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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Cannes)을 빛낸 스타들

그레이스 켈리 결혼에 개막식 늦추고, 알랭 들롱엔 苦杯 여덟 잔 안겨

  • 글: 조재룡 성균관대 강사·불문학 rythme@dreamwiz.com

칸(Cannes)을 빛낸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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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인기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더는 흑백의 상태로 머물지 않듯 스타 자신과 스타를 바라보는 시각도 세월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특히 히피 문화와 록앤롤의 열정이 진정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런 변화를 알리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스타들 스스로 자신의 노출 자체를 ‘비싸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1980년대 이후 칸을 찾은 스타들은 십중팔구 보디가드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육중한 보디가드들의 검은 어깨 사이로 가끔씩 드러나는 이들의 몸값은 항상 치밀하게 계산돼 있었다. 이들은 아주 짧은 시간을 신중하게 선별해 그 시간에만 카메라 플래시 앞에 노출되기를 원했고, 이마저 끝나면 매듭 풀린 풍선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듯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졌다. 스타를 직접 볼 수 있는 시대는 막을 내렸으며, 더는 인간적이고 순진한 인기인이 아닌 스타들은 자신들의 몸값을 정확히 계산한 후 사진과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때문인지 1980년대 칸 영화제에서 스타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은 대부분 텔레비전에서 칸을 소개하는 시간과 일치했다.

매일 아침 140여 개의 카메라가 행사장 궁전의 테라스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가운데 스타들은 상기된 얼굴로 붉은 카펫 위를 단 몇 초만 거닐 뿐이다. 결코 10분을 넘기는 적이 없는 인터뷰에 응하고, 이내 카펫 위를 휙 지나 철두철미하게 방비된 화려한 고급 호텔의 휴식처로 다시 사라진다. 사람들과 어울려 해변에서 노니는 스타는 이미 스타가 아니다.

스타 자신과 스타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고 해도 스타는 스타다. 감추는 것이 많을수록 알아내고자 하는 대중의 열망 역시 커져만 간다. 그러기에 아무리 피하려 해도 카메라와 기자의 펜은 항상 스타의 뒤를 좇을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지난 50년간 칸을 빛낸 스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 브리지트 바르도 ]



칸(Cannes)을 빛낸 스타들
브리지트 바르도는 비교적 어린 나이인 19세 때 영화감독 로제 바딤의 팔짱을 끼고 칸 영화제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바딤은 자신의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1956년)에 필요한 자금을 대줄 투자자를 칸에서 찾고 있었다. 바딤 곁에 ‘묻어온’ 바르도는 칸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때때로 그는 칸에서 알게 된 영화 관계자들과 고위 관리들을 대상으로 신분상승에 필요한 노역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딤과 함께 칸을 방문한 브리지트 바르도의 모습을 묘사한 당시의 기사에는 “찬양자들의 행렬에 둘러싸인 젊은 여배우는 몹시 매력적이고 한없이 귀여웠으며 그녀의 모습은 오로지 그 자체로 위대한 예술일 수밖에 없다”는 구절이 있다. 이렇듯 칸을 찾아온 19세의 귀엽고 도발적인 젊은 여배우는 이후 세계적인 섹스 심벌의 이미지를 강조하며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당시 수많은 사진기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르도의 모습은 한마디로 ‘포즈’였다. 빨간색 자동차 위에 수영복 차림의 그는 어린 나이에 배어 있게 마련인 천진한 이미지에다 요염함을 극단적으로 포갬으로써 긴장감을 증폭시켰고, 이런 긴장감은 조르주 바타이유의 말처럼 에로티시즘의 극치를 이뤄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1967년 칸을 다시 찾은 바르도는 그때껏 선호하던 붉은색을 벗어던지고 정중해 보이는 검고 진한 파티복 차림으로 나타나서 대중을 놀라게 했다. 칸에서 도발적인 이미지로 사람들의 얼을 빼놓은 그는 이후 쇄도하는 출연 제의를 모두 거부하고 미쉘 시몽의 ‘늙은이’와 ‘아이’에 출연하고 이 작품으로 칸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 하지만 수상은 물론 본선 진출에도 실패하고 만다.

이처럼 칸에서 영화보다 스캔들 주인공으로 더 유명했던 바르도는 실제 칸에서 어떤 남자와도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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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재룡 성균관대 강사·불문학 rythm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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