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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방송의 꽃’ 여성 아나운서의 세계

샐러리맨 수입에 연예인 지출, 살아남으려 발버둥 치는 힘겨운 ‘백조’

  • 글: 조희숙 자유기고가 gina05@hanmail.net

‘방송의 꽃’ 여성 아나운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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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꽃’ 여성 아나운서의 세계

아나운서 실무교육을 받기 위해 사설 방송아카데미를 찾는 사람도 많다.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에는 외모 가꾸기 과정도 포함돼 있다.

아나운서들의 예능 프로그램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뉴스 진행과 달리 예능 전문MC나 엔터테이너로서의 전문성을 키워가는 아나운서도 적지 않다. KBS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에 고정 출연했던 이지연 아나운서는 입사 초부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각종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얼짱 아나운서’로 꼽히는 강수정 아나운서는 ‘준(準)연예인’이다. KBS ‘일요일은 101%’에서 맹활약중이고 조만간 시트콤에 출연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트콤에 출연했던 SBS 윤현진 아나운서는 드라마국 관계자로부터 진지하게 탤런트 전업을 제안받기도 했다. 이는 아나운서의 영역 ‘확대’라기보다 ‘파괴’에 가깝다.

“짧은 치마는 안 돼!”

방송사에서 아나운서의 영역으로는 크게 뉴스 앵커, 스포츠 캐스터, 라디오 DJ 등이 있다. KBS 표영준 국장은 “뉴스를 고집하던 과거와 달리 신세대 아나운서일수록 라디오 DJ나 오락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끼를 발산하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했다.

아나운서의 영역이 크게 확대됐다고는 해도 아직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텃밭은 아니다.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여성 아나운서는 “오락 프로그램에 한번 나가고 나면 아나운서실에서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아나운서의 다양한 활용은 허용하되 이미지 손상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

KBS 표영준 국장도 “오락 프로그램 출연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활동내용이 비(非)아나운서적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정한다”고 못박는다. 여기서 ‘비아나운서적’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아나운서라는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것, 예를 들어 치마길이가 너무 짧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보도국 이외 예능국이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아나운서의 기용이 늘어나면서 재능과 인기를 겸비한 아나운서에 대한 러브콜이 잦아졌다. 2001년 입사한 KBS 김경란 아나운서는 부산 MBC에서 1년 동안 경력을 쌓은 후 ‘중앙’에 진출한 케이스. 일찌감치 뉴스 앵커로 발탁돼 오전 6시 ‘KBS 뉴스광장’을 진행했고 영화 소개 프로그램인 ‘토요 영화탐험’의 MC를 맡은 그는 최근 예능국으로부터 황수경 아나운서가 맡았던 ‘열린음악회’와 ‘스펀지’의 후임 진행자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김 아나운서 기용문제로 보도국과 예능국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다. 결국 김경란 아나운서는 4개 프로그램을 모두 맡는 행운을 떠안게 됐다.

공중파 3사에서 매년 선발하는 신입 아나운서는 겨우 10명 안팎이다. 하지만 각 방송사별로 지원자는 1000∼1500명에 이른다. 그나마 올해 SBS처럼 아나운서 공채시험을 치르지 않을 경우 공중파 방송사의 문은 더욱 좁아진다.

공중파 방송사가 아니라도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각종 지역민방 등을 포함해 방송진행자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고 있지만, 아나운서 지망생 대다수는 공중파 3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한다. SBS 방송아카데미 황인우 교수는 “아나운서 지망생의 수가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보기 어렵지만 ‘준비된 지원자’는 무척 늘어났다”고 전한다.

숙명여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발레단 단원으로 입단했던 아나운서 지망생 황정현(25)씨는 발레단을 그만두고 지난해 여름부터 방송사 아나운서 공채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춘천 MBC에서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 공중파 방송사를 포함해 10번 이상 아나운서 시험을 치렀다.

재수는 필수, 7전8기는 기본

단 한 번의 시험에 합격한 MBC 김주하 앵커는 매우 특별한 경우로 꼽힌다. ‘재수는 필수’이고 10여 차례 떨어진 지원자도 수두룩하기 때문. 2002년 KBS 28기로 입사한 강수정 아나운서도 SBS 최종 면접에서 7번 고배를 마신 후 8번째 도전에 성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채용 일정이 있는 모든 방송사에 응시한다. 황정현씨는 “지난해 KBS 아나운서시험 2차까지 합격했다. 서울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시험에 응시했다”며 “방송사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선발기준도 모호해 운을 잘 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아나운서 실무교육을 받기 위해 사설 방송아카데미를 찾는 사람들은 대학교 3, 4학년이 대부분. 이들은 주로 대학 방송반, 방송아카데미, 방송국 입사의 단계를 거친다. 최근에는 아예 신입생 때부터 지역 방송사에서 리포터로 활동하며 방송경력을 쌓은 후 방송사 공채시험에 도전하는 실속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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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희숙 자유기고가 gina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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