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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화제

DNA칩, 질병 없는 세상 만드나

유전병·암 진단 척척, 미래의 질병도 차단

  • 글: 황승용 한양대 교수·분자생명과학 syhwang@hanyang.ac.kr

DNA칩, 질병 없는 세상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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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칩, 질병 없는 세상 만드나

<그림1> ‘DNA토정비결’로 건강을 검진하면 다가올 병을 미리 차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임상연구 결과가 축적되면 과거 임상병리학적으로 구별하기 힘들었던 질병에 대해서도 DNA칩을 이용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은 1만3000개의 유전자가 약 4×1.5cm 안에 집적돼 있는 실험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유전자변이 검색용 DNA칩은 DNA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병이나 감염성 바이러스 및 세균의 종류를 검색해 진단하는 DNA칩을 말한다. 짧은 DNA가 칩 위에 심어져 있는 형태인데 많은 종류를 동시에 검색한다는 점에서 기존 검사법과 다르다. 유전자발현 검색용 DNA칩보다 진단용 개발이 더 쉽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여러 바이오벤처회사가 개발하고 있거나 상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암유발 가능성을 검색하는 p53 암억제유전자 돌연변이검사칩, 간과 자궁바이러스인 HCV와 HPV검사칩 등이 나와 있다. 또한 개인 맞춤약물시대에 맞추어 개개인의 DNA 다양성을 검색할 수 있는 칩과 장기이식에 적합한 조직을 찾을 때 쓰이는 HLA 검색칩도 개발중이다.

DNA 랩온어칩은 임상시료의 처리부터 검색까지 모든 과정을 칩 안에서 자동으로 처리해 질병 관련 유전자를 검색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최첨단 미세가공기술과 유체역학, 전자제어기술 등이 집적되는 분야다. 아직 세계적으로 연구 초기 단계지만 이 칩은 미래의 의료진단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내에서도 산업자원부 지원하에 삼성종합기술원이 차세대 기술로 집중개발하고 있다. 최근엔 한양대 안산캠퍼스 내에 마이크로바이오칩센터가 설립돼 기술개발과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랩온어칩이 융합된다면 앞에 소개한 가상 이야기는 현실이 될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 세계 DNA칩 시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2001년 6월에 나온 Strategic Directions International Inc.의 ‘Market analysis and perspectives(시장 분석과 전망) : Microarray Technology(미세배열 기술)’ 분석 자료를 보면 그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현재 바이오칩 관련 시장은 약 24억달러 규모이고, 2005년에는 약 33억달러로 급속히 넓어질 전망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진단 분야는 상당부분이 바이오칩으로 대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병원, 임상병리센터, 그리고 제약회사에서 바이오칩을 가장 많이 찾고 소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전체 바이오칩 시장의 5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므로 바이오칩을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칩을 연구·개발해야 한다. 국내 바이오칩 전문 벤처들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영세하다. 따라서 국내시장을 보호하고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바이오칩을 개발하는 업체끼리 제휴해 개발비용과 시간을 절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바이오칩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규모 수요자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개발비용을 지원 받고 잠재고객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대규모의 병원, 임상병리센터 및 제약회사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투자해 미래의 진단시장에서 우수한 국산 칩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DNA칩 생산에 대한 허가기준을 마련함으로써 바이오벤처들에게 칩 개발의 길이 활짝 열린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급변하는 신기술이 신속히 평가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1997년에 개봉한 영화 ‘가타카(GATTACA)’에는 일종의 DNA칩을 이용해 개인의 운명이나 ID를 불과 몇 초 만에 밝히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는 개개인의 DNA 구조를 분석해 그 사람의 평생 건강 상태를 예견하고 결국 그 사람의 품질(?)을 결정하는 미래 사회를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DNA로 인간의 등급을 정하는 사회가 도래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윤리적, 법적 제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DNA칩은 우리가 몰라도 되는 금단의 비밀(DNA)을 알게 해 사회에 혼란만을 가져올 것인가? 은 바로 DNA칩이 변화시킬 미래의 생활상을 ‘DNA 토정비결’에 비유해 만들어 본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알아보려 토정비결 따위에 귀기울인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건강을 점검해 다가올 병을 차단할 수 있다면 우리는 병 없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물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면이 동시에 존재하듯 DNA칩 같은 기술이 인류에게 복이 될지 해가 될지는 결국 기술을 운용하는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



신기술은 사회의 구조를 바꾸어 새로운 직업군을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뒤바꾼 것처럼. 21세기는 생명공학의 발달로 과거에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며, 때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이동을 이끌어나갈 인재의 양성과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

신동아 200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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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승용 한양대 교수·분자생명과학 syhwang@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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