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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파워게임 점화

‘계륵’ 같은 당 의장 남 주기는 아깝고…계파별 합종연횡 암중모색

  • 글: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yyc11@donga.com

열린우리당, 파워게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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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파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인물은 천정배 원내대표다. 5월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에서 당 의장으로 ‘전직(轉職)’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정동영 장관이 계속 장관직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러나 당권파 내에서는 “원내대표가 더욱 중요하다”며 원내대표 재선 등정을 선호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천 대표 자신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 일절 언급을 피하고 있다. 천 대표의 앞길은 전적으로 ‘4대 법안 처리’ 등 국회에서의 여당 성적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재까지는 4대 법안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처리된 것이 없어 적신호가 켜진 상태.

당권파는 상부는 조용하고 하부조직만 움직이는 ‘상정하동(上靜下動)’의 모양새다. 4월 전당대회에 대비, 조직점검에 착수했지만 아직은 시동만 걸어놓은 단계다. 전국을 시군구 단위로 나눠 각 지역별 포스트를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다.

재야파, 김근태 거취 주목

당권파에 맞서 적지 않은 당내 지분을 가진 계파는 재야파다. 재야 출신 인사와 전대협 출신 386의원, 긴급조치세대 475의원 등이 ‘GT(김근태) 계보’의 구성원이다. 또 한반도재단과 국민정치연구회가 외곽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재야파 역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복잡한 속내를 보이고 있다. 대표주자를 내세우려니 마땅한 인물이 없고, 이런 상황에서 전력투구하기도 마뜩찮기 때문이다.

재야파에서는 국민정치연구회 이사장인 4선의 장영달 의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잦은 지방일정을 소화하면서 나름의 지지기반을 구축하느라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장 의원의 대중성에 대해서는 재야파, 특히 소장파의 상당수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재야파 본류에서는 장 의원의 움직임을 GT계의 선택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GT계의 한 인사는 “장 의원이 전국을 돌고 있는데 이것이 한반도재단이나 국정연 등 범 GT계가 공식적으로 그를 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다만 장 의원 개인이 열심히 뛰고 있고, 그분의 살아온 내력으로 볼 때 당내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만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야파에서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임채정 의원이다. 4선인 임 의원은 당내 중진의 공식 기구인 ‘기획자문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야파 중에서도 유신세대가 임 의원의 당 의장직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이 경우 재야파의 결집을 기대할 수도 있다. 전략적 마인드와 경륜을 갖추고 있어 재야파가 독자후보를 낼 경우 가장 선호되는 카드로 꼽힌다.

하지만 임 의원은 결심을 굳히지 못한 상태. 당 의장보다는 오히려 김원기 의장의 후임 쪽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사심이 없는 그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재야파가 단일 대오를 형성해 출마를 요구한다면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듯하다.

뭐니뭐니해도 재야파의 리더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거취는 전당대회 직전까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김 장관이 내각에서 나와 당 의장직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11월 김 장관이 연기금의 SOC 투자방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을 때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당 의장직 출마를 위한 의도된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김 장관은 이러한 ‘거사 기도설’을 전면 부인했다.

남미 순방 이후 귀국한 노 대통령은 한때 그를 경질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청와대 386 비서관들의 기류도 강경했다. 그러나 김우식 비서실장이 노 대통령 귀국 직후 “이번에는 김 장관이 잘못했다. 대통령께 무조건 사과해야 한다”고 설득, 김 장관의 사과를 유도함으로써 파문이 진화됐다. 하지만 김 장관이 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고, 그럴 경우 4월 전당대회 구도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기간당원이 개혁파 힘의 원천

당내 친노 강경개혁세력인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는 2004년 12월4일 전국이사회를 열고 독자후보를 내기로 결의했다. 누가 독자후보가 될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연구회 내에서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다. 연구회의 핵심멤버인 유시민 의원은 일찌감치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원로격인 김원웅 의원이 개별적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과연 단일후보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정연의 힘은 현역의원 수에 있지 않다. 당의 하부구조이자 당 지도부 및 공직후보 선출권을 가진 탄탄한 기간당원 조직이 힘의 원천이다. 지난 12월10일까지 모집된 전국의 기간당원은 9만8000여명.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은 전당대회 직전까지는 20여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당대회에 출마할 대의원 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간당원이 대의원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기간당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전당대회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유시민 의원이 도당위원장으로 있는 경기도의 경우 개혁당파가 주축이 된 참정연 지지세력이 기간당원의 상당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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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영찬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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