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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두산 군사기지에 南 관광기 내린다

삼지연공항 보수 위해 아스팔트 2000t 지원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北 백두산 군사기지에 南 관광기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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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는 중국 루트와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루트로 ‘인천공항-삼지연공항’ 직항노선을 통한 2박3일 정도의 관광코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두산 인근의 온천과 삼림욕, 천지연 산행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평양이나 묘향산 관광 등을 포함하는 코스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럴 경우 가격이 크게 올라가므로 당장은 가장 단순한 노선을 ‘개척’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장차는 백두산 개발사업에도 한국 자본이 참여할 수 있겠지만, 관광공사의 기관 특성 및 재정규모상 거기까지 욕심을 내기는 어렵고, 대신 직항노선을 이용한 1만여명 규모의 시범관광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직항 관광노선이 뚫려 대중화하면 그 다음부터는 민간 여행사들이 북한측과의 협상을 통해 여러 자체노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전문가들은 경제논리로만 접근하면 이 코스의 가격이 대략 70만~80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 서해를 경유해 1시간40분이 소요되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전세기의 경우 이미 남북이산가족방문단 등의 사례에서 활용된 바 있어 제도적인 장애물은 없다는 게 관계기관의 유권해석이다.

이산가족방문단의 전례를 보면 160인승 중형기의 전세비용은 대략 5000만원 내외로, 숙박비를 포함해도 70만원대에서 2박3일 관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박3일에 50만원이 드는 금강산 육로관광의 경우를 감안하면 북한측도 납득할 만하다는 것.

관광공사는 ‘이 사업에서 손해만 보지 않으면 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는 점, 남북협력기금을 이용해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북한측에 나름의 인센티브를 주고도 중국과 경쟁할 만한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남북협력기금을 이 사업에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 안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상태. 통일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검토해볼 만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현재 추진되는 백두산 관광코스는 ‘인천공항 혹은 김포공항에서 국적기를 타고 서해상으로 1시간40분 가량 날아가 삼지연공항에 내린 후 2박3일 동안 온천과 삼림욕, 천지연 등반 등을 즐기고 돌아오는 70만원대의 관광상품’으로 정리될 수 있다. 관광공사측은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삼지연공항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 올해 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포함해 다양한 의미가 있는 해인 데다 북한측이 조속한 사업화를 원하는 만큼 더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시범관광사업이 성공리에 이뤄진다면 거시적으로는 금강산의 경우처럼 남측 자본이 백두산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교직원공제회의 개발플랜은 이러한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두산을 염두에 둔 프로젝트라는 점은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광공사와 교직원공제회의 사업계획은 서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상반기 수개월 동안 다수의 사업개발 프로젝트매니저를 동원해 타당성검토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타측의 협조로 백두산을 현지 실사한 것으로 전해지는 이 타당성 검토작업은,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엄격한 비밀준수각서를 작성하고 보고서가 완성된 후에 관련 자료를 전량 폐기할 정도로 엄격한 보안을 유지하며 추진되었다는 전언이다. 금강산 지구에 준하는 규모의 사업을 검토한 이 보고서에는 대규모 호텔과 위락시설, 삼지연공항 현대화작업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측에 먼저 협상을 제안할 정도로 의욕적으로 추진되던 사업은 이를 주도한 이기우 당시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이 지난해 7월 총리비서실장으로 옮겨가면서 사실상 중단됐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사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었던 데다 이후 취임한 새 임원진이 ‘안정성 부족’을 이유로 추진을 보류했다는 것. 이는 백두산 개발이라는 덩치 큰 사업은 당국 차원의 합의를 통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포 녹여 보습 만든다?

백두산 관광사업에 대한 통일부의 방침은 분명하다. 2005년이 광복 60년, 정상회담 5주년 등 여러모로 ‘꺾어지는 해’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측 기업이나 기관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추진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이 장기적으로 안정되려면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그간 대북경협사업 주체들을 끊임없이 괴롭힌 ‘퍼주기 논란’에 대한 경계심리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금강산 관광특구에 포함되어 있는 북한의 장전항은 원래 해군기지였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를 모두 철거했다. 개성공단이 들어선 벌판도 인민군 2군단 6사단이 주둔하던 지역이지만, 이들도 자리를 뒤로 물렸다. 비록 남측에 위협을 주던 위치는 아니지만 삼지연공항 역시 관광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완전히 민간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속화하는 북측의 개방과 경제적 필요, 이에 대응하는 남측의 발 빠른 움직임이 북핵 문제가 야기한 ‘빙하기’에도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형국이다. ‘대포를 녹여 보습을 만드는’ 이와 같은 움직임이 백두산에서도 성사될지 지켜볼 일이다.

신동아 200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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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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