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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취재

한국 미술계 이끄는 ‘기업미술관’ 파워

‘삼성’ 국보·보물 150여점 보유, ‘SK’ 미디어 아트로 시너지 업!

  •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한국 미술계 이끄는 ‘기업미술관’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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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계 이끄는 ‘기업미술관’ 파워

아트센터 나비가 이동통신기술을 이용해 선보인 ‘워치 아웃’전.<br>이렇듯 나비의 색깔을 결정하는 데는 모기업, 특히 SK텔레콤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한 활동도 활발하다. 대표적인 것이 싸이월드(cyworld.nate.com) 페이퍼진을 이용한 ‘러브 바이러스(Love Virus)’와 SK텔레콤의 준(June) 서비스를 이용한 ‘M-Gallery’. 러브 바이러스는 일종의 아티스트 블로그다. 자신의 페이퍼진에 작품을 만들어 올리고 방문하는 수많은 네티즌과 교감하는 것. ‘M-Gallery’는 휴대전화로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인데, 기존 작품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모바일 특성에 맞는 작품을 새로 제작해 전시한다.

독특한 모양새로 서울 을지로 2가의 명물이 되고 있는 SK T-타워. 1층 실내와 건물 외부를 휘감아 돌아가는 9m 길이의 띠 구조체가 현란한 영상을 통해 하나의 영상 갤러리가 된다. 이곳에 설치된 LED는 그 자체가 독창적인 조형물인 동시에 다양한 영상이 안팎을 드나들게 하는 매개체다. 이것도 나비의 프로젝트로 커뮤니케이션의 약자인 ‘COMO’라 불린다.

아트센터 나비의 최두은 전임학예연구원은 “작가들이 만든 영상작품을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COMO’ 라는 공간은 역동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비의 색깔을 결정하는 데는 일찍부터 미디어 아트를 연구해온 노소영 관장과 모기업, 특히 SK텔레콤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노 관장은 국내외의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연구하고 국제적인 대회에 참가하면서 세계적인 흐름을 읽어갔다. 한때 경희대학교 겸임교수로 출강했지만 미술관 운영에 전념하기 위해 사임하고 대신 특강 형식으로 미디어 아트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미디어 아트에 관한 한 학예연구원들보다 더 많이 알고, 모든 프로젝트에 한 명의 팀원으로 참여해 함께 연구한다.

미술계 일각에서는 나비가 미술관 본연의 기능을 잃은 채 SK텔레콤을 위한 부속기관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달리 보면 이것이 나비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최두은 연구원의 설명.



“미디어 아트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순수예술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미디어를 환경으로 하는 다양한 아트 작업을 통해 산업계, 학계와의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이 나비가 추구하는 바다. SK텔레콤뿐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하는 모든 사업체가 나비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보수화하는 아트선재센터

모그룹의 몰락에도 전시를 중단하지 않은 아트선재센터(서울 소격동)는 특히 젊은 작가들이 실험성과 예술성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얘기를 하려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 관장과 딸인 김선정 전 부관장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정희자 관장은 25년 전부터 그림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당시 청전이나 심정 등 근대 동양화가의 작품들과 도상봉, 김환기 등 국내 대가의 유화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만 해도 200여점에 이른다고. 한국을 비롯한 동양 대가들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관장은 경주에 있는 아트선재미술관도 운영하고 있다.

김선정 전 부관장은 실험적이고 발랄한 젊은 작가 등용에 주력하며 한국 화단에 활력을 제공해왔다. 아트선재센터의 부관장으로 있으면서 전시를 30여 차례 기획했는데, 모두 참신성과 실험성을 인정받았다. 또 이불, 최정화, 정서영, 이동기, 오형금, 김범, 박이소 등 최근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 및 신진 작가의 작품을 수집, 소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 갑자기 부관장직을 사임했다. 당시 그는 “격무에 지친 데다 아이 공부 뒷바라지에 전념하기 위해 사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술동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양의 대가들을 좋아하는 다소 보수적인 경향의 어머니 정희자 관장과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최신 미술계의 흐름을 좇는 실험적인 전시를 하려는 김선정 전 부관장의 견해차가 커 갈등을 빚은 것이라고 한다.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김선정씨는 오는 6월 개막하는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았다. 지난 3월11일 그는 배영환, 최정화, 김홍석, 김소라, 김범 등 15명을 참여작가로 선정했다. 우리 현대미술의 개성과 힘이 느껴지는 젊고 실험적인 작가 위주로 선정한 듯하다.

아트선재센터는 현재 개보수 공사로 인해 지난 1월부터 전관 휴관중이다. 아트선재센터 관계자는 “단순히 건물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의 성향 자체를 새롭게 바꾸고 거기에 맞춰 건물을 보수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늦으면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존 학예연구원들도 상당수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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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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