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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⑦

인텔|‘월드 와이드 리더’ 꿈꾸는 디지털시대의 두뇌집단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인텔|‘월드 와이드 리더’ 꿈꾸는 디지털시대의 두뇌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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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월드 와이드 리더’ 꿈꾸는 디지털시대의 두뇌집단

① 인텔 초창기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내장된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② 인텔 박물관을 관람하고 있는 방문객들. ③ 노트북 하단의 ‘인텔 인사이드’ 로고를 가르키고 있는 하워드 하이 공보이사.

네 번째는 ‘일하기 좋은 직장(great place to work)’이다. 이를 위해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팀워크를 이루고, 결과물에 대해 서로 인정하고 칭찬하면서 공정한 업무평가를 내릴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다섯 번째는 ‘질(quality)’이다. 최상의 수준에 도달하도록 올바른 방법으로 일하고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통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지속적인 ‘훈련(discipline)’으로 엄격한 전문가주의에 입각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인텔 직원이라면 직위와 상관없이 누구나 이 6대 경영가치가 적힌 카드를 사원증과 함께 걸고 다녀야 한다. “인텔은 8만5000여명 사원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시작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라는 게 아그네스 콴 보도지원 담당 매니저의 설명이다.

인텔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이런 원칙을 기초로 상하 관계없이 다함께 토론하는 게 보편화돼 있다.



물론 서로 의견이 다를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빠질 수는 없는 노릇. ‘disagree but commit’라는 게 바로 이럴 때를 위한 인텔만의 기업문화다. ‘동의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일종의 암묵적인 약속인 것.

동등한 입장에서 자유스런 대화와 토론을 중시하는 인텔에서 ‘동의하지 않는데도 열심히 일한다’는 게 어딘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 이런 기업문화가 만들어졌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하이 이사의 설명이다. “첨단 기업인 인텔도 신문처럼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어떤 프로젝트가 결정되면 자신은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길이다.

어떤 것을 결정할 때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반영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것은 현명한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이다. 그 다음 좋은 방법은 잘못된 결정이라도 빨리 내리는 것이다. 그래야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되고, 어떻게 고쳐야 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와 토론만 하면서 아무런 결정도 못 내리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좋지 않은 방법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많은 회의를 통해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지만 차선을 위해서라도 빨리 결정을 내리고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disagree but commit’라는 묵시적 약속이 문화로 정해진 것이다.”

-팀원 중 일부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처음 회사에 입사해 트레이닝을 받을 때 직원들은 인텔의 기업문화에 대해 많은 교육을 받게 된다. 매년 직원 평가를 할 때도 얼마나 우리 기업문화를 잘 알고 있고 그 문화에 합당하게 활동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때문에 그런 일은 많지 않다. 만일 그런데도 결정된 사항에 대해 끝까지 반대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텔에서의 경력은 짧아질 수 밖에 없다.”

-인텔은 세계 여러 나라에 공장과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국가마다 기업문화가 다르다. 인텔의 기업문화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힘들지 않은가.

“다른 나라 직원들을 교육시킬 때 보면 아시아인들은 말이 별로 없고, 자신보다 높은 사람들에게는 도전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자기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문제 때문에 아시아인들에게는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반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너무 말이 많다. 그들에게는 말을 조금 줄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런 다국적 문화를 다 합해서 인텔 기업문화가 생겨나는 것이고, 출신에 상관없이 가장 좋은 관리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텔의 기업문화와 맞지 않는 직원들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업문화 자체가 직원이나 일하는 사람에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기업문화도 하나의 성격이고 기업마다 다르다. 자기 성격과 기업문화가 맞는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인텔에서 성공한 사람을 보면 우리만의 기업문화를 잘 수용하고, 잘 맞추는 사람들이다. 그렇지 못하면 아무래도 불행해지기 쉽고, 그래서 그만두고 나간 경우도 있다. 회사가 점점 성장하면서 기업문화와 비슷한 성격의 직원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현지법인인 인텔코리아의 사정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특히 ‘상명하복식’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하다.

김명찬 사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적인 영향으로 정이나 의리, 위계 등에 익숙해져 있다. 때문에 인텔에 입사한 직원 대부분이 처음엔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2~3주간 ‘1-on-1’이라고 불리는 집중면담시스템을 거치면 별 어려움 없이 적응한다”면서 “이런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은 개별적인 업무파악 이외에도 회사 전체적인 흐름을 읽고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1-on-1’은 자신의 직위나 업무내용에 관계없이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면담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다. 면담요청을 받은 사람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단 ‘1-on-1’에서 논의할 안건은 면담을 요청한 사람이 철저히 준비해 사전에 미리 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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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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