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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포트

일제가 훼손한 백두대간 제 이름 찾는다

20년 논쟁 끝, 첨단기술로 다시 그리는 산맥지도

  • 글: 김영표 국토연구원 GIS연구센터장

일제가 훼손한 백두대간 제 이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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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훼손한 백두대간 제 이름 찾는다

<그림A>‘산경표’의 백두대간체계와 지형모형을 중첩한 자료.

이처럼 산맥이란 대체로 ‘산지에서 땅 위의 산봉우리가 선상(線狀)이나 대상(帶狀)으로 길게 연속되어 있는 지형’으로 정의된다. 즉 규모와 연속성이 산맥의 정의기준이 되는 것이다.

일부 학자의 경우 지형의 형성과정이나 땅 밑의 지질학적 특성을 산맥의 정의기준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보편적 정의가 아니며 일반인의 상식에 어긋난다. 지형 및 지질 특성은 단지 산맥의 구조나 특성을 설명하는 부차적 요인일 뿐이다(이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자 교육부는 2004년 1학기부터 초중고교 사회과 교과보완용 지도자료에 백두대간체계와 현행 산맥체계를 동시에 소개하여 교육에 활용하도록 했다).

위성영상 이용한 산맥체계 연구

20년이 넘도록 계속되어온 한반도 산맥체계에 대한 논쟁, 즉 ‘현행교과서의 산맥체계’와 ‘산경표의 백두대간체계’ 사이의 과학적 증거 없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정확한 분석과 검증을 통해 현행 산맥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올바른 산맥체계를 재정립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이러한 연구에 필요한 기술은 충분히 발전되어 있다. 정보기술 발달로 탄생한 위성영상처리기술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의 공간분석기법을 활용하면 짧은 기간에 넓은 지역의 지형과 지질현황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 위성영상을 이용하면 실제 현장답사가 불가능한 영역에서도 지형과 지표현황에 관한 자료를 취득할 수 있으며 수치표고자료(Digital Elevation Model·지형의 한 지점의 해수면으로부터의 높이를 입체적으로 나타내 컴퓨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자료)를 이용하면 지표의 입체적 모형을 컴퓨터에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또 전산화된 지질도를 이용해 지질구조, 생성원인, 생성시기를 쉽게 분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을 활용한다면 한반도 전체의 산지 분포와 그 유기적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국토연구원 GIS연구센터는 우리나라 산맥체계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산맥도를 작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위성영상을 이용한 한반도 산맥체계 재정립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연구결과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 한반도 산맥체계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지식을 확립해나가기 위해 지난 7월11일 ‘우리산맥바로세우기포럼’을 창립했다.

국토연구원은 전통지리서의 산맥체계와 현행교과서에 수록된 산맥체계의 특징과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해 ‘지형모델링’ 방법을 이용했다. 먼저 한반도 전체의 수치표고자료와 지질현황도를 마련해 컴퓨터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수치표고자료를 이용해 산출한 지형모형 위에 ‘산경표’의 백두대간체계를 중첩하여 비교해보는 것이다.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 백두대간 체계는 지형모형에서 고도가 높은 산지의 분포와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개마고원 지대(①지역)의 경우 현행 산맥체계는 서부지역을 낭림산맥으로 명명하며 한반도의 등줄기 산맥으로 표현하는 데 반해, ‘산경표’는 개마고원 지대의 높은 산들을 무시하고 있다. 지형모형을 살펴보면 개마고원 일대에도 하나의 큰 산줄기가 있는 게 분명하다. ②지역의 경우에도 산맥으로 인정할 만한 산줄기가 발견되는데, 백두대간체계는 더러 이를 생략하고 있다.

③지역은 한강 남부의 한남정맥과 금강 북부의 금북정맥이 만나는 한남금북정맥과 백두대간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을 놓고 논란이 많다. 한남정맥과 한남금북정맥이 만나는 산줄기는 연속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산경표’를 신봉하는 사람들조차 ③지역을 산맥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다. 아마도 조선시대에 한양을 중시하다 보니 다소 억지스럽게 산맥으로 구분한 게 아닌가 싶다.

한편 입체적인 수치표고자료를 이용하면 산맥의 줄기를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 지리산 현장답사에서 지리산 영신봉에 올라 낙남정맥이 백두대간을 분기해 뻗어나가는 방향을 관찰했다. 그러나 시각적으로 정맥의 흐름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러한 경험은 지난 6월 속리산 천황봉을 답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컴퓨터에 입체의 가상지형을 만들어 이용하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된다. 산지의 모습을 실제 현장에서 보는 것같이 다양한 방향에서 조감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실제 산의 모습과 함께 산지의 높이도 시각적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어 백두대간의 지리산 일대, 그리고 천왕봉, 영신봉, 삼신봉 등의 연속된 산맥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현장답사에서는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웠던 낙남정맥의 분기점과 백두대간과 낙남정맥의 위계, 낙남정맥이 뻗어나가는 방향 등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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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영표 국토연구원 GIS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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