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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리포트

2조원 들어간 KEDO 경수로, 어떻게 할 것인가

러시아 끌어들여 한국이 완공해 ‘윈윈 게임’ 카드 활용해야

  • 글: 강정민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2조원 들어간 KEDO 경수로,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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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것처럼 경수로를 완공하는 데 추가로 필요한 비용은 대략 31억달러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노틸러스연구소가 산출한 바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의 금호 근처를 지나 한국으로 전력망을 연결할 경우 변압시설을 포함하여 송전선을 건설하는 데 대략 25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총 비용은 대략 56억달러인 셈이다.

반면 완공된 KEDO 경수로는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간 전력망에 연간 2GWe의 전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북한은 전력망 사정이 엉망이어서 안전상의 문제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경수로가 완공된다 하더라도 블라디보스토크-북한 또는 한국-북한 고압 송전선이 건설되지 않으면 경수로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직접적으로 이용할 수도 없다.

덧붙여 러시아는 이 전력망을 통해 자국내 수력발전으로 얻은 잉여전력 약 3GWe를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한국은 이로써 5GWe 분량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발전용량 1GWe급 경수로 1기를 짓는 데는 대략 16억달러가 소요된다. 정부가 자체적으로 발전소를 건설해 5GWe의 전력을 생산하는 대신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간 전력망을 이용한 수입으로 대체한다면, 대략 80억달러의 원전건설 비용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벌써 총비용 56억달러를 상회하는 이득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이득도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가동 기간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또한 수명을 다하고 나면 원전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하며 그 처리에도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간 전력망을 이용한 전력수입은 환경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뿐더러, 발전소 운전수명을 40년으로 가정할 경우 총 방사성폐기물 처분비용으로 경수로 1기당 약 1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극동러시아로부터 전력을 수입함으로써 같은 용량의 국내 화력발전소를 대체할 경우, 화력발전소 건설비용 절감은 물론 아황산가스 등 대기오염 가스 및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가스 발생을 대폭 줄여 환경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오는 전기 값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극동러시아의 전력이 상당한 잉여 상태임을 감안하면 한국이 자체적으로 발전소를 건설해 최장수명까지 가동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간 전력망 가설비용과 경수로 건설비용 전액을 한국이 부담하더라도 이득이라는 것이다. 물론 KEDO 경수로에 이미 투입된 2조원이 사장되지 않고 활용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 방안은 한국의 심각한 전력수급 사정을 해결해줄 길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국의 발전설비는 가동중인 19기 원전을 포함하여 2003년 말 현재 총 47.4GWe이다. 2002년 8월에 작성한 정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력수요가 연평균 3.4%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국내 전력수요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2015년까지 77.0GWe의 발전설비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

때문에 정부는 내년에 가동할 예정인 신규 경수로 1기 이외에 2015년까지 총 8기의 원전을 더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에 도입할 예정인 1.4GWe급 경수로 2기의 경우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 건설 부지조차 공식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부지선정과정에서 나타난 주민들의 극심한 ‘반(反)원자력 정서’을 고려할 때, 정부가 계획대로 2015년까지 원전 8기를 건설할 수 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2016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화력발전소도 마찬가지로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2015년까지는 물론이거니와 이후 한국의 전력수급사정이 상당히 어려워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라디보스토크-북한-한국간 전력망이 건설되어 한국이 블라디보스토크으로부터 3GWe 이상, KEDO 경수로로부터 2GWe 분량의 전력을 수입한다면 전력수급 측면에서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더욱이 향후 추가로 필요한 전력이 급격히 증가한다 해도 이 전력망을 통해 극동러시아로부터 전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단순히 신포 경수로를 한국과 잇는 대신 여기에 극동러시아를 끌어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포 경수로의 경우 발전량이 2GWe로 제한되어 있어 경제성이 낮지만, 여기에 러시아를 끌어들이면 훨씬 큰 규모의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경제성이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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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정민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핵공학박사 jmkang55@hotmail.com,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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