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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스템 개혁

무용지물·기능중복·전문성 부족… 아직도 실험중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참여정부 시스템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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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내각과 청와대의 관계가 변화해야 한다. 현대사회의 흐름상 국정운영 환경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국제사회는 갈수록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상호연계성과 긴밀성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시스템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할을 전문화시켜 긴밀하게 통합과 조정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궁극적으로 청와대는 청와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 일들은 내각 자율에 맡기는 관계정립이 선행돼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 그리고 청와대와 내각의 역할 분담과 전문화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청와대 조직개편을 시도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야기됐다는 이야기다.

이 교수는 이어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면 정치사회적으로 기대치가 높아지는 만큼 새로운 정권을 담당한 사람들 입장에선 의욕이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스템은 생태계나 마찬가지”라며 “추진과정에서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고 시간도 필요하다. 정확한 목표와 일관성을 가지고 얼마만큼 전략적으로 추진해나가느냐가 시스템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7월6일 정보관리시스템 의제관리시스템 사후관리시스템 등 3개 관리시스템을 추가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정보관리시스템은 각종 언론보도와 부처 및 국정과제위원회 회의자료, 청와대 내부자료,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 기업인 등 외부에서 수집된 정보를 수집해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각 수석·보좌관실이 배포하고 공유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제를 발굴하고 각종 회의체를 통해 논의 및 토론과정을 체계화한 것이 의제관리시스템이고, 그 결과를 관리하는 게 사후관리시스템이다.

박남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와 관련 “그동안 정보가 의제로 발전하지 못하고 흘러버리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라며 “국민적 관심사를 빠짐없이 챙기고 제기된 문제점을 근원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국무조정실(국조실)에서 추진하는 국정시스템 혁신과제는 굵직한 현안들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이다. ▲국책사업타당성 조사제도 개선 ▲정책조정시스템 구축 ▲국정현안조정시스템 구축 ▲사회갈등조정시스템 구축 ▲국무회의·차관회의 관리시스템 ▲대통령지시사항 관리시스템 등 6개 과제다.

이 가운데 국무회의·차관회의 관리시스템과 대통령지시사항 관리시스템은 청와대와 동시에 구축 완료한 행정시스템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국무회의가 열릴 때마다 청와대 비서실과 각 부처 장관들이 별도의 보고서를 문서로 작성해 들고 들어갔다. 이런 방식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문건이 유출되는 등 보안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활용성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 회의 도중은 물론 나중에 필요할 경우 찾기가 쉽지 않아 보고서의 활용가치는 일회성에 그쳤다.

참여정부 국무회의는 디지털방식

참여정부의 국무회의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른바 ‘노트북 회의’로 진행돼 적어도 외양만큼은 확실히 바뀌었다. 청와대 비서실과 각 부처 장관들은 회의 시작 전에 사전안건과 보고내용을 파일로 작성해 미리 구축해둔 시스템에 등록시키도록 돼 있다. 보고서는 자연스레 DB로 구축되는 시스템이다. 회의 진행중은 물론 필요할 경우 누구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정부의 회의가 ‘아날로그 방식’이었다면 참여정부는 ‘디지털 방식’인 셈이다.

대통령지시사항 관리시스템도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과거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매년 책자형태로 묶어 각 부처에 배포한 후 이행상황을 보고서로 제출받았다. 하지만 요즘엔 온라인시스템이 도입돼 컴퓨터를 통해 각 지시사항별 담당자와 추진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당연히 대통령지시사항을 별도 책자로 발간하는 일은 불필요해진 것.

국조실 관계자는 “국무회의나 차관회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좀더 혁신적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책사업 타당성 조사제도 개선과제는 올해 1월초 완료됐다. 새만금 방조제축조사업과 경인운하개발사업, 고속철도건설사업 등 그동안 추진된 대규모 국책사업이 시행과정에서 타당성 논란, 용역 공정성 시비, 환경문제, 총사업비의 과다한 증액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자 재발방지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500억원 이상 규모의 국책사업은 기획예산처가 주관해 기본계획을 거쳐 예비타당성조사→기본설계 및 타당성조사(사전환경성검토 동시진행)→실시설계(환경영향평가)→사업시행의 절차를 밟아 진행해 왔다. 500억원 이하의 국책사업은 기획예산처가 아닌 해당부처에서 주관하고, 예비타당성조사만 생략될 뿐 동일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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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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