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지금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거 준비해 오라”고 지시한다고 한 측근은 전한다.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면 이 의원은 밤을 새워가면서 논리를 개발하고, 핵심을 요약해 대통령에게 보고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신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것이다. 이 의원은 공식적인 당직을 맡지 않았지만, 현재 신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한 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역구가 강원도인 까닭에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이 의원이 행정수도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의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수도를 이전해야 하는 논리가 매우 정교하게 다듬어져 올라 있다.
의회와 청와대의 ‘연결고리’
요즘 이 의원은 당내에서 이화영(李華泳) 김진표(金振杓) 김태년(金太年) 윤호중(尹昊重) 서갑원(徐甲源) 김재윤(金在潤) 백원우(白元宇) 의원과 함께 ‘의정활동연구센터’를 만들어 활동중이다. 이 센터는 국회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지 않는 열린우리당의 자생적인 의원연구모임이다. 청와대와 함께 국정 ‘어젠더’를 만들고, 의회 차원에서 이를 백업하는 것이 주로 하는 일이다. 즉 의회와 청와대의 ‘연결고리’인 것이다. 이 의원은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막후에서 모임을 주도하면서 청와대와 의회의 가교 노릇을 맡고 있다.
이 의원은 언젠가 노 대통령을 ‘2대 대통령’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1대 대통령은 권위주의 시대를 살아온 이승만부터 김대중까지고, 2대 대통령은 탈권위주의 시대를 연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얘기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가장 활발하게 노 대통령을 보좌하는 이 의원의 ‘정중동(靜中動)’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다시 한 번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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