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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北核비상

부시 행정부 내 파워게임으로 본 북핵

라이스와 럼스펠드의 ‘다른 뉘앙스’, 계속되는 강경파의 백악관 압박

  • 안병진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정치학 byongjinahn@yahoo.co.kr

부시 행정부 내 파워게임으로 본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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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2월12일 ‘뉴욕타임스’는 체니 부통령이 한국의 대북지원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추정하며 심지어 북한에 흘러 들어가는 자금을 차단하는 등 새로운 경제압박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월14일자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최근 몇 주간 국가안보회의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손질해온 비밀 ‘도구상자(tool kit)’의 존재를 지적했고 일부 신기술은 이미 실행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신기술 가운데 하나는 3월 발효될 일본의 새 ‘해운관계법’으로, 이는 이후 실질적으로 북한-일본간 선박왕래를 중지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측된다. ‘뉴욕타임스’ 기사에서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일부 전직관리가 이 전략에 부시 대통령이 개입하고 있는 정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고 내비쳤다는 부분이다. 몇몇 정부 관계자는 이 압박계획의 부산물로 정권붕괴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렇듯 전방위적으로 암시되고 있는 강경한 대북(對北) 제재방안에 대한 논란은 한편으로 이후의 정국을 향한 백악관 내외 강경파의 고도의 언론플레이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향후 사태의 진전이 없고 6자회담의 무용성(無用性)이 보다 분명해지면 부시 대통령은 이를 공개정책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이 전망하듯, 최소한 납북자 문제를 이유로 대북제재를 가하려는 일본 정부의 구상을 부시 행정부가 지지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는 이후 다른 국가들의 태도가 강경해지는데 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

봉쇄의 실질적 목적

물론 베이커나 백악관 밖의 네오콘들이 주장하듯 백악관이 군사공격을 정책으로 채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럼스펠드 장관 등은 일부 네오콘과 달리 북한이 가진 군사력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그는 2004년 4월 유출된 비밀메모에서도 군사적 공습보다는 경제제재를 선호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다양한 수위의 봉쇄정책은 향후 사태의 전개에 따라 백악관 내 강경한 현실주의자들과 체니 부통령 등의 네오콘 후원자 혹은 네오콘들 사이의 합의에 따라 얼마든지 공식적인 정책으로 채택될 수 있다.



북한의 최근 핵 선언이 지극히 위험한 것은, 과거의 벼랑 끝 외교가 안고 있는 한계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극적인 협상과 억제력을 확보하려는 주관적인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 미국과 한국 내 강경파의 입지를 대폭 강화시키고 중국의 조정 영향력을 약화시키며 일본 등을 비우호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는 쿠바 미사일위기에서 남미지역 혁명수출을 통해 미국의 쿠바침공을 막으려고 한 카스트로 의장이 자신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미국 내 강경 매파의 입지를 강화시켜 준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단순 협상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억제력 추구로 이동하는 듯한 북한의 태도는, 늦기 전에 신속하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주장을 정당화해준다. 더구나 최근에는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펠로시 하원대표나 민주당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등이 대북제재나 ‘더 많은 채찍’을 주장하고 있다. 대북 온건론을 주도하던 노무현 대통령은 야당의 거센 공격에 직면해 있다.

향후 대북 해상봉쇄 같은 높은 수준의 압박정책이 채택된다 해도 그 실효성은 다소 의심스럽다. 다른 국가들의 긴밀한 공조를 이끌어내야 할 뿐 아니라 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이 말했듯 축구공만한 농축우라늄 폭탄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조된 위기 속에서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우려한 백악관이 극적인 타결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해상봉쇄의 핵심은 이미 부시 행정부 인사들이 여러 차례 시사했듯 단순히 핵무기 수출의 사전발견이 아니다. 오히려 쿠바 미사일위기 당시 르 메이 공군 사령관 같은 강경파의 의도와 유사하게, 이 과정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면 그로 인해 보다 강경한 조치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데 있다. 물론 그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정권의 붕괴가 될 것이다.

부시와 케네디의 차이

이 점을 고려할 때 과거 쿠바사태 당시의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지금의 부시 대통령의 차이는 매우 크다. 케네디 대통령이 비록 해상봉쇄라는 강경책을 구사하긴 했지만 동시에 그는 이 과정에서 소련의 체면을 살리는 협상책을 모색한 바 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자존심’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의 체면을 살리는 일에 큰 관심이 없다. 더욱이 부시 대통령은 강압정책이 성공한다는 신화를 깊이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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