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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보통신 왕국’ KT vs NTT

NTT 차세대 광통신망 투자 KT 14배 “6년 후 한국 제치고 IT 초강국 등극” 야심

  • 박창신 세계일보 미디어연구팀 기자,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heri@segye.com

한·일 ‘정보통신 왕국’ KT vs N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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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보통신 왕국’  KT vs NTT

2001년 11월 일본 도쿄 NTT 본사 앞에서 NTT 근로자들이 구조조정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등공신은 시장경쟁. 소프트뱅크의 야후BB가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을 저가에 공급하면서 NTT와 KDDI를 자극했고, 속도 경쟁, 가격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야후BB가 연간 800억엔이 넘는 적자를 내는 등 부작용도 없지 않지만 일본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에서 일본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NTT가 ‘광가입자망 조기 확대’라는 회심의 칼을 뽑아든 것이다.

2004년 11월 NTT는 “오는 2010년까지 6년 동안 5조엔(약 51조원)을 투입해 3000만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광가입자망(FTTH: Fiber To The Home)을 구축하고 현재의 유선전화망을 광인터넷(IP)망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상 전 가구의 FTTH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로 50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생각하면 입이 쩍 벌어진다.

NTT의 이런 발표엔 일본 정부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NTT측이 일본 정부에 통신망 개방의무 규정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 총무성과 NTT의 관계는 한국 정보통신부와 KT의 관계와 유사한 점이 있다.

NTT가 제시한 ‘3000만 광가입자망 가구’의 비전은 전화국에서 가정까지 전체 전화선-초고속통신망을 기존의 금속 케이블에서 광케이블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 전체의 유선전화 가입자 회선(6000만 회선)의 절반에 해당된다.

광통신망은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는 ADSL망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 정보의 전송능력(100Mbps급)이 ADSL(1~8Mbps급)의 100배에 달한다고 한다. 고해상도 HD-TV 영상물 5개를 한꺼번에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정도다. 현재의 초고속인터넷통신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획기적인 서비스들이 실현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NTT의 이러한 계획은 한국의 비전을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한국은 2004년부터 광대역통합망(BcN: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보통신부가 국가 신성장동력 육성의 일환으로 계획한 BcN안은 현재 수 Mbps급인 초고속인터넷을 50~100Mbps급의 차세대 환경으로 발전시키고, 유무선 가입자들이 통신, 방송, 인터넷 서비스를 보다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융합 인프라 환경 구축’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선과 무선, 방송과 통신이 상호 끊임없이 연결됨으로써 언제(any time), 어디서나(any where), 어떤 단말기로도(any device)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것이 브로드밴드의 통합망이다.

KT는 세계 최초로 파장분할수동형 광네트워크(WDM-PON) 시스템을 이용한 FTTH 시험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개시하여 BcN의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NTT의 경우엔 이 같은 ‘3애니(3any)’에다가 안전하고, 단순하며, 편리한(safe, simple, convenient) 유비쿼터스 브로드밴드 서비스도 제시하고 있다.

FTTH는 글자 그대로 광케이블을 가입자 집까지 연결함으로써 100M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보장한다. 현재의 초고속인터넷인 ADSL은 집 근처 전화국까지는 광케이블로 연결되지만 전화국에서부터 집까지는 일반 전화선으로 연결된다. 광케이블망의 전송속도는 초고속인터넷인 ADSL보다 최소 2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4년 11월 이미 광통신망 가입자가 160만명을 헤아린다.

3000만 가구 대 175만 가구

NTT의 광가입자망 확대 전략은 경쟁자인 야후BB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저가의 ADSL로 시장을 위협한 야후BB는 최근 ADSL보다 훨씬 빠른 최대 100Mbps급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일본 시장에서 초고속인터넷 속도경쟁에 불을 붙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해 말 야후BB 초고속인터넷에 의한 TV방송서비스를 앞으로 광가입자망 환경에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FTTH엔 NTT동, NTT서, 우센 브로드밴드 등 3개 통신사업자와 도쿄전력 등 6개 전력회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FTTH 경쟁이 이처럼 뜨겁지만 한국에서 FTTH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서울 사당동 래미안아파트, 광주 선경아파트, 광주과학기술원 등에서 시범적으로 FTTH가 구축되어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다만 2004년 1월부터 특등급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를 도입해 건물 설계단계에서부터 FTTH 환경을 반영토록 하면서 FTTH 공사가 차츰 늘고 있는 정도다.

NTT가 사실상 ‘일본 전 도시 가구의 FTTH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점과 비교했을 때 2004년 9월 KT가 발표한 FTTH 구축계획은 일견 매우 빈약해 보인다. 당시 KT는 오는 2009년까지 아파트 등 일반 가정에 하향속도 100Mbps급 광케이블 174만9000회선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NTT가 목표로 잡은 3000만 가구와 비교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이 계획은 2005년 8000회선을 시작으로 오는 2009년까지 5년간 특등급 아파트에 33만2000회선, 기존 아파트에 82만5000회선, 일반주택에 59만2000회선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KT는 2008~09년 아파트 밀집지역을 위주로 FTTH를 보급하며, 2010년 이후 FTTH를 확산하겠다는 단계별 일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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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신 세계일보 미디어연구팀 기자,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her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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