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집중 분석

‘9·11’ 3주년, ‘미국 요새’는 안전한가

11월 대선 앞두고 ‘악몽’재연 공포…테러정보는 부재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9·11’ 3주년, ‘미국 요새’는 안전한가

3/6
미국의 대테러 전문가들이 9·11테러 뒤 관심을 기울이는 테러조직 요원 대부분은 수니파 이슬람 교도들이다. 이들에게 빈 라덴은 그들의 주의주장을 가장 극적인 형태(9·11 동시다발 테러공격)로 나타낸 인물이다. 이들 반미세력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의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 그리고 미국의 아프간-이라크 침공이 미국의 패권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알 카에다는 9·11테러 뒤 큰 타격을 입고 세력이 약화됐지만,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의 세력은 그리 큰 타격을 받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알 카에다처럼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조직-세포-개인의 절충적인 형태로 빈 라덴의 반미 대의(大義)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들 조직들은 알 카에다와 직접적 연계가 없거나, 있다 해도 느슨한 형태의 연대조직들이다. 현재 이라크 팔루자 지역을 중심으로 반미 테러활동을 펴온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좋은 예다. 미 정보기관에서는 자르카위가 알 카에다 요원이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는 빈 라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자생적 이슬람 극단주의자로서 반미테러활동을 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올 초 미 정보기관이 찾아낸 자르카위의 편지를 근거로 그를 알 카에다와 연결시키려는 것은 미국의 테러전쟁 편의상 만들어진 분석이라 여겨진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이란 접경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안사르 알 이슬람(Ansar al-Islam, 우리말로는 ‘이슬람의 지지자들’)도 미 정보당국은 알 카에다 방계조직으로 분석한다. 이 쿠르드인 조직의 뿌리는 준드 알 이슬람이란 단체.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2월 안사르 알 이슬람으로 조직 이름을 바꾸고 재출발했다. 빈 라덴이 이 조직에 재정적 도움을 주었고, 아프간에서 도망친 알 카에다 요원들이 그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안사르 알 이슬람 지도부는 알 카에다와의 연계설을 부인하면서 ‘빈 라덴의 반미 대의에 동조할 뿐, 우리는 알 카에다가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현재 노르웨이에 머물며 가택연금상태에 있는 지도자 물라 크레카르도 2003년 8월 ‘빈 라덴은 이슬람의 보석같은 인물이지만, 나는 그를 만나거나 접촉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흔히 ‘동남아시아의 알 카에다 조직’으로 일컬어지는 제마 이슬라미야(Jemaah Islamiya)는 알 카에다와 느슨한 형태의 관련을 맺어왔을 뿐이다. 이들 이슬람 급진조직들은 각자가 속한 지역적 문제에 개입하는 한편 반미라는 큰 깃발 아래서 투쟁의 공통분모를 지녀왔다. 아울러 이렇다할 조직에 가입하지도 않고, 또는 조직 이름도 정하지 않고 반미 지하드를 수행하는 이슬람 행동주의자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들은 언젠가 제2의 알 카에다 조직요원이 될 것이다.

‘이라크가 알 카에다의 전쟁터’



부시행정부의 테러전쟁이라는 큰 틀에서 치러진 아프간전쟁과 이라크전쟁은 알 카에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지난 7월말 영국 하원 외교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평가하는 한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장기적 전망에 대해선 확정적인 평가를 삼가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이라크가 알 카에다의 전쟁터(battlefield)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의 경우도 외국 주둔군이 보다 많이 파병되지 않는다면 ‘참혹한 결과’가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부시행정부가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은 이라크 침공으로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다. 9·11 테러공격에서 비롯된 엄청난 희생이 미국의 테러전쟁에 국제적인 공동전선을 넓힐 명분과 기회를 제공했다면, 국제법상 필요요건인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거치지 않고 이뤄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9·11테러 뒤 알 카에다를 겨냥했던 국제사회의 공동전선을 오히려 축소시키는 역작용을 낳고 있다. 국제사회, 특히 이슬람권은 미국의 아프간 침공 때만 해도 ‘정의의 전쟁(just war)’이라는 부시행정부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9·11 테러에 대한 응징이었기 때문이었다.

부시가 말하는 정의의 전쟁은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불의의 전쟁(unjust war)’이라는 비판에 부딪쳤다. 전쟁 초기 부시행정부는 이라크 침공이 테러와의 전쟁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딕 체니 부통령,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비롯한 부시행정부의 매파들은 이라크 침공 명분의 하나로 사담 후세인이 알 카에다와 손을 잡았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후세인이 9·11테러의 배후인양 선전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주장이었음이 드러났다. 미 의회가 지난 7월 하순 발표한 ‘9·11 보고서’에 따르면, 후세인은 알 카에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국제사회, 특히 이슬람권에선 부시행정부의 이른바 테러전쟁이 테러 방지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의 세계지배 패권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국가이익을 챙기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3/6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목록 닫기

‘9·11’ 3주년, ‘미국 요새’는 안전한가

댓글 창 닫기

2021/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