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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화제

중국판 장학퀴즈 ‘SK 좡위안방(壯元榜)’ 열풍

‘그림자 마케팅’ 으로 13억 가슴 파고들다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중국판 장학퀴즈 ‘SK 좡위안방(壯元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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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실체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SK의 ‘그림자 마케팅’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중국 오피니언 리더들의 한국 기업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SK에 대한 인지도가 9.5%(삼성 98.3%, LG 85.3%, 현대 73.8%)에서 ‘SK 좡위안방’ 방영 이후 최근 들어 58.5%로 상승했다. 대학생들의 SK 인지도는 80%에 달했다. SK에 대한 업종 인지도도 정보통신이 40.2%, 에너지·화학 34.3%로 나타났다. 사업·제품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SK가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지 알고 있다는 얘기다. 2001년말 SK 중국법인의 첫 중국인 공채에서 무려 15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SK 좡위안방’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SK 좡위안방’ 출신인 베이징대 학생 궈지아즈양은 “내가 SK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한국 기업이면서도 중국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과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SK의 이런 활동은 단지 SK라는 기업뿐 아니라 한·중 양국의 미래 협력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BTV의 ‘SK 좡위안방’ 담당PD 우윈(吳筠)씨는 “한류열풍에 젖어 한국 연예인에만 관심을 보이던 중국 청소년들이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2010년 중국 매출목표 5조원

SK가 사업·제품 홍보를 하지 않는 것은 아직 중국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은 단계인데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사업이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생산재 위주이기 때문이다. SK가 현재 중국에서 벌이는 사업은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폴리머 수입·마케팅, 윤활유 수입·마케팅, 무선 인터넷(합자기업), 인터넷 포털 등 손에 꼽을 정도. SK의 주력사업인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부문은 여전히 미진하다. 그 동안은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업전략 수립의 기반을 다지는 데 역점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SK(주)는 지난 10월28일 베이징에서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인 ‘SK중국투자유한공사(SK차이나홀딩)’를 설립하고 2010년까지 20여 개 현지법인을 보유한 매출 5조원대의 에너지·화학그룹을 육성하기로 했다. 매출 5조원은 지난해 SK(주) 전체 매출의 37%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 매출 중 현지법인 매출 비중을 지난해 2%에서 2010년 6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것은 SK의 중국사업 전략이 수출 중심에서 ‘현지화를 통한 안정’으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판매법인이나 생산법인을 진출시켜 현지에서 창출되는 이윤을 회수해오는 여느 기업의 사업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SK차이나는 한국 SK와 기업문화 및 비즈니스 모델은 공유하되 현지에서 만들어져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철저한 ‘중국기업 SK’를 지향한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SK는 ‘에너지·화학 및 정보통신사업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 기업화’를 새로운 50년의 과제로 삼았다. 단순히 세계 각지에 소규모 지점이나 법인을 만들어 연결시키는 개념이 아니라 거점이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의 SK그룹과 같은 규모의 기업을 설립해 발전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SK차이나는 그러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이다. ‘SK 좡위안방’으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가 중국대륙에서 과연 어떤 모습의 기업 네트워크를 만들어갈지 주목된다.

신동아 200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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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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