. 우선 행정수도 후보지 2300만평이 충남도 관할권에서 떨어져 나갑니다. 공주시와 연기군의 행정력이 그만큼 감소되는 것입니다. 후보지 주변지역이 시가화조정구역(도시의 팽창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처럼 개발제한을 두는 곳)과 비슷한 방식으로 묶이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불이익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도권 주민이 된다는 긍정적 요인이 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 후엔 충남지역 전반에 걸쳐 인프라가 개선될 것입니다. 연기, 공주 지역으로 접근하는 도로, 철도, 항공로가 발전하게 됩니다. 행정기관의 집중과 인프라의 확충은 제반 산업의 발전을 불러올 것입니다. 청주공항은 국제공항으로서 명실상부한 위치를 점하게 되고 대전광역시는 배후도시로 발전할 것입니다.”

-행정수도가 내륙에 위치하면 행정수도와 바다를 이어주는 충청권 항만의 개발도 촉진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현재 충남엔 유명한 항구가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개발계획이 수립된 충남 보령 신항은 중국 상하이와 근거리에 있으며 대형 선박이 입·출항할 수 있을 정도로 수심이 깊습니다. 2006년 이후 본격 개발될 예정인데 행정수도가 이전해 온다면 보령 신항의 개발은 더욱 촉진될 것입니다. 보령 신항은 행정수도가 바다를 통해 세계로 나가는 관문항 기능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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