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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모순의 덫, 한국인의 ‘대통령 이미지’

2007년, ‘현실감각 없는 정치신인’이 대권 잡는다?

  • 글: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swhang@yonsei.ac.kr

모순의 덫, 한국인의 ‘대통령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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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보면 허풍도 용기

지난해 10월 초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아르빌을 전격 방문해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는 장면은 감동적이었다. 이토록 대통령에 대해 강한 믿음과 애정을 지닌, 감성적인 한국민이 이상적인 대통령의 이미지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팀은 이 대목에 관심을 가졌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에게 이상적 대통령의 이미지와 이상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해보라고 했다. 그 결과 현재의 대통령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통령의 이미지를 평가하는 심리적 기준으로 작용했다. 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이야기할 때 현재 또는 과거에 실패한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나 사건을 떠올렸다.

는 한국인이 가진 이상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상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이런 이미지가 형성되는 방식에 대해 추론할 수 있었다.

에 나타난 행동표현은 부정적으로 해석되기 쉽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선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특정 대통령을 좋아한다면 부정적인 행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 지도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는 표현을 말 그대로,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그 지도자를 좋아하거나 신뢰하는 사람은 그 표현을 바로 그 지도자가 보여주는 ‘자신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대통령의 실제 행동이 아닌, 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사람들은 이상적이지 않은 대통령을 현실적이면서 직접 경험한 대통령의 실체로 받아들인다. 현실적인 대통령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정말 다양하게 나타났다.

‘사기꾼 스타일이다’ ‘선동가의 모습이지만 최소한의 지지 집단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인간적이며 재미가 있는 사람일 것 같다’ ‘역동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것 같다’ ‘나라를 망칠 것 같다’ ‘친밀감은 있지만 권위가 없을 것 같다’ ‘불안감을 증대시킨다’….

이런 이미지를 지닌 대표적인 대통령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그리고 히틀러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언급됐다. 영화 ‘화씨 911’은 이런 현실적인 대통령을 나름대로 열심히 표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모순의 덫, 한국인의 ‘대통령 이미지’

영화 ‘에어포스 원’의 한 장면. 미국 대통령 역을 맡은 해리슨 포드(오른쪽)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이상적인 대통령 이미지를 모두 담아냈다.

대통령의 이미지로 표출된 한국인의 심리는 우리 모두의 기대와 현실을 반영한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심리다. 이상적인 정치인은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가길 기대하는 어떤 지도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런 기대는 현실에서 현실적인 이미지, 즉 전혀 이상적이지 않은 대통령의 이미지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한국 사람이 지닌 대통령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상과 현실이 공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은 기대일 뿐이고 현실은 항상 실망, 인간적 모습, 재미, 불안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 삶 그 자체였다.

연구팀의 연구결과 2005년 현재 대한민국 사람들이 지각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정치인의 이미지’와 ‘지나치게 저질 또는 현실 정치꾼’으로 양극화됐다. 이는 다시 개인적인 성향과 정치적 견해에 따라 각기 다른 여섯 가지 이미지에 대한 선호와 거부의 형태로 표현됐다.

이를 유형별로 보면 ‘선비형’ ‘관리자형’ ‘CEO형’ ‘정치꾼형’ ‘도박사형’ ‘이벤트형’ 등. 이 가운데 이상적인 대통령의 이미지는 ‘선비형’ ‘관리자형’ ‘CEO형’이고, 현실 속 대통령 이미지는 ‘정치꾼형’ ‘도박사형’ ‘이벤트형’이다.

이 여섯 가지 이미지는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보느냐와도 관련이 깊다. 왜냐하면 현재를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대통령 또는 정치 지도자에 대한 이미지를 물었을 때 현재의 대통령에 대한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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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상민 연세대 교수·심리학 swh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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