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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행정수도 위헌결정’ 후폭풍

‘헌풍(憲風)’, 정계개편 불씨 되나

與 보혁갈등 일촉즉발, 野 강경·소장파 내분, 충청권 ‘관변 신당’ 출현?

  • 글: 허민 문화일보 정치부 기자 minski21@naver.com

‘헌풍(憲風)’, 정계개편 불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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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 경험이 있는 수도권 출신 개혁 성향의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가장 큰 이유는 당의 수구노선”이라며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을 생산하지 못한 채 수구적 입장에서 여권을 비판만 해온 결과가 연이은 대선 패배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그룹에게 당내 합리적 보수주의를 대변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한 인물은 박 대표였다. 실제로 박 대표가 합리적 보수주의자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다.

“관습헌법은 양날의 칼”

하지만 최근 박 대표가 개혁 또는 중도 보수가 아닌 강경 보수그룹 쪽에 가담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난다. 이는 ‘난세의 영웅은 못 된다’는 평가를 받는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된다. 여기엔 일부 보수언론과 장외 강경 보수진영에 의한 압력도 작용했다. 헌재의 결정으로 이런 흐름과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수도이전에 반대해 강경론을 편 이명박 서울시장과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3선그룹, 박근혜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현 지도부와 중도 보수그룹, 수도권 소장파그룹 등 한나라당내 3개 그룹은 위헌결정 이후 경계선이 한층 선명해지고 있으며 서로에 대해 날선 공세를 펴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박 대표가 당을 개혁적 또는 중도적 노선으로 이끌어나가기 바랐던 우리 그룹에서는 그의 변신이 솔직히 달갑지 않다”고 고백했다. 당이 강경 보수 쪽으로 변화하고 이것이 수도이전 무산으로 허탈해진 충청권 민심과 결합할 경우 헌재의 결정은 당의 재집권이란 전략적인 관점에서도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한나라당을 죽이는 싸움에 나서자”

최근 이기봉 충남 연기군수는 조치원역에서 열린 행정수도 위헌 결정 규탄대회에서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했다. 충남도의회 유환준 의원(연기)과 연기군의회 조선평·지천호 의원의 탈당도 이어졌다. 이기봉 군수는 “충청도 사람들은 모두 한나라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 중에도 시민들의 탈당 압력에 압박을 느끼며 강경 투쟁의 선봉장을 자처하는 이가 적지 않다.

충청권 3개 광역의회 의장단 항의 성명을 주도한 한나라당 소속 황진산 대전시의회 의장은 “한나라당이 계속 이런 식으로 나오면 이제 한나라당을 죽이는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이 2006년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 때 충청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은 “한나라당이 정치권 공동책임론으로 책임을 희석하려 하지만, 한나라당의 반대가 좌절의 핵심 원인이라는 것을 지역 민심은 잘 알고 있다”며 “이기봉 군수처럼 탈당하는 단체장, 지방의원이 속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학원 자민련 대표는 염홍철 대전시장과 이원종 충북지사를 향해 “한나라당을 탈당해 충청도민의 열망에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열린우리당 내에서 점증하는 보혁 갈등, 그리고 한나라당 내에서 심화하는 소장파-보수파 갈등이 동반상승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수도이전 무산으로 심한 상실감과 소외감에 휩싸인 충청권 민심이 요동칠 경우 ‘지역구도+이념논쟁’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흐름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동아 200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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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민 문화일보 정치부 기자 minski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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