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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초우량기업을 찾아서 ⑧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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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움직이는 모든 것’ 창조하는 기술지상주의 대명사

보행자 장해 저감 기술을 활용한 충돌실험 장면. 충돌시 보닛이 10㎝ 가량 들려 보행자의 머리 부분이 엔진에 부딪히는 것을 막는다.

혼다의 2004년도(2004년 4월∼2005년 3월) 매출목표는 8조5600억엔(약 85조6000억원), 순이익은 4170억엔(약 4조1700억원)에 달한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혼다는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내본 일이 없다.

이에 대해 혼다 본사 홍보담당 요시다 마키코(吉田眞紀子·28)는 “‘버블경제’ 시절 다른 기업들이 떼돈을 벌어 증권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사업영역을 확장할 때도 혼다는 ‘물건 만드는 일’ 이외의 다른 것에 전혀 눈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두 가지 핵심 키워드, 안전과 환경

혼다가 주력상품인 자동차 개발에서 중요시하는 핵심 키워드는 ‘안전’과 ‘환경’이다. 우선 안전. 혼다 차는 탑승자 보호뿐만 아니라 충돌시 보행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차체를 설계하는 등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신차 ‘인스파이어(Inspire)’의 경우 레이더 장치로 앞차의 위치를 감지해 사고를 방지하고, 졸음운전을 하면 안전벨트를 조여 잠을 깨우는 기능까지 갖췄다. 이처럼 기존의 방어적인 안전성을 뛰어넘어 적극적 개념의 안전성을 추구하는 게 혼다의 특징이다.

혼다는 또 환경친화적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하이브리드카(hybrid car : 전기·가솔린 등 두 종류 이상의 동력을 함께 사용하는 저공해 자동차) 및 연료전지차와 같은 대체에너지 자동차도 개발하고 있다. 1999년과 2001년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였고, 2002년엔 가솔린 대신 수소연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차 FCX를 출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혼다의 생산공장 역시 친환경적인 그린 공장(Green Factory)들이다. 혼다의 일본내 5개 생산공장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스즈카제작소 역시 예외가 아니다.

8월31일, 일본 도쿄에서 300여km 떨어진 미에(三重)현 북부 스즈카(鈴鹿)시에 위치한 혼다 스즈카제작소. 89만㎡(27만평)의 공장부지 주위에 1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인공숲을 조성해 밖에서 보면 좀체 공장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국 기자의 방문을 의식해선지 공장 사무실 정문엔 태극기가 일본 국기와 나란히 걸려 있다.

1960년 4월 모터사이클 생산공장으로 설립된 후 1967년부터 자동차를 양산해온 스즈카제작소는 현재 신형 경차인 라이프(Life)를 비롯해 피트, 시빅등과 스포츠카인 S2000, NSX 등 15종의 자동차를 생산한다. 8000여명의 종업원이 2개 생산라인에서 하루에 쏟아내는 차는 2200대. 연간 50만대를 생산해 세계 최상위의 생산효율성을 자랑한다.

스즈카제작소 사업관리부의 모리 히데토모(森英友) 과장은 “스즈카제작소는 자동차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페인트 찌꺼기 등 최종 폐기물을 매립처리하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배출물 제로(Zero Emission)’를 일본에서 맨 먼저(1999년) 실천한 공장”이라며 “지금은 혼다의 일본내 모든 제작소에 이런 친환경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사장, 모두 이공계 출신

혼다의 기업문화는 여러 면에서 독특하다. 우선 조직 분위기가 자유롭다. 사장실이 따로 없는 것이 단적인 예다.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도 없다. 사장의 호칭도 ‘미스터 후쿠이’ 또는 ‘후쿠이 상(さん)’일 뿐이다. 본사의 중역실도 모든 직원이 업무상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건물 중앙에 배치돼 있다.

이런 기업문화의 이면엔 소박하고 실질적인 것을 중시한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의 품성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혼다는 또한 직원 개개인의 특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원칙하에 직원들의 숨은 창조력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이는 ‘인간존중’을 기업경영철학으로 삼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혼다도 한때 여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노사갈등으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창업 초기인 1950년대가 그랬다. 그러나 이후 노조는 회사 경영상태에 대해 쓴소리를 던지고 경영진은 노조의 의견을 존중해 상호 신뢰를 쌓아나가는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그 결과 혼다에 노사대립은 더 이상 없었다고 한다.

혁신적인 인사시스템 또한 돋보인다. 혼다는 신입사원이라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권한을 부여한다. 1992년엔 일본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미국식 연봉제를 도입했고, 직급과 직위도 분리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도 철저하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1973년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당시 소유 주식 대부분을 회사에 무상증여했다. 이후 혼다의 이사회엔 창업자 집안의 입김이 완전히 배제됐다. 혼다 임원 중 혼다라는 성(姓)을 가진 사람은 현재 단 한 명도 없다. 이사회에서 선출된 사장이 전권을 갖고 투자 및 신제품 개발을 결정한다. 또한 각 사업부마다 의사결정과정이 완벽히 분권화돼 독자체제를 갖춘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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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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