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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민족 高大’ 100년

압제에 항거하고 독재에 저항하며 써내려간 자유·정의 100년사

  • 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압제에 항거하고 독재에 저항하며 써내려간 자유·정의 10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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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와중에 당시 ‘고대신문’은 ‘행동성이 결여된 기형적 지식인을 거부한다’는 사설을 내보내 학생들에게 ‘학문을 한다는 것을 핑계로 사회 현실로부터 도피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고려대생들은 각 단과대학 대표들을 중심으로 ‘거사’ 준비에 나선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이른바, ‘4·18의거’의 시작이다.

1960년 4월18일. ‘동족의 손으로 동족의 피를 뽑는 이 악랄한 현실을 어찌 방관하랴’(당시 4·18 선언문 일부)고 외치며 거리로 나선 고대생의 행렬은 1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을 뚫고 국회의사당 앞까지 진출한 학생들은 당시 유진오 총장의 설득으로 학교로 돌아오던 도중 깡패들에게 피습당한다. 이른바 고대생 피습사건은 4·19혁명의 직접적 동인을 제공하는 한편, 1970~80년대로 이어지면서 고려대가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학생운동의 선봉에 서는 계기를 마련한다.

1970년 50대의 젊은 교수 김상협이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캠퍼스에는 새로운 물결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김 총장은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전인적 인간의 형성’을 고대생의 지표로 내세웠고 이는 곧 1970년대 초반 고대생들의 내면을 지배하는 정신적 원천이 되기도 했다. 이 당시 고려대는 ‘불이 꺼지지 않는 24시간 살아있는 대학’을 내걸고 교육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1972년 10월 유신 이후에는 유신반대 운동이 거세지자 박정희 정권이 긴급조치 1호부터 9호를 선포하며 민주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강제로 탄압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와중에 1975년 4월 긴급조치 7호를 발동해 고려대에 휴교령을 내리고 교내 시위와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학교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사태가 발생한다. 긴급조치 7호는 한 대학의 시위를 이유로 긴급조치를 발동하고 이를 통해 대학의 문을 닫게 한 최초의 사건이다.

교수 시국선언의 시발점



1970년대 들어 고려대의 가장 큰 변화는 뭐니뭐니 해도 우석학원을 합병해 명실상부한 종합대학체제를 확립한 것이다. 이 과정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 탄생했다. 1980년에는 조치원 분교(현 서창 캠퍼스)를 인가받아 제2 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1980년 ‘서울의 봄’ 이후 대학은 학원자율화 열기에 휩싸였다. 교수협의회가 결성됐고 총학생회가 부활됐다. 1985년에는 당시 김준엽 총장이 민정당사 농성 학생 처벌과 기말시험 거부사건에 대한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문교부와 갈등을 빚은 끝에 사표를 낸 사실이 알려지자 정경대, 문과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사학에 대한 문교부의 교권 침해를 성토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1987년 6월항쟁에서도 고려대는 그 중심에 있었다. 당시 4·13 호헌조치 발표 직후 고려대 교수 30명이 서명해 발표한 ‘개헌 문제에 관한 우리의 견해’라는 시국성명서는 교수 시국선언이 전국으로 들불처럼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1990년대 들어서는 연구중심 대학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내걸고 국제학술교류를 늘리고 연구지원 체제를 강화해 나갔다. 인촌 김성수 선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인촌기념관을 개관하고 산학연 종합연구단지(Korea Techno Complex)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도 1990년대 초의 일이다.

서구에 비해 일천하기 짝이 없는 우리 대학의 역사에 비춰볼 때 고려대의 100년 역사는 교육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1905년 창립 당시부터 고등교육기관으로 출발한 고려대는 100년의 역사를 온전히 채운 한국 최초의 대학이라고 일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지난 2000년부터 100년사를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후 자료 수집과 정리에만 2년을 투자했고 2년의 집필 기간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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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성기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ky32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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