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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와 ‘작전계획 5029’

‘저강도 분쟁’ 초점 맞춰 사자에서 치타로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와 ‘작전계획 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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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 전략이냐 윈-홀드 전략이냐. 미국은 이 논쟁에 대해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TPFDD)을 내놓음으로써 마침표를 찍었다.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이란 과학적으로 위기 정도를 분석한 후 실제 나타나는 위기의 정도에 따라 증원(파병)하는 미군부대와 규모를 정리한 목록이다. 이 제원에 따르면 미군은 두 개 전구에 최대 69만 병력을 투입한다.

평시 미군의 총 병력은 138만명 가량. 그런데 중동과 한반도에서 동시에 전면전이 일어나면 두 곳에 무려 138만명을 보내야 하니 주방위군과 예비군을 동원한다 해도 미국 본토 방위가 힘들어진다. 138만명을 파병하는 것은 미군이 세계군이라 해도 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등장한 것이 ‘스윙(swing·그네)전략’이다.

본래 스윙전략은 윈-홀드 전략을 위해 나온 것이다. 즉 중동지역에서 승기를 잡으면 이 지역에서 불필요한 부대를 재빨리 한반도로 보낸다는 것이 스윙전략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스윙전략은 윈-홀드 전략과 분명히 다르다.

미군은 중동에 이렇다 할 교두보(주둔지)가 없으므로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제1격을 가할 공군력을 해군 항공모함에 탑재된 항공력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미 7공군은 물론이고 한국 공군기지도 이용할 수 있으므로, 미 공군은 즉시 한반도로 전투비행단을 파병한다. 따라서 한반도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군은 해군 항공력은 중동으로, 공군 항공력은 한반도로 우선 배치할 수 있다.

그러다 사태가 변하면 미군은 중동에 있던 해군 항공력을 한반도로 보내고 반대로 한국에 보낸 공군 항공력은 중동으로 보낸다. 이것도 스윙전략에 속한다. 스윙전략은 반드시 비기는 것(홀드)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미군이 가진 전력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스윙전략이다. 스윙전략이 등장하면서 미군에서는 부대와 장비를 신속히 이동시키는 수송사령부의 임무가 매우 중요해졌다.



신속배치군 증강

중동과 한반도라는 두 개의 주요 전구 전쟁을 염두에 두고 편성된 미군 체제는 2003년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또다시 큰 변화를 맞았다. 미군은 불과 한 달 남짓한 전쟁을 통해 이라크 전역을 장악했는데, 이 승리로 인해 미국은 합법적으로 중동에 미군이 주둔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현재 미국은 이라크에 친미(親美) 정부를 세우는 데 몰두하고 있다. 친미 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은 이 정부와 군사조약을 맺고 이라크군과 이라크 주둔 미군을 하나로 묶는 연합군을 만들 것이다(지금 한국에 있는 한미연합군과 흡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라크를 발판 삼아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이란이나, 왕족은 친미적이지만 국민은 매우 반미(反美)적인 사우디아라비아 견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점령을 통해 미군은 한 개의 주요 전구를 없앴으므로 두 개의 주요 전구 전쟁을 염두에 두고 구상한 미군의 세계전략은 변할 수밖에 없다. 위험요소가 줄었으므로 미군은 바로 군비(軍費) 축소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사례가 육군의 기계화 사단을 신속배치가 가능한 여단으로 축소하는 것. 바로 SBCT(스트라이커 여단 전투단)의 창설이다.

미국은 얼마만큼 군대를 축소할 것인가. 결론은 ‘뛰면서 생각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사태와 이란 사태, 북한 핵 사태를 상대해 가면서 군비 축소 규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대강은 예측할 수 있다. 이라크가 안정된 후 미국이 새로 취할 세계전략은 ‘1·4·2·1전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맨 앞에 있는 1은 미국 본토를 뜻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본토 방위이므로 미군은 그 누구도 미국 본토를 침략하지 못하게 방어할 전력을 유지해야 한다. 두 번째의 4는 한국 등 네 개 중요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전력을 뜻한다. 세 번째의 2는 이 네 개 지역에서 미군이 동맹군과 함께 전쟁을 억제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난 두 개의 위기를 말한다. 미군은 이러한 위기도 억제할 수 있는 전력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의 1은 불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소규모 분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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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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