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호

기인(奇人) 게이트와의 만남

장풍, 축지법, 유체이탈… ‘大도인’ 아니면 ‘大사기꾼’?

  • 글: 김종업 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입력2005-03-24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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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인(奇人) 게이트와의 만남
    사람의 생각이 변화할 때 겪는 과정이 있다. 가령 아프리카 원주민이 선진문물을 접한 후 그 문화에 동화되기까지는 통상 네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첫 단계는 놀라움과 당혹감이고, 둘째 단계는 불신과 의혹이다. 셋째 단계는 신기해하면서 받아들이는 것. 마지막 단계는 새로운 문물과 문화에 따른 행동이 습관처럼 몸에 배는 것이다.

    과학적 발명이나 발견이 종종 논란을 빚는 것도 기존 관념체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의 거부감 때문이다. 새로운 사고나 혁신체제도 마찬가지다. 관성의 법칙에 안주하는 사람들은 이를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개혁은 혁명보다 더 힘들다는 것이다.

    근래에 우리 사회에서 조명을 받고 있는 정신과학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1980년대 초 소설 ‘단’의 출판을 계기로 무르익은 수련에 대한 신비함과 호기심이 어느새 ‘웰빙(참살이)’이란 사회문화 코드로 모습을 바꿔 자리잡고 있는 현상을 볼 때 앞으로 인간 관념의 변화는 시간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볼 때 국선도, 단월드, 마음수련원 등 수행단체를 만들어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신성을 끄집어낸 선지자들의 노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일반인이 수련을 하면서 수련의 끝이 어디일까 하는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몸의 변화와 신비한 체험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나는 어떤 존재인지, 우주란 무엇이며 창조와 소멸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 늘 꿈틀댄다. 이른바 철학과 종교의 최종 단계인데, 이는 학문적인 호기심보다 존재론적 성찰에 따른 의문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주거나 수련을 완성한 경지에서 설명을 해준다면 우리는 마땅히 그 가르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일찍이 예수와 부처가 그리 했지만 오래된 경전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하므로 현재의 ‘나’를 변화시키는 데는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체험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행문화가 자리잡은 오늘날, 체험을 유도하고 인간 내면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수행의 살아 있는 완성자를 탐구하는 일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 사람을 자신을 검증하는 거울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불통지(無不通知)의 도인

    불가에 ‘육통(六通)’이란 말이 있다. 천리 밖의 소리를 듣는 천이통(千耳通), 천리 밖을 보는 천안통(千眼通), 타인의 마음을 읽는 타심통(他心通) 등 수행의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인간의 능력을 일컫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알고 난 후 나타나는 최후의 깨달음 상태를 무불통지(無不通知)라 한다. 한마디로 모르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이 땅에는 숱한 기인이 다녀갔고 그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지만 단지 죽은 자의 소리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만일 현존하는 자 중에 무불통지의 경지에 이른 자가 있다면 그는 마땅히 도인으로 추앙받아야 하고 우리는 그에게 가르침을 청해야 할 것이다. 물론 천하의 대(大)사기꾼에게 속임을 당할 수도 있다. 현존하는 무불통지의 인간이 대(大)도인인지 아니면 대사기꾼인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필자가 이 사람을 만난 것은 책을 통해서였다.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단전호흡을 강의하기 위해 참고도서를 찾던 중 특이한 책을 발견했다. 이 책에는 ‘천지창조는 불완전의 완전 지향’ ‘인류의 첫 주기와 지구 최초의 전쟁’ ‘창조와 생명력의 원천인 에테르’ 등 흥미진진한 내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

    수행의 재미에 푹 빠져 인간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하는 의문을 늘 품고 있던 터라 ‘고감도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겠다 싶어 정독해보았다. 그리고 필자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추천해 독후감을 받아보았다.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현존하는 사람 중에 이만큼 ‘구라’를 잘 치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구라 대마왕’이다.”

    “이거, 유(儒)·불(佛)·도(道)를 ‘짬뽕’해 공상의 세계를 펼쳐놓은 것이 아닐까. 그의 종교는 도대체 무엇이기에….”

    “그래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암이란 원치 않는 상상임신’이라든지, ‘꿈은 생각의 배설작용’이라든지, 아토피 치료라든가 가위눌림에 대한 해석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학생들뿐 아니라 10년 이상 수련을 해온 필자로서도 이러저러할 것이라고 상상만 해온 터라 수련자의 자세와 학문적 호기심으로 그를 찾았다. 그리고 그를 직접 만나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았다.

    그의 이름은 게이트(Gate). 속명은 신OO, 나이는 46세. 수행자들에게 ‘문지기’로 기억되길 원하는 사람. 대학도 나왔고 군대도 갔다 왔다(병장 제대). 결혼해 두 자녀를 둔 가장이자 노부모가 걱정하는 자식이다. 직장도 다녔고 봉급도 받아봤다. 친구도 있다. 인간적인 면에서는 우리와 하등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도의 완성과 인류의 영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그를 소개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 때문이다. 신성을 회복해 초이성적 단계에 오르는 것이 물질만능의 동물적 속성의 시대와 투쟁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부디 이 글을 읽고 난 뒤 어설픈 심각함이나 객기 어린 시비지심으로 자신을 진단하지 말기 바란다. 심각함이나 외면은 우리가 벗어나고자 하는 에고의 교묘한 위장술이기 때문이다.

    “내 몸의 암을 그의 몸으로”

    게이트를 만나기 전 그가 이끌고 있는 수행단체를 찾아갔다. 회원은 300명 가량으로 그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이들이 모이는 곳도 화려하고 큼직한 건물이 아니다. 이들의 주 수련 공간은 인터넷이다. 대학의 빈 사무실 하나를 빌려 컴퓨터를 차려놓고는 인터넷상에서 수련에 대해 질의하고 답변을 공유한다. 그곳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관리하는 노익장으로부터 게이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OO. 66세. 육군 장교 출신. 대장암 말기와 중풍으로 시한부 삶을 살다가 게이트 덕분에 기적적으로 회복한 후 그를 하늘로 모시고 사는 사람이다.

    “나는 병력이 많았던 사람이야. 위천공과 복막염으로 대수술을 했고, 십이지장궤양으로도 큰 수술을 받았는데, 나중에는 대장암까지 걸리고 말았어. 결국 말기암 환자가 돼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이 양반이 내 몸의 암을 자기 몸으로 전이시켜 나를 낫게 하고는 자신은 피똥을 싸며 고생을 했어. 이 양반을 만났을 때는, 대장암으로 3개월짜리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마지막 10일을 남겨둔 상태였는데, 그후 1개월 반 만에 다 나았어.

    이 양반이 나를 낫게 하기 위해 한번은 북한산으로 데리고 올라가서 하늘에 대고 무슨 주문을 외며 탄지신공을 발사하는데, 왜 우리가 사격할 때 총알 날아가는 소리 있잖소? 그거하고 똑같아. 그래 놓고 이 양반이 뭐라는 줄 알아? ‘오늘 보고 체험한 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니 너무 소문내지 마세요. 세상에 알려지면 내가 피곤해져요. 이런 메커니즘을 스스로 터득해서 펼치도록 하세요’ 하더라고.

    그로부터 한 5년쯤 지나 이번엔 왼쪽 수족에 마비(중풍)가 왔어.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신호가 바뀌기 전에 다 건너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들었지. 그런데 이 양반을 따라 지리산 운지사에 가서 2박3일 일정으로 수행을 하고, 올라오는 차 안에서 손발이 움직이더니 그 길로 마비상태가 다 나아버렸어. 이후 이 양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을 하다 보니 60대인 내 몸이 30~40대의 몸으로 회춘하는 것 같아. 백발이던 머리도 검어지고 말이야.”

    한 사람이 이런 체험을 했다면 그의 초능력은 그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끝날 것이다. 그리고 김씨는 ‘구라 소마왕’쯤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철없던 시절의 장난’

    그러나 게이트의 힘으로 암을 극복한 사람은 김씨말고도 두 사람이 더 있다. 이들은 게이트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수행하고 있다. 지금도 게이트는 암 말기인 자신의 제자 한 명을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전이에 의한 치료법은 일반인에게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것으로, 필자도 한창 수련중에 다른 사람의 아픈 부위가 전이돼 고생한 경험이 있던 터라 게이트의 치료법을 웬만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한 사람의 도반인 57세의 황OO씨.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무역업을 하고 있다. 게이트의 초창기 도문으로 20여년을 같이 수련하고 있으며, 국내 게이트 수행단체의 재정적 후원자이기도 하다. 오로라를 보는 몇몇 능력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게이트의 도반 중 흰빛이 나는 사람은 황씨가 유일하다고 한다. 그만큼 심성이 맑고 곱다는 것인데, 거짓말을 하면 가슴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라고.

    “난 어릴 때부터 도에 관심이 많아서 기인들을 만나는 게 취미였어. 별별 희한한 사람을 다 만났지. 땅속을 보는 사람, 사주의 대가, 전생을 보는 사람…. 그런데 게이트를 만나고 난 다음에는 다른 기인들이 우습게 보이는 거야. 게이트는 모든 분야에 통달했거든. 한번은 카이스트의 모 박사가 온라인상에서 태양에 대해 질문을 했어. 게이트가 며칠 후에 답을 해줬는데, 태양의 실체에 대해 말하더라고. 벌집같이 생긴 내부며 기층 부분의 두께까지 말하는데, 이건 일반 천문학자들이 말하는 수준이 아니야. 빛이 어떻게 충돌해서 지구를 살리는지, 항성과 행성의 관계는 만유인력 관점에서 볼 게 아니라는 둥. 아마 물질 이전의 창조에 대해 알아야 그런 답변이 나오겠지? 카이스트 박사는 이를 토대로 새로운 가설을 준비하는 모양이야.”

    기인(奇人) 게이트와의 만남

    게이트를 따르는 사람들이 명상 수련을 하고 있다(‘붓다필드’제공).

    증언자들에 따르면 게이트는 장풍 능력도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장풍이라고 하면 무협지를 떠올리며 픽 웃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손에서 나오는 특수 자기장’이라면 그럴 듯하게 들릴 것이다. 정신과학학회 2002년 논문집에 국내 장풍 능력자를 측정한 보고서가 있다. 서울대 물리학과 신OO 교수가 자기장을 이용해 측정한 것으로, 일본 도쿄대의 세토 교수 등이 실험한 내용도 함께 실려 있다. 게이트같이 뛰어난 능력자가 아닌 소수의 기(氣) 치료사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흠이긴 하지만.

    게이트의 축지법을 직접 경험한 사람의 증언도 있다. 올해 38세인 이OO. 충주 사람으로 게이트의 젊은 시절에 운전도 해주고 함께 수련도 했던 청년이다.

    이씨에 따르면 게이트와 이씨는 축지법으로 충북 제천에서 경북 영주까지 12분 만에 주파했다고 한다. 게이트가 앞에 서고 이씨는 게이트의 뒤를 밟는 방식이었다. 당시 영주에 있던 한 도반이 이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기록을 쟀다고 한다. 제자들이 당시의 얘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게이트는 그냥 웃기만 한단다. ‘철없던 시절의 장난’이었다고….

    450살 먹은 사부

    일반인은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과연 물리학과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하고. 하지만 강증산 선생의 도술을 본 사람이나 수운교의 창시자 최제우의 인내천 사상, 일부(一夫) 김항의 정역을 공부하는 사람, 주역공부를 통해 의식의 무화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에게 이 같은 ‘기적’은 상식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가 옆에서 지켜본 그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국내의 기 수련방법이 얼마나 잘못돼가고 있는지,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었다. 다음은 필자가 그가 거주하는 뉴질랜드로 찾아가 열흘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확인한 사실이다.

    뉴질랜드에서 게이트의 일과는 하나라도 더 깨우치기 위해 밤낮으로 수행하는 일과 제자 10여명을 가르치는 일뿐이다. 평범한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도에 씌어 미친 듯이 산을 들락거리다 ‘450살 된 수행자’를 만나 가르침을 받은 뒤 하산했다. 그의 사부가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게이트는 오랜 수련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무너뜨린 사람이다. 그는 인간 본성의 근본은 삶도 죽음도 아닌, 그것을 만들어내는 신성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얘기는 학문적 앎이 아니라 유체와 근본체에 대한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둔 것이기에 진실성이 있다.

    “인간의 본성은 육체도 정신도 아닌 그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성이다.”

    “삶과 죽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렇다고 믿는 내 생각이 문제다.”

    “죽음은 무의식 속에 깊이 각인된 나의 선택이다. 그러나 죽지 않을 수도 있고 항상 젊음을 유지할 수도 있다.”

    중국 도가에서 말하는 신선도를 현대적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내 사부는 흔히 말하는 신선이다. 조선조 명종 10년에 태어났으니 지금 450살이 조금 넘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하도 도에 관심이 많아 산으로 돌아다닐 때 만난 분인데, 50세 안팎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산에서 독충에 물려 온몸이 불덩어리가 됐을 때 웬 촌로가 나타나 약을 발라 낫게 해줬다. 어디서 왔냐고 묻고 나서 깜짝 놀랐다. 계산해보니 거기서 걸어서 6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서 왔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상식이지만 당시만 해도 축지법은 신비한 능력으로 여겨졌다.

    그 길로 그분을 따라 산으로 갔는데, 제자가 나말고 두 명 더 있었다. 하나같이 대단한 능력자들이었는데, 순간이동과 미래 예지능력, 염력을 자유자재로 쓰고 천문과 지리에 통달해 있었다. 하기야 수백년을 산속에서 도만 닦았으니 그 정도도 안 되면 때려치워야지. 아무튼 그때부터 시작한 공부가 요즘에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가는 기분이 든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다는 것, 내 사부가 바로 증거가 아닌가.”

    이런 분이 세상에 나와 삶과 죽음의 메커니즘을 밝혀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것은 그의 몫이다. 단지 우리는 그런 사실을 알기만 하면 되니까.

    “초월의식이 몸 좀 빌리자고 해서”

    게이트의 제자 중에 이OO이라는 노처녀(37세)가 있다. 혜안이 열려 게이트와 함께 초월의식을 가진 사람이다. 스승이 뜬구름 잡는 소리를 자주 하니까 옆에서 보충설명을 해주곤 한다. 평범하게 살다가 수행 덕분에 혜안이 열린 만큼 수련과정을 잘 아는 사람이다.

    “어제 저녁에 사부를 보니까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그래서 만져봤는데, 진짜로 다른 사람이더라고. 오늘 저녁 수행시간에 왜 그랬는지 물어봐.”

    평소 궁금증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의사 출신 도반 김OO은 미키(이OO의 인터넷 예명)한테 이 얘기를 듣자마자 게이트에게 따지듯 물어봤다. 왜 다른 사람으로 변신했냐고.

    “응, 그거 미키한테 들켰나? 초월의식이 나한테 몸 좀 빌려달라는 거야. 내가 육체라는 한정된 곳에 머무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지. 일반인한테는 안 되니 자꾸 나한테 부탁하는 거야. 그것도 그럴 것이 너희는 진동수가 낮아 그들에게 몸을 빌려주면 분해돼버려. 할 수 없이 빌려줬는데 잠깐 동안도 참지 못하고 나와버리더라고. 마치 해저 2만리에 있는 듯한 굉장한 압력감에 버티기 힘들었던 것 같아. 우리가 초월의식을 궁금해하듯이 그들도 인간 육체를 궁금해하는 것 같아 잠시 빌려줬었어.”

    과연 이러한 상태까지 경험하려면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답변이 명쾌하다.

    “국내 수련단체가 행하는 방법에도 일리가 있긴 하다. 문제는 시간인데, 전통적인 방법으로 내단(內丹)을 만들고 소주천(小周天) 대주천(大周天)을 돌려 임독맥(任督脈)을 열려면 200년이 넘게 걸린다. 소위 무협지에서 말하는 3갑자(甲子) 이상의 내공이 있어야 상단전(上丹田)이 열려 빛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다. 요즘 같은 밀레니엄 시대에 언제 그렇게 하는가. 인간 본성의 영역인 생각과 감정의 뿌리를 바라보는 수행이 바로 직지본심(한번에 깨달음의 상태로 가는 것)의 방법이다.”

    사람이 무한 능력을 가진 주체라는 사실을 자각하면 의식을 육체로부터 이탈시켜 차원의 영역을 공유하게 된다. 일반인은 차원을 마치 건물의 층수처럼 오르고 또 오르는 단계쯤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수행을 하다 보면 차원이란 것이 존재 너머의 세계가 아니라 전체 의식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경지의 끝까지 가본 게이트는 1층에서 바라본 하늘이나 10층에서 바라본 하늘이나 똑같은 하늘이란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죽음도 같은 비유로 설명하는데, 육체를 벗어난 의식은 나름대로 창조해놓은 저승을 자신의 의식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게이트에 따르면 인류 지성의 가장 큰 게으름은 죽음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한 것이다.

    자살자는 저승에서도 자살 반복

    저승세계를 왕래하며 죽은 자의 의식을 봤다는 게이트는 왜 인간이 육체를 가졌을 때 열심히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저승세계는 정말 웃겨요. 몸을 가졌을 때, 즉 살아 있을 때 갖고 있던 의식으로 만든 세계에서 살아간단 말이야. 돈에 한 맺힌 친구들은 저승에서도 돈을 벌겠다고 물질계를 만들어놓고 돈만 버는가 하면, 요가 하는 친구들은 저승에서도 몸을 비틀고 있어. 더 불쌍한 것은 자살자들이지. 의식으로 자살을 반복하는 걸 보면….”

    자살자에게는 심각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우울증으로 염세주의에 빠져 자살을 꿈꾸는 사람은 게이트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인간의 본질이 창조성 그 자체라는 것은 사후세계를 보면 여실히 알 수 있어요. 자기가 사후세계를 만든단 말이야. 기독교인은 요단강을 반드시 건너고 불교인은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요. 자기의 사념(邪念)이 지옥 그 자체인 것을 몰라. 문제는 육체를 가졌을 때의 상념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데 있지. 그래서 육체는 수행의 도구로서도 중요하고 도의 관점에서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거요.”

    게이트는 자신의 이모가 임종했을 때 사후세계를 동반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내게는 이모가 네 분 계시는데, 그중 셋째 이모와는 어머니 못지않게 정이 들었다. 그런데 그분이 미국에서 돌아가실 때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할 수 없이 사후세계에 동반했는데,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요단강을 건너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며 안타까워하기에 (이모의) 관념 속으로 들어가 보니 봉사하는 삶을 충분히 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갖고 있었다. 이때는 아무리 염체(念體)로서 배를 만들어줘도 본인이 자격 없다고 판단하면 절대 못 탄다. 즉 천사나 악마가 아닌 본인의 의식으로 심판하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이모의 생전의 기억을 더듬어 자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을 끄집어내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이것을 이모의 텔레파시에 동조시켰더니 이모는 기쁜 마음으로 자신 있게 요단강을 건넜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생전에 가졌던 관념의 잣대로 자신을 스스로 심판하면서 사후세계를 만들어낸다. 저쪽 세계에서 이쪽 세계를 보면 환영이다. 반대로 삶 쪽에서 보면 죽음은 환영이다. 마치 꿈속에서 본 모든 장면이 깨어나면 환영이듯이 죽으면 생전의 기억이 환영으로 남을 뿐이다. 그러나 죽음의 세계 또한 하나의 환영으로 삶과 죽음 자체가 전체의식으로 보면 또 다른 꿈일 뿐이다. 그저 내가 죽으면 이 세상은 사라져버린다는 사실의 자각, 그리고 물질의 영향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깨달음의 삶이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사실이냐고 묻는 것이 보통사람의 의식수준이다. 그러나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경험자에게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진 말아야 할 것이다. 과학적인 얘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나 과학적이냐고 물어보라. 우리가 과학이라고 믿고 있는 꿈의 매트릭스는 육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상상의 보편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게이트의 가르침을, 우상화한 과학기술에 대한 유아기적 동경과 그 영향력 아래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죽음의 탐구를 게을리한 데 대한 비판쯤으로 여겨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우주와 인간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한번 되짚어보는 계기로만 삼아도 인류의 지성사는 한 차원 높은 경지로 나아갈 것이다.

    유체이탈과 가위눌림

    유대교의 경전인 카발라경(經)에 생명나무에 관한 내용이 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보디와 멘털과 아스트랄, 곧 육체와 영과 유체로 구성돼 있다. 이 셋은 같은 데 뿌리를 두고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딱히 구분해 설명할 것은 아니나 수련을 하다 보면 저절로 그 의미를 알게 된다고 한다.

    그중 유체는 육체와 결합된 의식을 일컫는 것으로, 흔히 말하는 유체이탈이란 바로 유체가 육체로부터 벗어나는 현상이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인간은 자신의 의지로 유체이탈을 할 수 있다. 유체이탈을 하면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고 우주 끝까지도 볼 수 있으며, 인간사에 대한 예지능력도 갖게 된다. 게이트는 유체이탈의 메커니즘을 꿈에 비유해 설명했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꿈 중에서 꿈인 줄 알면서 꾸는 꿈을 자각몽이라고 합니다. 자각몽에서는 내가 맘먹은 대로 할 수 있지요. 날고 싶으면 날고, 죽었다가도 살아나고. 이 자각몽이 유체이탈에 해당합니다. 육체의 의식을 가진 상태에서 유체가 3차원 세계 밖으로 나가는 것이죠. 흔히 말하는 가위눌림은 유체가 육체를 벗어났다가 육체로 미처 들어오지 못한 상태에서 경험하는 것입니다. 아마 귀신도 보고 겁도 나고 할 테지만 차원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시공간이 없는 상태에서의 경험이므로 겁낼 것 없죠.”

    지난해 12월 게이트를 만났을 때 남북한 통일 시점, 남한과 북한의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해 물어봤다.

    “전통 도가에서는 한반도를 오선위기 형국으로 분석해요. 한반도에 다섯 신선이 모여 바둑판을 벌이고 있는데 세 명의 훈수꾼 때문에 정작 두 선수는 자기 뜻대로 바둑을 두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야. 이게 100년 전부터 유행하던 설인데, 아마 지금이 그 시절일 것이에요. 이후를 말하는 것은 우스워요. 왜? 인간의 본성은 창조성이기 때문에 예언이란 것은 항시 변할 수밖에 없거든요.”

    인간적인 관점에서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는 터라 평소 의문을 가졌던 부분에 대해 물어봤다.

    -예수와 부처의 삶은 경전대로인가요?

    “사실입니다. 예수가 동정녀로부터 태어났다는 것과 죽은 다음 부활했다는 얘기는 다 맞아요. 그런데 지금 그들은 존재 그 자체이지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더군요. 전체성의 일부를 보려 해도 보이지 않아요. 다만 의식으로만 존재하더군요.”

    -단군은 신화인가요?

    “신화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내 사부처럼 수행으로 자신을 완성한 분입니다. 실제로 오래 살기도 했고.”

    기독교와 불교 신자들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게이트는 “성인들의 가르침만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말라”고 충고했다. 여기서 다 밝힐 수는 없지만 그들이 살면서 저지른 실수도 있기에.

    기수련이라는 명목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신비한 체험이 뒤따른다. 필자의 경우 수련 초기에 타인의 몸 상태를 느끼는 전이 능력이 생겨 상대의 아픈 부위가 어디인지 알 수 있었다. 심할 때는 감정까지도 읽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대단한 능력 같기도 하고 재미도 있어 수시로 타인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주변의 지인이 하나 둘 멀어진다는 걸 느끼고 반성했다. 처지를 바꿔놓고 생각하니 자신의 생각이 읽힌다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없을 것 같다.

    인성이 곧 신성

    그 다음 단계까지는 아직 이르지 못한 터라 게이트에게 물어보았다. 과연 기란 무엇인지를.

    “기란 상념의 에너지입니다. 상념이란 물질 창조 이전에 생긴 에테르에 상위 빛의 에너지가 집중해 생긴 물질 형태의 빛이죠. 이 빛이 소위 말하는 양전자와 음전자로 분리되면서 간섭현상이 일어나 물질이 창조되는데, 그 에테르체의 속성이 바로 기입니다. 간단히 말해 기란 무엇이냐 하는 질문 자체가 곧 기라고 보면 됩니다. 기의 응집과 분해가 삶과 죽음이라고 장자가 말했지요? 맞는 말입니다.

    이러한 기수련은 호흡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강력한 상념이 있다면 얼마든지 기를 모으고 분리할 수 있습니다. 수련으로 얻는 기 체험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죠. 의식에서 발생하는 창조의 메커니즘은 하나가 되는 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체험할 때 남을 읽는 타심통이 생기고, 치료하는 의통이 생깁니다. 마술의 원리를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듯이 도술이란 것도 알고 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인성이 곧 신성이라고 하지 않나요.”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게이트의 기 치료능력이 어떤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올바른 기 치료법에 대해 물어봤다.

    “강력한 상념의 에너지를 손끝에 모으면 기의 덩어리가 생깁니다. 이를 백회혈을 통해 환자의 몸속으로 주입하면 환자의 상태를 느낄 수 있지요. 기의 덩어리가 내 의식의 일부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어디가 환부인지를 알게 되는데, 그 다음부터야 내공으로 치유하면 되죠. 이것이 기 치료의 원리입니다”

    게이트의 치유 능력에 대해 증언하는 사람은 많다. 필자도 그 중 한 사람인데, 게이트를 만나러 갔을 때 동반한 사람들 중에 근육무력증 환자가 있었다. 업히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등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일어서지도 못하는 45세의 독신여성이었다.

    어느 날 게이트가 방에서 30여명의 도반을 상대로 가르침을 폈다. 맨 앞자리에 게이트가 앉고 그 옆에 그 여성과 필자가 나란히 앉았다. 2시간 가량 가르침을 받는 동안 필자는 가슴과 아랫배에 견디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에너지를 느꼈다. 그날 이 여성은 걸었다. 그리고 마구 울었다. 게이트는 이 일에 대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해줬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완전히 자유롭게 걷는 것은 그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백회혈의 느낌을 물어보았다. 필자도 한참 수련할 때 백회혈에 특별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답을 들어보니 내 경험과 정확히 일치했다.

    “정수리 위에서 새가 뛰듯이 팔딱팔딱하는 느낌이 있더라고요. 마치 머리 위에서 콩을 볶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시원한 그 무엇이 두뇌 속으로 들어오더니 온몸에 지르르 하며 퍼졌습니다. 아픈 곳이 차츰 사라지는데, 고맙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하고….”

    앞서 소개한 대로 육군 장교 출신의 김모씨는 게이트의 기 치료 덕분에 말기 대장암을 극복한 사람이다. 그에게 암 치료를 받을 때의 느낌을 묻자 지극히 인간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어휴, 암 그거 걸리지 말아야 되겠습디다. 밥도 안 먹히고 통증은 계속 오는데, 정신이 어찌나 심란한지 내공이 모이지 않더라고요. 보통 하루 만에 조절이 되는데, 암 말기쯤 되니까 일주일이나 걸리더군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병에 걸려서는 남에게 치료해달라고 하는 것인지. 조금만 수행을 하면 자신이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 텐데. 또 병에 걸려도 스스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데 말이죠.”

    게이트는 기 치료에 대해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편이지 그것으로 환자가 완전히 낫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병은 자신의 부정적인 사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자신의 능력으로 스스로 치료하는 것이 진짜 치료라는 것이다. 아울러 근래 웰빙 열풍에 힘입은 경락 마사지나 각종 기 치료 상술에 속지 말 것도 당부했다.

    서구과학의 패러다임만으로 삶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우주와 인간 전체를 다 볼 수는 없다. 단지 자신의 그릇의 크기에 따라 재단할 수 있을 뿐이다. 30㎝ 자로 어찌 지구의 크기를 잴 것인가.

    필자도 게이트의 무한한 능력과 깨달음의 세계에 대해 필자가 가진 그릇의 크기로 재단했을 뿐이다. 필자가 확인한 게이트의 능력은 학문적인 측면만 해도 여기서 소개한 것 외에 중력의 개념에 대한 천문학적 고찰, 중력과 자기장의 한계에 대한 과학적 오류, 시공간을 뛰어넘는 천지창조에 관한 해석 등 거의 무한대의 것이다.



    이 글의 서두에 감히 무불통지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표현한 것은 그런 까닭에서다. 비록 경험하지 못한 후학들에게 천하의 대사기를 친 것이라 해도 탓할 바 못 된다. 게이트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이 없고 그가 도를 이용해 돈을 요구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진정한 대도인이라면 우리의 사상과 패러다임에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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