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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게이트’ 등 대형사건 수사 유린한 DJ정부 검찰 커넥션

“총장이 내사(內査) 그만 두라 카는데 낸들 우짜겠노?”

  • 글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이용호 게이트’ 등 대형사건 수사 유린한 DJ정부 검찰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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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동씨가 도승희씨와 알게 된 것은 1998년 봄이다. 그 즈음 도씨는 아태재단 후원회에 가입했다. 그해 가을 이씨는 도씨로부터 이용호씨를 소개받아 호남 출신 사업가로 알고 지냈다. 도씨와 이용호씨는 1996년 8월 처음 알게 된 이후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가깝게 지내온 터였다. 도씨는 1999년 3월 이씨가 운영하는 G&G 계열사인 인터피온의 사외이사로 취임했다.

이용호씨는 1999년 6월부터 주식시세조종 또는 주식불공정거래 혐의로 금감원 조사를 받게 되자 도씨를 통해 이수동씨에게 사건해결을 부탁했다. 그러자 이수동씨는 이용호씨와 금감원 부원장보 김영재씨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 직후인 1999년 12월 이용호씨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는 무혐의 또는 경고 처분으로 종결됐다.

2000년 3월 이용호씨는 도승희씨와 함께 아태재단 사무실을 찾아가 이수동씨에게 금감원 조사 문제를 해결해준 대가로 5000만원 상당의 자기앞수표를 건넸다.

이용호씨에 대한 검찰수사가 흐지부지된 과정은 이렇다. 2000년 5월9일 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용호씨를 회사자금 횡령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이씨는 다음날 곧바로 석방돼 의혹을 낳았다. 뒷날 특검수사에서 밝혀진 바지만, 당시 이씨는 김태정 전 검찰총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김 전 총장은 이씨에게서 1억원을 받고 선임계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임휘윤 서울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씨의 선처를 부탁했다.

검찰은 이씨를 풀어주고 난 후 금감원에 이씨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조사를 의뢰했다. 이씨의 사법처리 문제를 두고 수사팀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주임검사인 김인원 검사는 불구속 기소 의견을, 이덕선 특수2부장은 불입건 의견을 제시한 것. 논란 끝에 결국 입건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7월25일 내사를 종료했다.



다음에 살펴볼 것은 신승남 전 총장과 김대웅 전 고검장, 그리고 이수동씨의 특별한 친분이다. 신 전 총장과 김 전 고검장은 호남 출신으로 대학 선후배 사이다. 신 전 총장은 전남 영암, 김 전 고검장은 전남 나주가 고향이다. 신 전 총장이 서울대 법대 2년 선배.

두 사람은 보직에서도 남다른 관계를 이어왔다. 1992년 신 전 총장이 서울지검 3차장으로 근무할 때 김 전 고검장은 직속부하인 특수3부장이었다. 또 신 전 총장이 1999년 6월부터 2001년 5월까지 대검 차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김 전 고검장은 대검 강력부장에 이어 중수부장으로 근무했다.

김대웅, 체포된 이용호와 통화 시도

신 전 총장과 이수동씨가 처음 만난 것은 1998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근무할 때다. 그 후 이씨의 집에서 열리는 호남 출신 선후배들의 ‘홍어회 먹는 모임’에 참석하는 등 식사를 함께하거나 한 달에 한두 번씩 전화통화를 하면서 친하게 지내왔다.

김 전 고검장이 이수동씨를 처음 알게 된 시기도 1998년이다. 그 무렵 김 전 고검장은 서울지검 동부지청장으로 재직중이었는데, ‘홍어회 먹는 모임’에 신 전 총장과 함께 참석하는 등 이씨와 자주 만났으며, 일주일에 두세 차례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법률자문이나 사건 문의를 하는 등 가깝게 지냈다. 그는 평소 이씨를 ‘형님’으로 불렀다.

김 전 고검장은 이수동씨와 이용호씨의 연결고리가 된 도승희씨와도 일찍부터 알고 지냈다. 도씨를 처음 만난 것은 1996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그 후 식사를 함께하는 등 친분을 쌓았으며 그때쯤 이용호씨와도 알게 돼 술자리를 함께했다.

이용호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된 것은 2001년 8월. 그보다 석 달 전인 5월 신승남씨는 대검 차장에서 검찰총장으로 승진했다. 8월25일 대검 중수부3과장 김준호 부장검사는 대검 범죄정보팀 등의 첩보에 의해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를 받고 있던 이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9월2일 이씨를 긴급체포하고 회사 사무실과 계열사를 압수수색해 회계자료를 확보했다. 그 직후 김준호 부장검사는 골프장에 있던 신승남 총장에게 긴급체포 사실을 전화로 보고했다. 신 총장과 함께 골프를 치다가 이씨가 체포된 사실을 알게 된 김대웅 서울지검장은 김 부장검사에게 전화해 이씨와 통화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얼마 후 이씨 사건은 정치쟁점으로 비화했다. 서울고검과 서울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 정치권 실세 비호설과 검찰 수뇌부 외압설이 제기된 것이다. 외압설은 검찰의 축소·은폐 의혹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아태재단이 이 사건에 관련됐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언론의 폭로도 사건의 불씨를 키웠다. 9월18일자 동아일보에는 이용호씨가 운영하는 G&G 계열사 인터피온의 사외이사 도승희씨가 이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동교동, 일산 잘 다녀왔음’ ‘동교동 상임이사님이 대구 동화백화점 행사중’이라는 메모를 남겼다는 기사가 실렸다.

여론이 들끓자 대검은 9월21일 고육책으로 특별감찰본부를 설치해 이 사건에 대한 세간의 의혹을 수사하게 했다.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마련된 특별감찰본부의 본부장은 한부환 대전고검장이 맡았다. 특별감찰본부는 2000년 5월9일 이용호씨가 긴급체포됐다가 다음날 석방된 것과 관련해 외압이나 축소수사 등의 비리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한편 10월 말 정치권에서는 이용호 게이트를 특검수사로 처리하자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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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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