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겹눈으로 본 정치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진보개혁 ▶ 실용파 ▶ 중도보수 무게중심 ‘우향우’?

  • 글: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3/3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이광재 의원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4대 개혁입법 처리를 정기국회 우선과제로 내세우면서 야당과 마찰을 빚자 “4대 개혁입법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민생 경제법안도 함께 내세웠어야 했다”면서 “4대 개혁입법 때문에 시급한 민생 경제 관련 법안조차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이 개혁일변도에서 탈피하는 데는 전직 고위관료 및 청와대 출신들로 구성된 ‘일토삼목회(一土三木會)’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모임은 총선직후 각각 발족한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모임’과 ‘전직 장·차관출신 모임’이 합쳐져 ‘행정 경험을 지닌 의원들의 모임’으로 확대 발전한 것이다. 이 모임에는 장·차관을 지낸 강봉균 김진표 김한길 변재인 신중식 서재관 이근식 홍재형 의원과 청와대 출신인 유선호 유인태 이광재 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인 심재덕 오제세 유필우 이시종 의원 등 모두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행정전문가들이 주축이 된 모임인 만큼 그 성격도 중도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특히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진표 의원은 개혁일변도의 당 운영에 대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회복”이라며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국민의 지지기반이 확보되고, 개혁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임의 이름은 매월 첫째 토요일(一土)과 셋째 목요일(三木)에 모임을 갖기로 한 데서 따왔다.

의정연과 일토삼목회의 출현이 여당의 개혁일변도에 제동을 걸었다면 중도·보수 성향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출범은 좌로 편향됐던 여당의 이념 스펙트럼에 균형을 가져다준 중대한 사건이었다.



여당내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맞서 처음 모임을 갖게 된 안개모는 11월1일 우여곡절 끝에 유재건 안영근 조배숙 안병엽 이계안 조성태 의원 등 28명으로 공식출범했다. 새모색을 비롯해 참정연, 아침이슬 등 당내 진보개혁세력 모임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고, 안개모는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면서 개정 내지 대체입법을 주장했다. 안정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당내 강성 개혁세력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당내 미운 오리새끼

안개모는 개혁으로 상징되는 열린우리당에서 ‘미운오리새끼’일 수밖에 없었다. 안개모 간사를 맡고 있는 안영근 제2정조위원장은 천정배 원내대표로부터 “계속 당과 다른 얘기를 할 거면 당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기도 했다. 참정연의 유시민 의원은 안 의원을 향해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야 하지 않느냐”며 비꼬기까지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안개모의 명칭을 빗대 ‘안개처럼 사라질 모임’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회장으로 선출된 유재건 의원은 공식 발족식 인사말에서 “그동안 당내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분들이 어렵게 모였다”면서 “앞으로 당의 의사결정과 정책결정과정에 목소리를 내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더 이상 개혁만을 강조하는 여당의 모습이 아니라 집권당으로서 안정감을 주도록 안개모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안개모는 이어 외연확대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안영근 간사는 “안개모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많다”면서 최다 70명까지 회원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 안팎에선 안개모가 여당에서 자신들의 목표에 걸맞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개모를 비롯해 의정연 일토삼목회 등 중도보수 내지 실용주의 의원 모임이 당내에서 힘을 갖고 왕성한 활동을 할 때 열린우리당은 중도 실용주의 정당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러나 17대 국회 초반처럼 참정연, 새모색, 아침이슬 같은 진보 개혁성향의 의원 모임이 다시 큰 목소리를 내게 된다면 여당은 진보 개혁정당으로 돌아갈 것이다. 아직은 여당 내에 진보 개혁세력의 목소리가 크다. 중도보수 성향 의원들은 속성상 잘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유재건 의원의 말처럼 여당 내 중도보수 세력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신동아 2004년 12월호

3/3
글: 박민혁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mhpark@donga.com
목록 닫기

열린우리당 당내 역학구도 이동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