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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선고받은 獄中 정대철의 격정 토로

“정치 신의라곤 쥐뿔도 없는 이 정권, 넌더리난다”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5년 선고받은 獄中 정대철의 격정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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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가 전하는 정 전 의원의 심경에서도 그런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판결에 대한) 불만은 정치권력이 사법부에 영향을 미칠 때 하는 소리다. 지금 보면 정치권력은 사법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소장을 변경해서 출소했는데 집권당 대표는 못 나가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다. 검찰에 대한 불만이 크다. 그런데 검찰의 태도가 과연 독자적인 건지, 아니면 집권층의 의지인지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두 사람은 더 이상 권력에 기대지 않고, 권력을 믿지도 않을 생각이다. 이 변호사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다. 그동안 변론을 맡았던 변호사는 전원 철수한다. 그 변호사가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면 특별사면도 포기한다. 그게 우리가 내린 결론이다”고 전했다. 정치적 해법보다는 법적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 변호사가 밝힌 인권위 제소 이유다.

“검찰은 2003년 6월28일 윤창열을 구속한 뒤 7월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할 때까지 5일 동안이나 검찰청 수사관실에서 재웠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그 후 164회나 부르고, 공판에 앞서 리허설까지 했다. 과연 이게 공정한 재판인가. 다른 사람들의 재판도 이렇게 하는가. 수백억 원씩 받은 사람은 자진해서 출두하게 하고 왜 정대철만 집에서 강제로 구인했는지도 의문이다.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했는데 아직까지 진정인 조사 한번 없었다. 어떤 식으로든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검찰은 이 진정건에 대해 아무런 답변 없이 법원으로 추송했다. 법원이 무슨 조사권한이 있다고 조사를 하라는 것인지 정말 기막힐 노릇이다.”

청와대 진정건이란, 올해 1월9일 정 전 의원이 자택에서 강제 구인되자 부인 김덕신씨가 1월20일 “체포여부를 두고 논란이 인 국회의원 8명 중에서 검찰이 정대철 의원 한 사람만 물리적인 방법으로 강제구인하고 나머지 7명은 평온하게 자진 출석하도록 배려한 것은 불공평한 차별적 공권력 행사”라며 청와대에 진상규명과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 변호사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이 진정건은 2월2일 대통령 비서실에서 검찰총장에게 이첩된 뒤 2월26일 서울지검으로 넘어왔다. 서울지검은 6월8일 이 진정건을 정대철 뇌물사건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 22부로 추송했다.

정대철의 복잡한 옥중 셈법

헌재에 위헌소송을 내는 이유도 비슷하다. “국회의원도 국민의 한 사람인데, 다른 국민에 비해 과도하게 조사한 것은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고, 오히려 집권당 선대위원장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와 정 전 의원이 이처럼 법적 해결에 무게를 두는 것과는 달리 정 전 의원의 가족과 측근은 무조건 특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건강이 좋지 않은 데다 날씨까지 추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고 이후 과연 정 전 의원이 ‘폭탄 발언’을 할 것인지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그의 입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무소속 정몽준 의원, 고건 전 총리 등이 물밑 접촉을 갖고 있으며 정 전 의원측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이고 호남민심의 이반현상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대안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 변호사도 이들과의 접촉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정 전 의원과 접촉하고 있는 또 다른 쪽에서는 그를 내세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불씨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의원은 구 민주당에서 분당 목소리가 나왔을 때 통합신당을 주창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새로운 대안세력을 모색하는 측이나 합당을 시도하는 측 모두에게 정 전 의원의 효용가치는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야 할 그로서는 결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그가 폭로를 자제하는 것도 이처럼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동아 200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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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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