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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육법전서 같은 고루한 곰팡내 속 건강비결

  • 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부국장 sun@donga.com

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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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5월 첫째 주말, 오 변호사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 번 청국장에 도전했다. 금요일 저녁 콩을 잘 씻어 물에 4시간 정도 불렸다가 약한 불에 2시간 익혔다. 그 콩을 제조기에 넣고 바실러스 균을 뿌린 후 토요일 오전까지 대략 12시간을 기다렸다. 그런데 제조기 뚜껑을 열어봤더니 콩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게 아닌가. 청국장 특유의 냄새(암모니아)도 별로 나지 않아 ‘또다시 실패’했나 싶었다. 하지만 숟가락으로 콩을 살짝 누르면서 비벼보니 콩에서 청국장 특유의 점액질이 흘러나오면서 진한 냄새가 풍겼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제 제대로 끓이는 일만 남았다.

먼저 양념 준비. 마늘을 다지고, 호박은 세로로 반을 가른 후 채썰기, 파는 어슷썰기, 고추는 채썰기한다. 두부는 적당한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

그 다음 끓는 물에 멸치와 조개를 넣어 국물이 적당히 우러나면 된장을 풀고 호박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그리고 파와 고추, 두부, 다진 마늘을 넣고 마지막으로 청국장을 충분히 넣자마자 바로 불을 끈다. 청국장을 오래 끓이면 유익한 균이 모두 죽기 때문이다. 멸치와 조개로 맛을 낸 시원한 국물에, 청국장이 호박이나 두부와 어우러져 씹히는 맛이 담백하다.

오 변호사는 지난 1년 사이 다시 국회의원이 되기 전으로 돌아갔다. 본업인 변호사 업무에다 환경·시민단체 활동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다만 방송으로는 복귀하지 않았다.

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과거에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순수한 법조인이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정치권에 몸담은 전력이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정치권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 비판할 경우 오해를 살 여지가 커요.”



이제 40대 중반에 들어선 오 변호사의 삶의 화두는 ‘법’과 ‘환경’ 그리고 ‘정치’다. 그에게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다만 그중 최우선적인 것을 꼽으라면 법이다. 보편적인 원칙을 정해놓고 구체적인 타당성을 추구하는 것이 법이고, 정치는 그 법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그가 생각하는 정치문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한동안 정치를 다시 시작하지는 않을 작정이다.

오 변호사가 평소 손에서 놓지 않는 시집이 한 권 있다. 류시화씨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다. 그 시집에 나오는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시를 가장 좋아한다. 특히 ‘정직한 비판가로부터 찬사를 받는 것, 어린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이라는 대목은 바로 그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다. 그리고 여행과 키스와 춤을 즐기며 죽는 날 결코 후회하지 않을 삶을 그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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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부국장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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